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인문학 서재] 누구를 위한 삶인가
[임영호의 인문학 서재] 누구를 위한 삶인가
  •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 승인 2020.07.04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노레 드 발자크
오노레 드 발자크

[굿모닝충청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세상은 나를 알기 위해 들여다봐야 하는 거울이다. 세상은 시간에 따라 조금씩은 달라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 특히 속물로 가득한 인간 세상이 그렇다. 오노레 드 발자크(1799~1850)의 《고리오 영감》은 1835년에 발표되었다. 《고리오 영감》은 허구가 아니다. 모든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통하는 이야기이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의 파리 사회는 시궁창이와 같았다. 결혼이란 애정의 양식이 아니라 일종의 계약으로 사회적 신분과 부를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더러운 세상 속 인간 군상(群像)의 행태를 보여준다.

고리오 영감
고리오 영감

소설 제목은 《고리오 영감》이지만 고리오 영감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다. 라스티냐크와 보트랭도 비중있게 다룬다. 저자 발자크는 라스티냐크의 시선으로 이 소설을 묘사하고, 탈옥수 보트랭을 통하여 사회에 대한 시각을 드러낸다.

이 소설의 배경은 더없이 궁핍하고 넝마 같은 가난이 도사리고 있는 음산한 서민 하숙집이다. 주인인 쉰 살쯤되는 보케 부인은 40년째 파리의 거리에서 우중충한 다락방이 딸린 4층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 여자는 천문학자처럼 정확하게 각자의 하숙비 금액에 해당되는 정성과 배려를 그들에게 베풀었다. 이 집에서 잠까지 자는 하숙인은 총 일곱 명이다. 

아침 7시에 시작하는 식사 때는 몸치장이 없는 빅토린 타유페르, 근육질의 씩씩한 마흔 살쯤 되는 보트랭, 최고참 하숙인이지만 왕따 당하고 있는 고리오 영감, 귀한 집 자식처럼 보이는 외젠 드 라스티냐크, 그리고 하인과 식모가 살았다. 

그 외에 여덟 명의 법학도와 의학도, 두세 명의 주민이 이 집에서 자지는 않고 저녁을 해결하여 저녁 식사때는 스무 명 정도가 식사했다. 이 거리에서나 볼 수 있는 값싼 하숙비는 적어도 명백한 불행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들은 인생의 고비마다 어떻게든 헤쳐 나온 강인한 사람들로 냉소적이고 비정한 사람들이다. 서로의 고통을 덜어주기에는 자신들이 무력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자신의 불행만 집중하고, 각자의 처지에서 비롯된 불신이 쌓인 무관심을 품고 있으나, 입안에는 탐욕스러운 이빨이 무기처럼 감추어져 있었다. 

《고리오 영감》은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딸 바보 노인의 말년의 불행한 이야기이다. 발자크는 자기 정신세계 속의 속물근성을 있는 그대로 소설에서 표현했다. 이 세상과 이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속된 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딸바보 고리오

69살의 고리오 영감은 아주 순수한 사람이다.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 사람, 자기가 최고로 여기는 가치에 온몸을 다해 바치는 인물이다. 아버지에게 지옥이란 딸들 없이 지내는 것을 말한다. 딸들의 행복이 곧 자신의 행복이고, 딸들의 불행을 자신의 불행으로 여겨 그냥 있지 못하는 사람이다. 딸들이 자기에게 잘못하는 것까지 사랑한다.

고리오 영감은 딸에 대한 사랑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내 인생, 바로 내 인생은 내 두 딸에게 달려 있소. 그 애들이 행복하다면, 내 새끼들이 우아하게 옷을 입는다면, 그 애들이 융단 위를 걸어 다니기만 한다면, 내가 무슨 옷을 입건 내가 누운 곳이 어디이건 무슨 상관이 있겠소? 

그 애들이 따뜻하면 나는 춥지 않소. 그 애들이 웃으면 나는 결코 슬프지 않소. 나는 이 정도로 딸자식들을 생각하오.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는 것보다도 나는 딸들을 더 사랑하고 있소.” 

고리오 영감은 밀가루를 만드는 제면 업자로 당시의 시세를 잘 타서 사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사람이다. 그는 곡물 장사 방면에 탁월하였다. 시칠리아나 우크라이나와 같은 외국에서 값싼 곡물을 수입하고, 곡물을 잘 보존할 줄 알았고, 유통구조를 꿰뚫고 있었고, 풍작과 흉작을 예견할 줄 알았다. 

부인은 고리오 영감에게 무한한 사랑의 대상이었다. 7년 동안 구름 한 점 없는 완벽한 행복을 선사하고 불행하게도 부인은 세상을 떠나 오르지 딸에 의지하며 살았다. 

