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 풍미한 백제 밝혀 번영의 기회로"
"한 시대 풍미한 백제 밝혀 번영의 기회로"
[인터뷰] 문화재청 백제왕도핵심유적보존관리사업추진단 정춘호 팀장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0.08.02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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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왕도핵심유적보존관리사업추진단 정춘호 팀장은 “백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나라다. 일본에게는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여겨졌던 나라”라며 “지금은 그 형태를 볼 수 있는 게 거의 없지만 이것을 밝혀내야 한다. 그것이 곳 백제를 통해 우리가 번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본다”고 말했다.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백제왕도핵심유적보존관리사업추진단 정춘호 팀장은 “백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나라다. 일본에게는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여겨졌던 나라”라며 “지금은 그 형태를 볼 수 있는 게 거의 없지만 이것을 밝혀내야 한다. 그것이 곳 백제를 통해 우리가 번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본다”고 말했다.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공주=김갑수 기자] 백제왕도핵심유적보존관리사업추진단(추진단) 정춘호 팀장은 “백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나라다. 일본에게는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여겨졌던 나라”라며 “지금은 그 형태를 볼 수 있는 게 거의 없지만 이것을 밝혀내야 한다. 그것이 곳 백제를 통해 우리가 번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본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7월 30일 오후 공주시 웅진동 고마 3층에 있는 추진단 사무실에서 가진 <굿모닝충청>과의 인터뷰에서 백제에 대한 유물과 유적 등의 거의 남아 있는 것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제에 대한 환상이나 아련한 추억 같은 것이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팀장은 또 복원보다는 보존이 더 적절한 용어임을 강조한 뒤 관련법에 따라 토지매입을 진행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낮은 보상가로 인해 불만이 있고, 당장 가시적인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일정한 시각차가 있다는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정 팀장은 문화재 행정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를 구한 뒤 “지리멸렬할 정도로 느려지는 한이 있더라도 진정성 있는 행정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추진단은 공주시와 부여군, 전북 익산시의 백제왕도 핵심유적 26개에 대한 보존 관리와 활용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17년 12월 5일 출범한 조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백제왕도 유적 복원으로 서부내륙권 광역관광단지 조성’을 이행하기 위한 실무 기구인 것이다.

[다음은 정춘호 팀장과의 인터뷰 전문]

- 추진단의 역할과 목표에 대해 소개해 달라.

“우선 문화재청이 직영하는 문화재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숭례문과 궁, 릉 등이다. 그 외에 국가지정문화재는 대부분 지자체가 관리하면서 문화재청의 예산 보조를 받고 있다. 일부 중요한 것에 대해선 저희에게 보수 공사 설계 승인을 받게 된다.

정춘호 팀장은
정춘호 팀장은 "백제시대면 1500년 이상 엄청나게 오래 전의 역사로, 복원이 아니라 보존·관리 쪽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단 제공: 공주 송산리고분군)

추진단은 예산 교부 뿐 만 아니라 사업을 기획‧진행‧관리하고. 보수공사 설계 승인은 물론 공주시와 부여군, 익산시와의 교류와 협력, 홍보까지 담당하고 있다. 지자체의 경우 (인사로 인해)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 문화재청은 순환보직이긴 하지만 업무가 비슷해 훨씬 체계적으로 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백제왕도 핵심유적 26개만큼은 더 잘 기획하고 관리‧추진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백제왕도 유적 복원의 핵심은 무엇인가.

“우선 문화재청의 입장에서는 ‘복원’은 대단히 조심스러운 용어다. 원래 있었던 무언가를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인데, 조선시대는 물론 고려시대까지만 올라가도 원형을 알 수 없는 게 많다. 삼국시대까지 가버리면 문헌사료의 경우 고려 때 나온 것이 대부분이다. 땅속에 묻혀 있는 건물의 흔적을 유구라고 하는데,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신라의 경우 멸망이 아닌 계속된 왕조로 어느 정도 유구가 잘 남아 있지만 백제를 놓고 보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복원은 아주 요원한 사항이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나 부여 나성 등을 제외하고는 남아 있는 것이 얼마 없다. 예를 들어 돌을 놓고 기둥을 올리는 초석건물지의 형태가 아닌 땅을 파서 기둥을 꽂는 굴립주의 경우 발견조차 어렵다. 상부의 구조를 상상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제에 대한 환상이나 아련한 추억 같은 것이 있다. 백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나라다. 공주의 경우 조선시대까지 감영이 있었고, 일본이 ‘구다라(큰 나라)’라고 했던, 어쩌면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여겨졌던 나라다. 지금은 그 형태를 볼 수 있는 게 거의 없지만 이것이 밝혀져야 한다. 그것이 곧 백제를 통해 우리가 번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지자체만으로는 좀 어렵다고 생각한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컨트롤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웅진, 사비, 익산까지 포함한 백제를 추진단이 체계적으로 보존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공주시 웅진동 고마 3층에 입주해 있는 추진단에는 문화재청과 공주시, 부여군, 익산시의 직원이 파견돼 있다. 충남도와 전북도 연구원 등 단장(4급) 포함 총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공주시 웅진동 고마 3층에 입주해 있는 추진단에는 문화재청과 공주시, 부여군, 익산시의 직원이 파견돼 있다. 충남도와 전북도 연구원 등 단장(4급) 포함 총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 대선공약 이행률은 어느 정도인가.

