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학교현장에서] 학생자치, 더 큰 아이를 키운다
[세종 학교현장에서] 학생자치, 더 큰 아이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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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2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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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영 소담초 교사
고은영 소담초 교사

[굿모닝충청=소담초 교사 고은영] ‘자치’라고 하면 스스로 다스리는 일이라 하여, “학생자치니까, 학생들 너희가 알아서 해.”라고 하는 어른들을 여럿 봤다. 학생자치에 대해 가장 큰 오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자기의 삶을 스스로 다스린다는 것은, 그 너머에 어른들의 지원이 필수다. 그것도 아이들은 눈치 채지 못하게 아주 많은 힘을 써야 한다. 아이가 자기의 힘으로 해냈다는 성취를 주기 위해서 그러하다.

학생자치에 대한 또 다른 큰 오해는, 학생자치를 학급회의나 전교회의 같은 협의체로 국한 짓는다는 것이다. 그간의 학생회의 자체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어 온 것도 있지만, 활성화되어 있다고 해도 학생자치를 협의체만으로 의미를 축소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최대한 영역을 넓혀야 한다.

학생자치를 ‘학생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며 평가하고 개선시켜 더 나은 삶으로 만들어가는 총체적인 활동’이라고 넓게 생각하자. 그러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아이들의 일이 상당히 많아진다. 교실 수업이 그렇고 현장체험학습이 그러하며, 학생동아리와 학교행사가 그러하다.

교사가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던 교실 수업을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고,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생이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수업으로 바꾼다.

학년, 보다 낫게는 학급이 같은 곳으로 같은 시간에 같은 것을 경험하러 떠나던 현장체험학습도 모습을 달리 한다. 배우고 싶은 내용과 찾아갈 장소를 정하고 그 곳까지 가는 방법을 정하고 궁리하는 과정 모두를 학생이 정하는 그림자 체험학습이 있다.

교사의 특기나 적성에 따라 정해지고 그 중에서 학생이 골라 들어가던 동아리 또한 아이들이 하고 싶은 활동 위주로 개설하여 선배와 후배가 서로 가르치고 배운다. 이 모든 일들이 소담초등학교에서 일어났다. 교사들이 학생자치에 관심이 크고 그만큼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학생이 자기 자신 너머의 바깥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에 참여하고자 마음을 먹게 되기까지 어른의 역할이 크다. 어른의 지원은 그 후에도 꾸준히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고 실현해주는 것이다.

자기의 생각을 어른이 귀 기울여 듣고 현실에 반영되는 경험을 한 아이는 계속해서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만들어낸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아이는 공동체의 일원이 된다.

아이는 어른의 그림자를 밟고 자란다. 교사가 학생자치를 넓게 바라보고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을 확장시켜주는 만큼,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다. 아이의 뒤에서 그림자가 되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아이의 곁에서 격려하며 함께 나아갈 때, 훌쩍 큰 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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