두 딸이 시집갈 때 자기 몫으로 연금 1만 프랑만 남기고 전 재산을 절반 씩 떼어서 지참금을 주고 명망가의 집안과 혼인시킨 후 자신은 은퇴하고 이 하숙집에 들어와 살고 있다. 

고리오의 두 딸들
고리오의 두 딸들

딸들의 허영

맏딸 아나스타지는 레스토 백작에게, 작은 딸 델핀은 부유한 은행가 누싱겐에게 시집보냈다. 두 자매는 서로 아는 척도 안 했다. 두 딸 간에 질투심은 심했다. 동생은 재력가의 아내이면서 언니처럼 귀족사회로 들어가려고 안달했다. 

2년 만에 두 사위는 장인을 비렁뱅이처럼 자기들 사이에서 추방했다. 두 딸은 재산 없이 연금으로만 먹고사는 아버지를 부끄럽게 여기고 외면한다. 그의 딸들은 레몬을 쥐어짠 다음 그 껍질을 길모퉁이에 내버린 셈이다. 졸부인 신흥계급이 새로이 등장하고 귀족사회는 서서히 몰락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귀족들의 자존심은 살아 있었다.

고리오 영감은 두 집에 짐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도 딸들이 돈이 필요할 때는 아버지에게 손을 벌린다. 자식을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그는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마련해 준다. 마지막 남은 은그릇을 부수어 내다 팔고, 나중에는 자신의 종신연금까지 처분해서 딸들을 도와주고 빈털터리가 된다. 

고리오 영감의 하숙비는 처음에는 독채로 1200프랑이었지만 나중에는 3층 900프랑 짜리로 이사하였고, 3년째 되는 해에는 숙소를 4층으로 옮기고 다달이 45프랑씩 월세로 내며 살았다. 고리오씨가 고리오 선생님으로 불리다가 고리오  영감으로 바뀐 시기도 바로 이때였다. 

라스티냐크
라스티냐크

청춘과 야망, 현실

라스티냐크는 시골 출신으로 가족들의 큰 기대를 짊어지고 파리로 유학을 왔다. 그는 법학도로써 출세에 대한 야망이 있었다. 공부 외에는 다른 길이 없는 청년이다. 그는 타락한 세상 속에서 어떻게든 성공하기 위하여 우선은 물불 안 가리고 공부에 몰두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파리는 그저 시적인 곳이 아니었다. 얼마 안가서 출세를 하려면 사교계로 진출해서 나를 보호해 줄 여자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행운인지 가까운 친척이 사교계의 최고 명사 중 한 분인 보세앙 자작 부인이었다. 그는 그녀의 도움으로 무도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맵시 있는 아나스타지 드 레스토  백작부인을 만난다. 

그는 여신처럼 느껴졌으나 우연히 그 집에서 목격한 고리오 영감 이름을 입 밖에 내는 바람에 백작부인 집에 출입 금지를 당했다. 이번에는 보세앙 부인의 충고대로 그의 동생 누싱겐 부인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그녀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서 고리오 영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였다. 보세앙 부인은 여자들이 얼마나 타락했는지, 남자들이 얼마나 허영심에 사로잡혀 있는지 알게 될 거라며 이렇게 조언한다. 

“당신에게 진실한 마음이 있다면 그런 감정일랑 보물처럼 감춰둬요.” 
“사랑의 감정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 세상을 경계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그는 학문과 사랑을 발판 삼아 박식한 법학자가 되는 동시에 사교계의 총아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아니 법전보다 사교계가 중요했다. 그는 이제 대부분의 대학생이 그렇듯이 시험 기간에만 공부하기로 하였다. 

사교계에 진출하려면 준비가 갖추어져 있어야한다. 깨끗한 장갑 한 컬례 살 돈도 없는 그는 어머니와 두 누이동생에게 돈을 부쳐 달라는 편지를 보내 간곡하게 부탁한다. 

그는 가족들의 도움으로 1500프랑과 마음대로 입을 수 있는 옷을 맞추었다. 그 기쁨은 뼈다귀 하나를 훔쳐낸 강아지와 같았다. 마음 한편으로 은식기를 내다 팔아 딸의 빚을 갚아주던 고리오 영감의 모습이 떠올랐다. 어머니를 향한 죄책감과 고마움에 눈물을 흘렸다. 

보트랭
보트랭

세상과 속물, 생존

《고리오 영감》의 또 다른 중심인물 보트랭은 범죄 세계를 증언한 회고록을 써서 유명한 비도크를 모델로 창조한 인물이다. 그는 마음으로 라스티냐크를 좋아했다. 보트랭은 머리와 야망을 가진 이 청년을 길들이려고 시도한다.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얻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작가 발자크는 세상은 ‘진흙탕 내지 지옥이다.’라고 인식하고 보트랭 입을 통하여 인간 본연의 속물과 속물스러운 세계와 마주하는 내적인 문제를 단호하게 천명한다. 

