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합니다, 제가 남성 두 분을 동시 추행하는 ‘권력형 성범죄’를 범했습니다”
“자수합니다, 제가 남성 두 분을 동시 추행하는 ‘권력형 성범죄’를 범했습니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7.13 19:22
  • 댓글 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가 13일 자신이 과거에 두 남성을 성추행한 ‘권력형 성범죄’ 사실이 있는 가해자임을 자백하고 나섰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대구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가 13일 자신이 과거에 두 남성을 성추행한 ‘권력형 성범죄’ 사실이 있는 가해자임을 자백하고 나섰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이게 웬일인가? 대구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가 13일 과거 자신의 ‘권력형 성범죄’ 사실을 털어놓으며 스스로 가해자임을 자수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몇 해 전 공공장소에서 故 박원순 서울시장 등에게 달려가 덥석 팔짱을 끼는 등 추행한 사실이 있다고 자백하며 관련 사진을 증거로 내놓았다.

그는 “몇 년 전(그 때 권력기관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종로에 있는 갤러리에 갔다가 평소 존경하던 분을 발견했다, 한 분도 아니고 두 분이나!”라며 “냅다 달려가서 덥석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 두 분을 동시에 추행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페미니스트인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이다. 권력형 다중 성범죄다”라고, 검사로서의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팔짱을 끼는 것도 여자가 추행이라고 주장하면 추행이 된다'는 판례를 전제로 한 것으로,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박 전 시장을 '위력에 의한 비서 성추행범'이라며 여론몰이에 나선 고소인 측을 겨냥해 내뱉은 비판적 유머다.

그는 고인을 '권력형 성범죄의 가해자'로 규정한 고소인 주장에 대해 “실체진실을 확인받는 방법은 여론 재판이 아니라, 유족을 상대로 민사소송(손해배상채무는 상속)을 해서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사 재판도 기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진행하면 ‘2차 가해’니 ‘3차 가해’니 하는 것 없다. 민사재판에서도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다투게 된다.”

그는 “주장 자체로 그러한 행위가 손해배상 책임을 발생시키는 불법행위인지도 법관이 판단하게 된다”며 “본인의 주장과 진술 및 증거가 진실한지에 대해 피고측 법률가들이 다투고, 결론은 제3자인 법관이 판단해서 내린다는 점에서 형사재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일러줬다.

하지만 “편집된 증거나, 원문을 확인할 수 없는 자료의 경우 신빙성이 부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유사하다”며 “큰 차이는, 형사는 자기 비용 안 들여도 국가가 다 알아서 진행하지만, 민사는 소 제기 단계와 사실조회신청 단계에서 필요한 비용을 본인이 지불해야 하고, 패소할 때에는 상대방의 소송비용까지 자기가 부담한다는 것, 그리고 원칙적으로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그리고, '여론재판'은 '고소장만 내 주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해요' 집단이 두루 연맹을 맺고 있어 자기 비용이 전혀 안 들고, 진실일 필요도 없다는 점이다.”

최근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어처구니 없게도 검찰이 언론플레이를 통해 여론재판을 하고 있는 부조리한 현실을 빗대었다.

그런데 “고소장 접수 사실을 언론에 알리고, 고인의 발인일에 기자회견을 하고, 선정적 증거가 있다고 암시하면서 2차 회견을 또 열겠다고 예고하는 등 넷플릭스 드라마같은 시리즈물로 만들어 '흥행몰이'와 '여론재판'으로 진행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부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면, 해당 분야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는 회의와 의심을 가지게 만드는 패턴으로 판단될 여지가 높다”고 경고했다.

그리고는 고소인 측에 정중하게 조언을 건넸다.
“진실을 확인받는 것이 중요한지, 존경받는 공직자를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여론재판이 중요한지 본인의 선택은 행동으로 나타날 것이고, 시민들은 그것을 비언어적 신호로 삼아 스스로 진실을 판단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3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서정민 2020-07-14 09:48:20
이런 핵사이다 기사 고마워요~~

조승래 2020-07-14 13:31:00
역시 진정한 검사님이시네요.
개검이 아니고요.

신선희 2020-07-14 08:49:01
깨어 있는 지식인의 실천있는 모습에 감사와 응원을 드립니다.

김지태 2020-07-14 07:32:45
답답하던 마음에
단비같은 기사 고맙습니다.

이순신 2020-07-14 07:22:53
굿모닝 충청.. 화이팅입니다.!!!!

이게 바로 언론이지~~~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