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아산 교육감 전형 도입, 절실한 이유
[동영상] 아산 교육감 전형 도입, 절실한 이유
이진형 탕정중 교사 인터뷰…“성적 대신 학생 희망에 따라 고교 입학 가능”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0.06.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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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 아산에서 지난 2014년 중학생 81명이 고등학교 입시에 탈락했다.

이 학생들은 다른 지역 학교로 다녀야 했다.

교육감 전형(고교 평준화) 도입 목소리가 이때 처음 시작됐다.

교육감 전형은 교육감이 아산지역 일반고 총 정원만큼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학생 희망 순서에 따라 전산 추첨을 통해 학교를 배정한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지역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충남에서는 천안이 지난 2016년 고교입시 방법을 교육감 전형으로 바꿨다.

아산에서도 고교입시제도 변경을 위한 여론조사가 17일부터 시작됐다.

학생과 학부모 같은 교육 가족 1만6000명을 대상으로 다음 달 3일까지 진행된다. 결과는 같은 달 10일 나온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65%가 찬성하면 다음 달 중 충남도의회가 조례 개정에 나선다.

이후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2학년도부터 교육감 전형이 도입된다.

찬반 논란이 있다.

찬성 측은 학령인구 증가에 따른 학교신설을 위해 교육감 전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대 측은 성적 하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지난 2015년부터 교육감 전형 도입을 주장해 온 아산고교평준화시민연대 소속 이진형 탕정중 교사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이진형 탕정중 교사.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이진형 탕정중 교사.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성적 하향 우려가 있는데.

“연세대 강상진 교수팀이 지난 1994년부터 2010년까지 16년 동안 수능 성적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평준화 지역 학생보다 평준화 지역 학생 성적이 모든 영역에서 높았다.

논란이 될 수 없다. 평준화가 되면 학생 성적이 떨어질 거란 주장은 왜곡됐다고 생각한다.

■자율형 사립고(충남외국어고, 충남삼성고) 반발은 없나?

“반발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생들이 자사고를 동시 지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지망으로 자사고를 지원하고 2~5지망은 아산지역 일반고를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일부 학원은 입시설명회를 통해 교육감 전형이 도입되면 고교입시에 유리하다고 학부모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감 전형 왜 필요한가?

“2022년부터 중학생 졸업생 수가 고등학교 입학정원을 넘어선다. 2023년에는 583명 학생이 다른 지역 학교에 갈 가능성이 크다.

자료 제공=충남교육청/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자료 제공=충남교육청/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반대 측에서 학령인구 증가가 학교부족 때문이라며 평준화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다.

학교가 부족한 측면은 인정한다. 학교부족을 해결하려면 학교를 신설해야 하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학교장 전형으로는 쉽지 않다.

교육부는 학교신설을 심사할 때 학군 내 학생 수용률을 고려한다.

충남은 이미 교육감 전형이 도입된 천안만 단일 학군으로 지정돼있다. 나머지 시·군이 1개 학군으로 묶여 있다.

문제는 아산은 학령인구가 늘고 있는데 다른 시·군은 줄고 있다. 다른 시·군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되지 않냐는 교육부 논리를 설득하기 어렵다.

교육감 전형이 도입되면 아산도 천안처럼 1개 학군으로 설정된다. 그렇게 되면 학생 수가 넘치기 때문에 학교신설을 허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충북에서도 혁신도시 내 고등학교 설립 계획이 교육부로부터 조건부 승인(학교군 설정)된 사례가 있다.

전국 평균보다 높은 학급당 학생 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학급당 학생 수는 전국이 25.2명이다. 반면 아산은 29명이다. 교원 1인당 학생 수도 전국이 12.1명이지만 아산은 14.2명이다.

■다른 이유는 없나?

“중학생들이 고교입시 경쟁과 입시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

지나친 경쟁과 지적 능력만 강조되면 인격 형성과 대인관계 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학교장 전형이 유지되면 지역 일반고끼리 성적이 좋은 학생 유치를 위해 경쟁만 하게 되면서 교육력이 낭비된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끼리, 못하는 학생끼리 모아 놓는 방식은 21세기 교육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국에서 고교 평준화(교육감 전형)가 된 지역. 자료 제공=충남교육청/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전국에서 고교 평준화(교육감 전형)가 된 지역. 자료 제공=충남교육청/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학교교육수준 및 실태분석연구:고등학교’ 결과를 보면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지역 학교 교육 효과는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패배의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감 전형이 도입되면 고등학교 간 진정한 경쟁으로 교육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학생들은 꿈과 진로를 찾는 중학교 생활을 할 수 있다.

특히 성적보다 학생 희망에 따라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학교 간 서열도 막을 수 있다.

학생 자존감 높이기 위해 교육감 전형 도입이 절실하다.

천안지역 교육감 전형 만족도 조사(2018년) 결과를 봐도 학부모 만족도는 82%로 나타났다.

충남대 박환보 교수팀이 지난 2018년 고교입시제도 변경 타당성 조사 연구에서도 아산지역에 교육감 전형을 도입하는 건 ‘타당’하다고 했다.”

■ 그래도 구도심과 신도심 간 교육 격차 해소는 줄어들지 않을 거 같은데?

“충남교육청이 아산을 전국적인 ‘교육선도지구’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되면 4가지 혁신이 이뤄진다. 학교혁신, 교육과정혁신, 수업혁신, 공간혁신이다.

미래에 필요로 하는 창의성, 공감능력, 소통과 협력이 뛰어난 민주시민을 길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면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 제공=아산고교평준화시민연대/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사진 제공=아산고교평준화시민연대/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학생 선택권이 줄어든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던데.

“동의하지 못한다. 백화점은 명품 판매대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특권층으로 불리는 소수에게만 선택권이 주어진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학교장 전형이 유지되면 성적이 나쁜 학생은 일반고에 진학하지 못한다. 다른 지역으로 가거나 자신이 원하지 않는 학교(예: 특성화고)로 진학하게 된다. 매년 200~300명 정도다. 이 학생들에게 선택권은 제한돼 있다.

반면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는 선택권이 넓다. 공정한 고교입시를 위해 교육감 전형이 도입돼야 한다.”

이진형 탕정중 교사.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이진형 탕정중 교사.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 그동안 홍보 활동은 어떻게 했나.

“2015년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시내 중심가에서 홍보캠페인을 진행했다. 교육감 전형 추진 대상 학년이 발표된 올 1월부터는 관내 학교 앞에서도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지난 10일에는 충남과학교육원에서 김누리 교수 초청 강연회도 열었다.

송남중학교 학부모회와 아버지회도 버스터미널에서 주말마다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1인 릴레이 홍보전을 비롯해 온라인에는 ‘아산교육감 전형 손 글씨 응원 챌린지’도 진행했다.”

■여론조사 65% 찬성 자신하나?

“자신 있다.

자체 설문조사를 해보니 찬성이 65% 이상으로 나왔다. 지난해 충남대 연구팀이 5개 문항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찬성이 48%, 반대가 16% 나왔다. 찬·반 2개 문항으로 질문하면 66%~72% 정도가 나왔을 거라고 판단한다.

홍보 활동에 최선을 다했다. 70% 이상 지지를 받았으면 좋겠다.”

자료 제공=충남교육청/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자료 제공=충남교육청/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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