보트랭은 사실을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아무런 양심 가책 없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술수도 쓰고 불륜도 불사하는 등 비록 타락한 수단일지라도 모든 수단을 적극 이용하려 한다. 라스티나크는 이때도 남부 출신답게 망설이고 주저한다.

“자네는 친척 누이 보세앙 집에 이미 갔었지. 거기서 사치의 냄새를 맡았네. 고리오 영감 딸 레스토 부인 집에 가서는 파리 여자라는 게 어떤 건지 알아챘을 것이고, 그런 후 자네 얼굴에는 출세란 단어가 또렷이 적혀 있었네. 

그 출세를 위해 자네가 기울여야 하는 치열한 노력과 싸움을 한번 생각해 보게. 자네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젊은이가 5만 명을 넘을 걸세. 그 5만 명 끼리 독안에 든 거미처럼 서로가 서로를 먹어 치우려 하는 거지.”

“이곳 파리 사람들이 어떻게 출세하는지 아나? 천재성을 떨치든지, 능수능란하게 타락해야 하네. 사람들 속으로 포탄처럼 뚫고 들어가거나, 페스트균처럼 스며 들어가야 한다네.”

“정직은 아무 소용 없다네. 타락은 제멋대로 날뛰고 있고, 천재적 재능은 아무에게나 있는 게 아니야.”

“자네는 남편이 고작 6000프랑을 벌지만 제 몸 치장하는데 1만 프랑 이상 쓰는 여자를 보게 될 걸세. 1200프랑을 버는 월급쟁이가 넓은 땅을 사 모으는 것도 보게 될 걸세. 딸이 사치하느라 진 빚을 갚아주는 바보 고리오 영감을 지내는 것 보았지? 그 딸의 남편 연수입이 5만 프랑인데! 파리는 이렇게 요지경이야.”
보트랭은 빅토린 타유페르 양을 미끼로 라스티나크 위하여 계획을 짜서 실행한다. 빅토린 타유페르양은 부잣집 딸이다. 아버지 타유페르는 은행가이자 타유페르 주식회사 대표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지금 수중에 돈 한 푼 없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 주려 한다. 보트랭은 누구를 시켜서 오빠인 한심한 인간에게 시비 걸어 결투하여 죽게 하는 계획을 짠다. 

목표는 참으로 순하고 착한 빅토린 아가씨가 부자가 되는 것이다. 보트랭은 라스티냐크에게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타유페르와 구혼하라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며 충고한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보다 부잣집 딸과 결혼해서 그녀가 가져온 지참금으로 출세하는 것이 빠른 게 당시의 시대 상황이다. 그런데 라스티냐크는 이미 델핀을 사랑하고 있었다.

“자네가 열심히 공부하면 검사보가 되겠지. 동네 한 모퉁이에서 근무하며, 마치 푸줏간 개에게 수프를 던져주는 것처럼, 정부는 자네에게 천 프랑을 던져줄 걸세. 도둑을 쫓아가며 짖어대겠지. 부자를 위해서 변호하고 착한 사람들을 단두대에 보낼 거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 자네에게 후견자가 없으면 시골 재판소에서 썩게 될 걸세. 

서른 살쯤 되고서도 아직 법복을 안 벗는다면 자네는 연봉 천이백 프랑의 법관이 될 걸세. 제기랄, 후견인을 찾아보게. 그렇게 되면 자네는 나이 서른에 연봉 삼천 프랑의 초심 재판소 검사가 될 걸세. 그리고 시장 딸과 결혼할 테지. (중략) 어디에서 돈을 수중에 넣는 단 말인가? 어쨌든 유쾌한 일이 못되네. 여자의 지참금으로 한밑천 잡을 수는 있겠지. 그것은 자네 목에 큰 돌멩이를 달아메는 것일세. (중략) 

적어도 자네가 행복을 찾으려면 아내 앞에서 뱀처럼 기면서 살고, 장모 발바닥을 핥으며, 암퇘지라도 싫어할 비열한 짓을 하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네. 못할 노릇이지. 자네가 이렇게 결혼한다면 하수도에 있는 돌멩이처럼 불행할 걸세. 자기 아내와 싸우는 것보다는 남자들과 전쟁하는 편이 더 값있는 일이야.”

