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KAIST 등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사이토카인 폭풍(과잉 염증반응)'의 원인 중 하나를 밝혀냈다.
KAIST는 13일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팀이 코로나19 경증·중증 환자와 독감(인플루엔자) 중증 환자의 혈액을 최신 유전자 연구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항바이러스 작용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진 인터페론(IFN-1)이 오히려 과잉 염증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자들은 대부분 가벼운 증상을 겪은 뒤 회복되지만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서 중증 질환으로 발전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중증으로 발전하는 원인으로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불리는 과잉 염증반응이 꼽히는데 그동안 구체적인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 4명과 코로나19 경증·중증 환자 8명, 중증 독감 환자 5명의 혈액 표본을 채취해 면역세포들을 분리한 뒤 '단일세포 유전자발현 분석(single cell RNA sequencing)'이라는 최신 연구기법으로 그 특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경증·중증 환자의 면역세포에서는 종양괴사인자(TNF)와 인터류킨-1β(IL-1β)라는 사이토카인에 의한 염증반응이 공통으로 나타나고, 중증 독감 환자에서는 다양한 인터페론에 의한 염증반응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인터페론(IFN-1)에 의한 과잉 염증반응이 중증 환자에게서만 특징적으로 강하게 나타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인터페론이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좋은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19 환자에서는 오히려 과도한 염증반응을 촉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첫 사례다.
신의철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밝혀내 향후 치료전략 설계에 기반을 제공하는 연구를 하겠다"며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면역기전 연구 및 환자맞춤 항염증 약물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AIST와 서울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충북대병원 공동연구팀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서경배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면역학'(Science Immunology) 7월 10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Immunophenotyping of COVID-19 and Influenza Highlights the Role of Type I Interferons in Development of Severe COVID-19'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