《김두일 시론》 데자뷰: 친일청산 실패와 현재의 남북관계
《김두일 시론》 데자뷰: 친일청산 실패와 현재의 남북관계
첫째, 김여정이 이렇게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할 정도로 북한 내부 강경파(군)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까지 갔다.
둘째,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 눈치 그만 보고 직접 나서서 자신을 살려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6.17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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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시론》 데자뷰: 친일청산 실패와 현재의 남북관계
-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한중 IP 전문가, '검찰개혁과 조국대전'의 작가)

북한은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북한은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1.
왜 뜬금없이 해방 직후 역사를 이야기 하는지 궁금해 할 것 같아 미리 이유를 이야기하면, 현재가 꼬이면 과거를 돌아보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남북관계가 다시 초 긴장상태로 갈 수 있는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이 모습을 받아 들일 것인지는 과거 역사를 통해 조명해 보자는 취지의 글이다. 시작해 보겠다.

2.
일본이 패망 후 맥아더는 35만명의 미군을 상륙시켜 영원히 군대를 가질 수 없다는 조항까지 들어간 평화헌법을 만들고 사실상 식민지배 형태로 일본을 통치했다.

그런데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진영이 확산되면서 긴장감을 가지게 되었는데, 결정적으로 중국의 공산화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소련의 핵무기 개발은 미국이 위기감을 느끼도록 했다.

그래서 미국의 아시아 방위의 핵심이 일본이 되었고, 일본은 패전한 식민지에서 미국의 파트너로 격상된다.

3.
미국은 이를 위해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졸속으로 맺어 일본과 연합군 48개국의 평화조약을 통해 2차세계대전의 종전을 선언했지만, 내심은 일본을 반공산주의 진영으로 넣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 졸속으로 맺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때문에 동아시아의 모든 영토분쟁이 지금까지 끊이지 않는다. 독도, 센카쿠, 쿠릴, 남중국해… 모두 이 조약에서 비롯된 문제이다.

4.
한편 이러한 국제정세의 변화는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강점기 일제에 협력하면서 조선인을 핍박하는데 앞장섰던 친일파들이 처벌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대한민국의 주류 기득권으로 자리잡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한반도를 남북으로 갈라 놓았던 38선은 원래는 2차세계대전 말 연합군이던 미국과 소련이 일본을 무장해제시키기 위해 공격해 가는 과정에서 북쪽에서는 소련이 내려오고 남쪽에서는 미국이 올라간다는 군사전략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경계선에 불과했다.

5.
그런데 일본이 예상보다 빠르게 항복을 선언한 후, 미국과 소련의 정치적 이념적 대결이 본격화 되면서 38선 북쪽은 소련이, 남쪽은 미국이 각각 군정으로 지배를 하는 경계선이 되어 버렸다.

미국과 소련은 각각 3년간의 군정을 통해 남북한은 더욱 이념적 갈등이 심해지고, 결국 통합정부수립에 실패를 하게 되었는데, 1948년 5월과 11월에 남북한의 정부가 각각 출범되면서 완전한 분단에 이르렀고, 특히 1950년 6월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을 반발한 후에는 현재까지도 남북한은 군사적인 대치 속에서 전쟁의 위협과 긴장감을 지금까지도 유지하며 살아와야만 했다.

6.
우리가 해방 후 친일세력의 단죄에 실패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소련이 북한의 체제를 신속하게 정비하던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본과 중국내전 등에 관심을 쏟느라 남한에 대한 관심이나 준비가 늦었던 미국이 치안과 질서유지를 한다는 이유로 일제강점기 부역했던 모든 공무원들을 해방 후에도 그 자리에 계속 있도록 포고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그런 친일부역세력들이 미군정에 의해 원래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빨갱이(공산주의자)를 색출한다는 이유로 더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면서 일제강점기때보다 도리어 국가의 지배 기득권 세력이 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놀랍게도 친일파가 독립군을 빨갱이로 몰아 체포하고, 고문하고, 암살하는 일들까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대혼란의 시기를 거쳐 전쟁까지 겪은 후에는 고착화 되어버리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씻을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진 것이다.

7.
3년간의 미군정이 끝나고 ‘친일청산’이라는 시대적 요구가 가장 강력하던 시기에 그 실행의 책임을 맡았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는 일제강점기에 부역했던 친일경찰들의 시위와 테러로 무력화 되었는데, 그 뒤에는 친일세력과 손잡은 이승만이 있었다.

이승만은 반민법 개정을 요구했는데 “친일경찰을 체포하는 것은 치안에 혼란을 가져오고 공산당에 도움이 된다. 미군정 3년동안 하지 못한 친일파 숙청을 계속한다는 것은 역시 공산당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8.
도리어 반민법 개정에 반대하고 친일파 척결을 주장하던 국회의원들은 간첩혐의로 체포되었고, 친일파들은 집회를 통해 반민특위의 활동을 맹비난하더니, 심지어 1949년 6월 6일 친일경찰들은 반민특위 사무실을 습격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결국 이승만은 반민특위 산하의 특수경찰을 강제해산시켰고, 친일부역자들의 처벌 공소시효를 단축시킨 반민법 개정안을 끝내 통과시켰다.

이로서 친일파를 척결할 수 있었던 가장 좋은 기회였던 반민특위활동은 실패로 끝났다.