“2017년 12월 추진단이 생기고 나서 2020년 기준 500억 원 정도의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신호등으로 보면 녹색에 아주 가깝다고 본다. 추진단의 경우 문화재청과 공주시, 부여군, 익산시의 직원이 파견돼 있다. 충남도와 전북도 연구원 등 단장(4급) 포함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사업 추진에 최적인 조직이다. 대선공약 이행을 위해 별도의 조직이 구성됐다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 추진단 차원에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사업자체가 워낙 어렵다. 대부분이 매장문화재다. 상부의 것이 전혀 안 남아 있다. 계속 퇴적되다보니 백제문화층 자체가 굉장히 아래에 있다. 뭔가를 정비하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을 다 파서 겨우 형상을 재현하거나 원위치에 상부 구조물을 만들어 놓아야 하는데 왜곡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것도 쉽지 않다. 그걸 표현하고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한데 백제이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다.

토지매입의 경우 별도의 법이 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보상에 관한 법’ 즉 공토법에 절차가 나와 있다. 그 법과 절차에 따라 보상가가 명확히 책정된다.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저희 입장에서는 공토법에 따라 이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아니면 못하게 되는 것이다.

주민들의 경우 보상금이 부족한 면도 있지만 ‘도대체 뭘 하려고 울타리만 치고 아무 것도 안 하느냐?’는 불만을 갖게 된다. 저희는 차츰차츰 좋아지는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관북리유적의 경우 대단위로 토지를 매입하고 있는데, 정비가 되면 국내에서 보기 힘든, 백제 왕국의 신성함이 묻어나오게 될 것이다. 경관부터가 색다를 것이다 도로변에 완만한 산에 역사공원이 조성되고, 나중에는 실제 산성도 정비할 계획이다. 운이 좋다면 왕궁지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춘호 팀장은 “부여 나성을 최고로 꼽는다. 우리나라에 성곽이 2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나성은 대단히 독특하다
정춘호 팀장은 “부여 나성을 최고로 꼽는다. 우리나라에 성곽이 2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나성은 대단히 독특하다"라고 말했다. (추진단 제공)

그러면 지금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여(백제)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씩 바뀌면서 엄청난 시너지를 얻을 것이다. (다만 현재로선) 추진단과 일반 주민 사이에 갭이 크다.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데 약간의 조사연구 결과를 가지고 추정해서 말씀드리기가 굉장히 힘들다. 조금만 장기적으로 보면 모양이 갖춰질 것이다.”

- 가장 손에 꼽는 백제 유적은 무엇인가.

“부여 나성을 최고로 꼽는다. 우리나라에 성곽이 2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나성은 대단히 독특하다. 산성 아니면 읍성 또는 왕도를 지키는 도성이 있는데, 나성은 도성이다. 도시 전체를 감싸 안은 도성이고, 동아시아 최초의 도성으로 알려져 있다.

웬만한 산성들은 개‧보수 또는 파괴가 이뤄졌는데 나성의 경우 백제가 멸망함으로써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오리지널 유구다. 6.3km 정도 된다, 공주 공산성의 경우 현재 보이는 모습은 조선시대에 수축한 것이다. 백제는 성곽부터 건축물까지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익산 왕궁리 유적의 경우 백제의 왕궁이 확실하다. 임시수도였건 궁성은 확실하다. 그 외에 공산성에 궁성이 있었다고 하는데 정확히 찾지는 못하고 있다. 부여도 마찬가지다. 다음으로 왕궁리 유적 쪽을 꼽고 있다.”

- 국민과 충남도민에 대한 당부의 말씀과 각오 한 마디.

“문화재 행정이 전문적이라고 하는데 저는 상식행정이라고 본다. 다른 기관에서 하는 사업들은 관이 계획해서 그대로 하면 된다. 건축의 경우 설계도대로 건물을 지으면 목표가 달성된다. 그러나 문화재 행정은 땅 속이나 그 위에 있는 무언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바, 곧 상식적으로 공유해서 납득이 되는 방향으로 가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성을 얼마만큼 복원하겠다’는 것이 있다면 저희들의 경우 일반인들과 계속 소통할 수 없기 때문에 문화재위원회라는 것을 이용한다. 각 분야에 계신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인데, 거기서 납득이 되고, 그런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런 차이가 있다는 것을 국민과 지자체 직원들이 꼭 알았으면 좋겠다. 이런 행정은 사실 문화재 쪽 외에는 없다.

저희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이정도면 됐어’라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가는 것이다. 자문을 많이 받아 지리멸렬할 정도로 느려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진정성 있는 행정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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