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나비효과' (부제: '조국대전'과 언론개혁)
조국의 '나비효과' (부제: '조국대전'과 언론개혁)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7.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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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시론》 조국의 '나비효과' (부제: '조국대전'과 언론개혁)

-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한중 IP 전문가, '검찰개혁과 조국대전'의 작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9일 허위보도를 일삼은 나쁜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하나하나 따박따박”이라는 경상도 방언을 인용, 낱낱이 들추어 내 꼼꼼하게 바로잡을 것임을 강조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9일 허위보도를 일삼은 나쁜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하나하나 따박따박”이라는 경상도 방언을 인용, 낱낱이 들추어 내 꼼꼼하게 바로잡을 것임을 강조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1.
상황이 묘하게 돌아간다.
조국은 스스로 천명했듯이 검찰개혁의 불쏘시개가 된 것에 이어 이제는 연일 언론개혁을 향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2.
그 방식도 특이하다.
언론사를 대상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언론 중재는 이어가지,만 가짜뉴스를 발행한 기자 개인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이다.

현재 우종창 전 〈월간조선〉 기자는 구속되었고, 〈채널A〉 조영민 기자와 〈TV조선〉 정민진 기자는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 조치했다.
그리고 추가로 민사소송의 제기도 예고했다.

3.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를 한다는 것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는 이유는, 검찰이 제 식구인 검사들 범죄에 대해서는 대단한 관용을 베푸는 것과 동일한 이유이다. 이상한 곳에서 동업자 정신이 발휘되는 것이다.

보기 드물게 중재위에서 제소가 받아들여진다 하더라도, 그게 바로 잡히는 기간 동안 잘못된 보도에 당사자가 받은 정신적, 물질적, 신체적 피해를 배상 받을 방법은 없다.

또한 언론은 눈에 보이기만 하는 수준으로 정정하면 끝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그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언론개혁법안에 대한 제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4.
그런데 이 언론개혁법안이 만들어지고 통과되는 과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검찰이 검찰개혁을 반대하듯이, 언론도 언론개혁을 반대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이 일치단결해서 반대하면, 민주당이 의석수가 충분해도 지지율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선출직 정치인들의 '숙명'이다)

시끄러운 논쟁의 과정만 거치다가 유야무야 할 가능성이 많다.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검찰개혁보다 더 힘든 것이 언론개혁이라고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문재인과 민주당을 정말 독재자와 독재정당으로 만드는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언론은 언론개혁에 저항할 것이다.

5.
그런데 그 힘든 일의 스타트를 조국이 홀로 펼쳐 나가고 있다.
'장판교의 장비, 백만대군속 조자룡…' 어느 쪽에 비유해도 틀리지 않는다.

민형사상의 고소라는 것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다. 이것은 고소를 당하는 쪽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하는 쪽에서도 마찬가지다.

큰 이권이 걸린 이슈가 아닌 명예에 관련한 것들은 법 전문가 혹은 부자가 아니면 형사 고소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민사의 경우도 승소를 통해 얻을 것이 충분하지 않으면 비효율적이다.

6.
그 허점을 알고 있는 언론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라는 형식적 절차를 통해 자신들의 가짜뉴스에 대한 책임에서 극히 일부만 지고, 실제 민형사상의 고소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 그 결과 그들은 자유롭게 가짜뉴스를 남발하면서 프레임을 만들었다, 기득권과 결탁해서 말이다.

반면 그들이 두려워하는 대기업, 거물 정치인, 최근에 윤석열, 한동훈 같은 이들이 화를 내면 납작 엎드렸다. 기득권과 이해관계를 고려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들은 정말 민형사 고소를 할 능력이 되기 때문이다.

7.
조국은 직접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써서 힘든 싸움을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그가 국내 최고의 형법학자이기 때문에, 그가 쓰는 고소장은 내용과 형식 면에서 완벽할 것이고, 국민적 관심이 이어지는 한 검찰에서 이 고소 사건을 뭉개고만 있기는 힘들 것이다. 일단 재판에 들어가면 대부분 이길 것이다.

