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발의된 충북 농민수당 수개월째 ‘표류’
주민 발의된 충북 농민수당 수개월째 ‘표류’
충북도의회, 관련 조례 심의 보류… 충북도, ‘충북형 농가 기본소득 보장제’ 제시
농민·시민단체 “농업 공익적 가치 인정하고 농업·농촌 위기 극복위해 도입해야”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0.06.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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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농민단체가 '농민수당' 도입을 촉구하며 도청 앞에서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충북지역 농민단체가 '농민수당' 도입을 촉구하며 도청 앞에서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충북농민수당추진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지난해 주민 발의로 추진된 충북의 ‘농민수당’이 수개월째 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 농민은 물론 시민사회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인근 충남도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선제적으로 1가구당 연 8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과 비교돼 지역 농민들의 상심이 커지고 있다.

농민수당은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 유지·증진과 농어가 소득 보전, 정부의 세계무역기구 개도국 지위 포기 방침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전국적으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됐으며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급진전하고 있다.

충북은 지난해 농민 등 주민 2만 4128명의 서명을 받아 ‘충북도 농민수당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주민 발의하면서 구체화 됐다.

그러나 조례를 심의해야 할 도의회와 집행부인 충북도, 농민단체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도의회는 지난 4월 조례안을 접하고 “도민과 공감대 형성, 청년 등 다른 계층과의 복지 형평성, 예산 등 관련 논의가 필요해 보류한다”며 다음 회기로 넘겼고 이달 시작한 정례회에서도 비슷한 이유를 들어 심의를 보류한 상태다.

충북도 또한 지난해 농지면적과 농가소득별 차등 지원을 골자로 하는 ‘충북형 농가 기본소득 보장제’를 제시하고 있어 농민단체가 주장하는 농민수당과는 다른 의견을 주장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16일 충북도와 충북도의회, 농민단체 대표 등이 도의회에서 농민수당 조례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합의안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다음에 다시 만나 합의하기로” 하고 무산됐다.

이에 농민단체는 “전남, 전북에 이어 충남까지 농민수당을 시행한다. 농업, 농촌 위기의 심각성을 절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데 충북도는 여전히 기본소득 개념도 아닌 ‘농가 기본소득 보장제’를 운운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라며 “충북도의회는 부디 더 늦기 전에 충북 농민들의 숨통을 틔워 줄 농민수당 제정에 나서야 할 것”을 촉구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도 성명을 내어 “농민수당이 주민 발의했지만 충북도는 예산 타령만 하고, 충북도의회는 도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채 외면하고 있다”며 “충북도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기본 계획을 마련하고 충북도의회는 농민수당 주민발의안을 성의껏 논의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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