보트랭은 가명이고 가발로 변장했다. 본래 이름은 자크 콜링으로 20년 이상 장기수로 탈옥한 인물이다. 그는 감옥에서 ‘불사조’란 별명으로 죄수자들을 대표하는 악마적 재능을 소유한 인물이었다. 

파리 공안경찰부장은 보트랭이 자크 콜링인지를 같이 하숙을 하고 있는 두 노인에게 돈을 주고 확인하려 한다. 이 장면을 의대생 비앙숑이 우연히 엿듣고 라스티냐크에게 알린다. 

그는 내일 아침 8시 반에 결투가 있는 것을 타유페르 부자에게 알려서 결투에 나오지 말 것을 말하려 했다. 이것을 눈치챈 보트랭이 라스티냐크와 고리오 영감에게 수면제를 탄 포도주를 마시게 하여 다음날 11시까지 잠자게 한다. 결국 결투로 타유페르 양의 오빠는 죽는다. 
 
고리오의 후회 

고리오 노인이 타인과 맺은 유일한 사람은 라스티냐크이다. 고리오 영감은 정직한 청년으로 생각했고, 자신의 딸 델핀과 서로 좋아하는 사이로 자식과 같이 생각했다. 

고리오 영감은 델핀을 사랑하는 라스티냐크에게 모든 것을 다 처분하여 조그마한 아파트까지 마련해 주었고 그도 하숙집을 나와 그 방에 딸린 아주 작은방을 사용하고 가끔 찾아오는 딸을 보는 재미로 살겠다는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그것이 실현되기 전에 고리오 영감은 파리 뒷골목 초라한 하숙집에서 생을 쓸쓸히 마감한다. 임종의 시간에 그의 두 딸은 아프다는 핑계와 남편과의 불화를 이유로 고리오 영감을 찾아오지 않는다. 

라스티냐크가 고리오 영감의 임종을 델핀에게 알리려 갔을 때 “당신, 왜 내가 사 준 시계를 안 차고 있지요?”라고 묻는다. 라스티냐크는 “오늘 저녁 입어야 할 수의를 살 돈조차 없어요. 그 시계는 전당포에 잡혔어요. 내게는 돈이 한 푼도 없었거든요.” 

고리오 영감은 마지막으로 “내 천사들!”하는 소리를 내며 죽었다. 그는 아무런 치장도 없었고, 참석자도, 친구도, 친척도 없는 가난한 이의 죽음이었다.

“아! 내가 만일 부자였고, 재산을 거머쥐고 있었고, 그것을 자식에게 주지 않았다면, 딸년들은 여기에 와 있을 테지. 그 애들은 키스로 내 뺨을 핥을 거야!” (중략) 나는 딸들을 너무 사랑했던 죗값을 톡톡히 다 치렀다네. 딸년들은 내 사랑을 원수로 갚았고 사형집행인들처럼 나를 불에 달군 쇠집게로 지졌네.”

라스티냐크는 장례를 마치자 무서운 슬픔이 몰려왔다. 그는 무덤을 바라보며 눈물을 쏟아냈다. 그리고 높은 언덕 쪽으로 올라가서 윙윙거리는 벌집과도 같은 그곳에서 꿀을 빨아내기라도 할 것같이 파리를 쳐다보며 장중하게 말했다. 

타락한 세상속으로

“자, 이제 파리와 나 우리 사이의 대결이다.” 그는 저녁을 먹으로 누싱겐 부인 집으로 향했다. 그의 파리 사회에 대한 그의 첫 번째 도전의 발걸음이다. 라스티냐크는 유년기를 시골에서 보낸 순수한 마음을 가졌다. 파리라는 루비콘 강을 건너느냐 끊임없이 망설였다. 그러면서 강을 건넌 이후의 삶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발자크는 자신이 쓴 90여 편의 장편과 단편을 서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작품세계로 만든 후 단테(1265~1321)의 신곡처럼 인간곡(人間曲)이라 칭했다. 발자크가 이렇게 한 것은 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자기 작품들 속에서 모두 보여주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스탕달(1783~1842)은 ‘소설이란 길을 따라다니는 거울’이라고 한다. 소설은 흔히 말하는 허구가 아닌 사실이라는 뜻이다. 《고리오 영감》에서 라스티냐크는 일반 젊은이처럼 출세에 대한 야망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자기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소수를 빼놓고는 타락한 세상 속에서도 성공하려 한다.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무언가 마음이 편치 못하고 도둑질하고 들킨 것처럼 불편함을 느낀다. 내 마음 안의 속물근성을 적나라하게 내보이는 점이다. 그럴 때 우울한 마음 가운데서 자신을 한번 돌아보며 생각하게 된다. 이 점이 《고리오 영감》이 성경 한번 읽는 것 이상으로 우리를 건강하게 하는 이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