반면 조국에게도 이 싸움은 힘들뿐만 아니라, 이겨도 얻는 것이 많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사실은 실리와는 전혀 무관하게, 대의명분을 위해 또 한번 진흙탕에 뛰어들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조국에게 지는 빚이 너무 크다.

아예 해당 내용을 접수 받는 이메일 계정을 만들었다는 것은 그는 이번에도 제대로 해 보겠다는 의미이다.

8.
조국은
'백면서생의 학자'에 가깝다.

김대중, 노무현처럼 뜨거운 피를 가지고 있는 정치인도 아니고, 유시민처럼 총명과 재기가 넘치는 스타일도 아니다. 무엇보다 그는 아직 정치인으로서의 야심이 없어 보인다. 사실 선출직 정치인이 될 것을 결심했다면, 지금처럼 언론과 대놓고 전쟁을 벌이기도 힘들다.

하지만 조국은 전형적인 '외유내강' 스타일이다. 온화해 보이지만 강하고, 결심은 신중하게 하지만, 일단 마음을 먹으면 태산을 움직이겠다는 각오로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이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과 유사해 보인다.

9.
조국의
'나비 효과'는 당장 나타났다.

당장 조국 고소에 대해 “비판은 감수하되 허위보도는 조치…지치치 않을 것”이라는 헤드라인의 기사가 나왔다. 조국 관련해서 이렇게 사실적인 기사는 처음 보았다.

언론 입장에서는 조국은 언제든 물고 뜯고 즐기는 존재였고, 그래서 트래픽을 당겨오는 장사의 수단이었는데, 그가 직접 나서서 선전포고를 하자 바로 겸손해 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직감적으로 조국이 대충 끝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들도 판단한 것이다. 당연하다. 지난 1년 동안 대한민국의 검찰과 언론이 총동원되어 파상공격을 해도 그것을 다 '몸빵'한 탱커가 아닌가?

10.
직접적인 고소의 대상이 된 기자들은 억울할 것이다.

사실은 그들은 회사에서 시키는대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월급쟁이 신분으로 회사의 방침에 따랐는데 개별 고소장을 받고 전과자가 될 수도 있고, 민사상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면 이는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그 고소장을 쓴 사람이 대한민국 최고 형법학자 조국이라면 공포심 마저 들 것이다. 변호사 선임도 쉽지 않을 것이다. 질 싸움을 왜 하겠는가?

11.
나는 관대한 사람이라 그런 고통을 겪는, 혹은 앞으로 겪게 될 기자들과 일베들에게 미리 위로의 말은 전한다. 하지만 이 기회에 사필귀정이라는 말도 배우기를 바라면서,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아래 두 사람이 했던 말로 대신한다.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악랄한 일본군 장교를 사살하는 독립군 황해철(유해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섭해하지 말라. 당한대로 갚아주는거니까”

조국과 비슷한 이유로, 기자 둘을 대상으로 형사 소장을 이미 제기한 황희석 변호사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련하지만, 용서할 수 없다”

12.
조국은 기자들 고소와 관련해서
“하나하나 따박따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담담하지만 사실은 그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분노를 동원한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개설한 계정을 통해 엄청난 제보가 지금 들어가고 있을 것이고, 그것을 '하나하나 따박따박' 검토해서 조치를 한다는 내용이니, 이제부터는 진정한 '복수의 시간'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겉으로는 여유있는 척 해도 지금 떨고 있는 기자들, 악플러들 많을 것이다. 이미 수많은 네티즌들이 이 날을 위해 아카이브 떠놓은 자료들이 지금 대거 조국이 개설한 계정으로 들어가는 중이다.

13.
어쩌면 이번에 나오는 내 두번째 책 《검찰개혁과 조국대전2, 검찰쿠데타》에 이어 세번째 책은 《조국대전과 언론개혁》이 될지도 모르겠다.

영화 〈반지의 제왕〉 〈배트맨〉 〈본 시리즈〉도 모두 3부작이니, 조국대전도 트'릴로지(Trilogy) 3부작'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닌가 상상해 본다.

조국은 검찰개혁에 이어 언론개혁의 그 중심에 섰다.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 2019)' 포스터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 2019)'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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