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미의 세상읽기] 대전 맞아? 아파트에 고무보트가 둥둥 
    [김선미의 세상읽기] 대전 맞아? 아파트에 고무보트가 둥둥 
    ‘안전 일류도시 대전’을 무색케 하는 폭우 피해 인명사고까지 발생
    2차 피해방지, 도로 포트홀 같은 일상적 위험요소 제거가 더 시급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0.08.0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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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미 편집위원
    김선미 편집위원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폭우로 밀려든 황토빛 흙탕물이 아파트 단지를 한강으로 만들고 수십대의 차량이 지붕만 겨우 보이며 둥둥 떠 있다. 

    황망한 표정의 주민들이 119 구조대의 고무보트를 타고 대피하는 모습을 도심에서 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것도 자연재해에서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왔던 대전에서 말이다.

    아파트 단지 한강으로 만든 황토빛 흙탕물, 주민들 고무보트로 탈출

    밤새 지축을 흔드는 듯한 엄청난 천둥소리와 번개, 동이로 쏟아붓는 듯한 빗소리, 숨가쁘게 쏟아지는 재난문자. 대전서 태어나 지금껏 살면서 천둥이 그렇게 큰소리를 내며 그토록 장시간 계속되는 경험을 한 것은 처음이다. 

    밤새 200㎜ 가까운 물폭탄이 쏟아졌고 중구 문화동은 시간당 100mm가 넘는 강수량을 보였다. 이번에 대전을 강타한 폭우는 7월 하순 기준으로는 1969년에 이어 1987년, 2000년역에 이어 네 번째다. 거의 20년 주기로 폭우가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기록적인 폭우에 곳곳에서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고립, 침수, 토사유출, 축대붕괴에 2명이 목숨을 잃는 인명사고까지 발생했다. 2004년 3월의 폭설 이후 자연재해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는 아마 처음이지 싶다. 여기저기서 안부전화도 빗발쳤다. 

    20년 주기의 기록적 폭우, 시간당 100mm가 넘는 물폭탄에 속수무책 

    아무리 기록적인 폭우라 해도 대전 서구 코스모스아파트에서 발생한 아파트 1층이 통째로 물에 잠기고 고무보트 대피는 눈을 의심케 했다. 이게 정말이야? 우리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가난한 먼 나라 이야기거나 타지역 일이라 여겼던 이 장면은 아마 앞으로 대전에서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소환될 것이다. 

    비가 폭포처럼 쏟아졌다 한들 또 규모가 작은 아파트라 해도 아파트가 물에 잠기고 주민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대피하다니 도시안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대전은 안전한 도시인가? 30일에 이어 31일에도 큰 비가 예상될 것이라고 했으나 다행히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장마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더구나 물이 빠져나간 자리는 물이 찼을 때보다 더 처참했다. “방바닥인지 논바닥인지 구분이 안 돼요.” 망연자실한 주민의 탄식이 아니어도 시뻘건 토사에 묻혀 나뒹굴고 있는 가재도구들은 피해 주민들의 막막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상으로 보는 것도 이럴진대 현장은 백배 천배 더 목불인견의 참상일 것이다. 

    “방바닥인지 논바닥인지…” 복구작업 하겠다지만 피해 건물은 무허가

    허태정 대전시장은 31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피해 현장을 둘러본 뒤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복구작업을 진행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다. 이 약속이 지켜질 것인가. 장담할 수는 없다. 폭우 이후가 더 문제다. 지금은 피해복구가 우선이지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재발 방지와 예방이다. 

    문제의 아파트는 공교롭게도 무허가 건물이라고 한다. 개인 주택도 아니고 어떻게 수백 세대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이 30년 넘게 사용승인을 받지 못한 무허가 건물로 남아 있을 수 있는지 상식선에서는 도무지 이해불가한 일이다. 무허가 건물이라는 점이 이번 침수 피해와는 연관이 없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다. 물론 자연재해도 원인을 찾아가면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 온난화 등 인간이 자초한 면이 크지만 말이다. 

    대전시 안전 행정 믿을 만한가? 2차 피해, 재발방지, 예방 대책 절실

    재발 방지와 예방의 중요성이 보다 더 커지는 이유이다. 막을수는 없지만 이에 대비해 피해는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전시가 이에 충분한 대비책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적기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데다 대전의 안전지수는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가 매년 전년도 안전관련 각종 통계를 활용해서 만든 평가지표인 ‘지역안전지수’에 따르면 대전은 지난해는 물론 수년째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행안부의 지역안전지수에는 자연재해 부분은 빠져있지만 ‘안전 일류도시 대전’을 무색케 한다. 문제는 대전시의 안전관리 능력이다. 지역안전지수가 하위권을 면치 못하자 관련 예산을 증액하고 안전지수 개선 TF팀 운영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보듯 결과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우왕좌왕 신뢰 떨어뜨려, 지역안전지수 수년째 하위권 

    도시의 안전지수가 낮다는 건 그만큼 시민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산을 개발해 도시에 놀거리, 볼거리 등 위락시설들을 조성,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도 때로는 필요하다.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생활 속에서 위험요소를 줄이는 일이다. 길을 가다가 울퉁불퉁한 보도 블럭에 발이 걸려 발목을 다치거나 운전을 하다 움푹 패인 포트홀에 놀라 사고를 내지 않는 것, 밤길 안전 귀가가 더 절실하다. 

    폭우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나 축대붕괴 등 2차 피해가 예상된다. 적어도 2차 피해는 입지 않도록 위험지역에 대한 사전 점검과 대비로 위험요소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차 지붕만 빼꼼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구명보트 타고 다니는 것은 한 번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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