9.
대한민국의 건국과 제헌국회수립을 통해 수립된 최초의 정부여당은 이승만 대통령과 자유당이었는데, 이들은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청산하지 않고 도리어 친일세력과 손을 잡고 독립운동가들을 빨갱이로 몰아 탄압함으로써, 한국 현대사가 결정적으로 꼬이도록 만든 보수 기득권 정당의 시작을 알렸다.

이승만의 자유당은 이후 박정희의 공화당-전두환의 민정당-김영삼의 민자당-이명박의 한나라당-박근혜의 새누리당-현재의 미래통합당으로 이어지면서 대한민국의 주류 기득권의 계보로 이어지고 있는데, 가장 오랜 시간 대한민국의 집권정당이자 기득권이었지만 태생부터가 역사적 청산이 안되었고, 이후에는 쿠데타를 통한 집권정당인지라 정통성을 확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

10.
자, 이제 시계를 과거에서 현재로 돌아와 보자.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은 한반도가 통일되기보다 긴장 상태인 것이 그들의 국익에 부합한다.

이건 트럼프의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제 1파트너는 일본이고, 아무리 아베가 한심해 보여도 그건 인정해야 한다. 힘이 빠진 러시아야 구 소련시절처럼 직접적으로 북한을 움직이지 못한다 하더라도, 현재 그 역할은 중국이 대신하고 있다.

과거 미국과 소련의 긴장관계는 현재 미국과 중국의 긴장관계로 대상은 바뀌었지만, 중미 무역전쟁이 본격화 된 이후 긴장감의 정도는 미소냉전시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안 좋아지고 있다.

11.
해방 후 통일정부를 수립할 기회가 있었지만 신탁, 반탁 운동이 벌어지면서 대립은 격화되었다. 김구, 여운형 등이 남북을 오가며 긴장관계를 해소하고 하나의 통일정부수립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실패하고 심지어 모두 암살당했다.

미국, 소련, 일본 등 주변국은 통일정부가 수립되는 것을 원치 않았고 남과 북의 위정자들도 각자의 이익에 우선했기 때문이다.

12.
현재 상황도 그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북의 화해와 영구적인 평화의 실마리가 풀리려고 하는 순간 주변국들은 모두 반대하고 위정자들은 이념 문제를 들어 긴장관계를 만들려고 하는 상황이 말이다.

이는 친일경찰들이 반민특위 사무실을 습격하고 서북청년단이 4.3항쟁을 잔혹하게 진압하면서 남북간의 더욱 긴장과 대결관계를 만들었던 것처럼, 탈북민들을 시켜 저질스러운 대북전단지를 날려 보내면서 북을 자극하는 것과 너무 유사해 보인다.

13.
다행스러운 것은 그때와 달리 대한민국 대통령은 이승만이 아닌 문재인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승만의 후예 정당과 친일부역 언론들은 지금까지 건재하고 남북간의 긴장관계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말이다.

또한 과거에는 군사력과 경제력 양쪽에서 남쪽을 압도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무력으로 점령하려던 북한 통치자가 있었다면, 현재에는 당장 모두가 굶어 죽게 생겼기 때문에 우리의 도움이라도 간절하게 바라는 어린 지도자가 있을 뿐이다.

14.
북한의 대중교역량을 보니 1, 2월 수출이 1천만 불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고, 수입량은 2억 불을 넘지 못한다. 북한은 현재 중국에게 거의 모든 교역을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면 정말로 숨이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4, 5월 통계가 나오지 않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북중 국경이 완벽하게 통제되었기 때문에 1, 2월에 비해서도 엄청나게 떨어졌을 것이다.

15.
당연히 북한 내부 생산성도 많이 떨어졌을 것을 보여 현재 북한의 상황은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대보다 더 큰 고통을 받고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북한 내에서도 당연히 강경파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아마 김정은은 내부 통제가 힘든 지경까지 갔을 것이다. 백성을 굶기면 통치가 불가능하고 민란이 발생한다는 것은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나는 북한이 그 직전까지 왔다고 본다.

16.
나는 개인적으로 지금 북한의 강경한 행동을 두 가지로 본다.

첫째, 김여정이 이렇게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할 정도로 북한 내부 강경파(군)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까지 간 것이다.

둘째,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살려달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눈치 그만 보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자신을 살려달라는 메시지 말이다.

17.
해방 직후의 역사와 현 시대가 동일한 부분은 주변국들의 남북평화와 통일한국에 대한 견제, 한국내 친일의 후예들은 여전히 남북의 긴장관계를 만들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행동하는 부분, 혼란한 시기에는 서북청년단과 같은 하수인(탈북단체)들 등장해서 벌이는 과격한 행동들....

그때와 다른 부분은 대한민국의 지도자와 정치적 상황 그리고 북한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다.

18.
과거와 동일한 부분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니 과거와 다른 부분에서 좀 더 현명한 해법이 나오기를 바랄 뿐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나쁜 역사가 반복될 것인지 혹은 그것을 교훈 삼아 잘 극복하고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인지는 결국 국민들에게 달려 있다는 점이다. 현명한 지도자에게 힘을 실어 줄 것인가? 위정자에게 또 한번 속을 것인가?

일단 오늘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는 남북간의 긴장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무리들의 거짓 선동에 속지 말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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