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양현석 충남대 학생] 영화 ‘국제시장’을 두고 말이 많다. 평론가 허지웅의 말이 그 시작이었다.
허지웅은 영화를 두고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거든요.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예요.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고 말했다. 이에 보수언론이 발끈, ‘TV조선’은 허지웅은 좌파 평론가로 매도하며 그의 평을 ‘토 나오는 영화’로 압축했다.
‘국제시장’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불편했을까?
‘국제시장’은 영화 ‘변호인’과 우리 현대사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변호인’이 정부의 억압에 대항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국제시장’은 한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을 보여준다. 여기서 다른점은 주인공의 역할이다.
“과거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있을때만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
‘변호인’의 주인공은 능동적으로 권력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국제시장’의 주인공은 단순히 시대를 묘사하기 위한 수단으로 표현된다. 단순히 힘들었던 시대를 극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에 ‘국제시장’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주인공이 무의미하게 보였다. 꼭 주인공이 아니라 주변 인물이었어도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불편함이 없었을 것이다. 주인공은 그저 시대의 들러리였다.
게다가 ‘국제시장’이 불편했던 또 다른 이유는 시대를 미화하는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한국전쟁, 베트남 파병 등 영화에서 언급된 사건들은 모두 중요한 사건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혹독했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한국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 또한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 불편했다. 단순히 그들이 잘한 점만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분명히 존재하는 잘못한 점들도 드러내 줘야 했다. 역사는 단순히 시대를 있는 그대로 묘사할 때 빛나는 것이 아니라 사실에 대한 해석이 있을 때 역사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과거는 항상 아름답다. 그것이 어떠했던 간에 그 과정을 이겨낸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제시장’의 흥행도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힘들고 괴로울지라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자. 급속도로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 경쟁은 계속해서 과열되고 있고 생존에 대한 스트레스는 가중되어 간다. 단순히 그때를 추억해서는 안 된다. 과거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있을 때만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더 이상의 미화는 없다. 이제는 비판적 성찰을 할 때이다. 조금 냉철한 눈으로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위해서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