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제가 모함했습니다.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한명숙 사건’의 핵심 증인 故 한만호 씨는 마지막 수감생활 중 역시 수감 중이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보낸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탐사보도 전문 〈뉴스타파〉가 26일 공개한 옥중편지에서 한 씨는 자신이 한 전 총리를 ‘모함’하고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썼다. 편지를 보낸 시점은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한 사법적 판결이 사실상 완료된 이후여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편지를 살펴보면, 한 씨의 토로가 자신의 감형이나 면죄부를 계산하고 거짓으로만 쓴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곳곳에 진정성이 읽히는 행간이 적잖다. 무엇보다 온갖 모략과 협박과 꼼수가 난무하고, 파렴치한 정치검찰의 악행이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뉴스타파〉는 2017년 2월 21일 작성된 한 씨의 편지를 입수, 공개했다. 원주교도소에 있었던 한 씨가 의정부교도소에 있던 한 전 총리에게 보낸 편지로, 모두 7장 분량에 빽빽한 손글씨로 작성됐다.
편지는 사법적인 절차가 사실상 완료된 시점에, 진술을 번복하고 스스로 위증죄를 덮어쓴 그가 쓴 유일한 마지막 편지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한 전 총리가 구속된 마당에 편지를 보내는 이유부터, 2차례 감옥살이를 거치면서 누이와 부모를 잃고, 본인의 이혼과 뿔뿔이 흩어진 가정사를 털어놓았다. 위증에 대한 벌을 달게 받겠지만, 형벌이 아니라 한 전 총리를 모함한 부분에 대한 형벌로 여기겠다는 최후진술도 적었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그는 2018년 출소 이후에도 폐 질환에 시달리다 결국 그해 겨울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매체는 밝혔다.
당시 한 씨의 변호인이었던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굉장히 건강이 안 좋았고, 한눈으로 보기에도 심하게 아프다는 생각이 들어 건강을 걱정한 적이 있었다”고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