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취약계층’ 배려 않는 KEB하나은행, 대전시 제1금고 자격있나?
‘디지털 취약계층’ 배려 않는 KEB하나은행, 대전시 제1금고 자격있나?
- KEB하나은행 해마다 점포 없애, 올해 45개로 줄어
- 지난 2008년 56곳에서 10년 남짓 점포 20% 폐쇄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08.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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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이 대전지역 내 점포수를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어 대전시 제1 금고은행으로서 제역할을 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10년 남짓 대전에서만 56개에서 45개로 점포 20%를 없앴다.(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KEB하나은행이 대전지역 내 점포수를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어 대전시 제1 금고은행으로서 제역할을 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10년 남짓 대전에서만 56개에서 45개로 점포 20%를 없앴다.(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들의 ‘점포수 줄이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5조 2572억원의 대전시 예산 가운데 4조원 가량을 맡고 있는 제1 금고은행인 KEB하나은행이 최근 수년동안 영업점을 대폭 줄여온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점포 폐쇄로 금융소비자와 고령층,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데도 제1금고로서의 고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다.

24일 대전시와 각 시중은행 등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의 올해 대전지역 점포수는 45개다. 지난 2016년말 52개에서 2017년말 50개로 줄인 뒤 2018년 47개, 2019년 46개 등 해마다 점포수를 줄였다.

제2 금고수탁기관인 농협이 같은 기간동안 31개에서 29개로 줄인 것과 비교해도 축소 점포수는 3배가 넘는다. 게다가 농협은 중앙회 점포 외에 단위조합 점포까지 포함하면 대전 내에 140개 점포를 유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점포수 축소가 문제인 이유는 대전시민들의 불편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가 시금고 은행을 선정할 때 ‘지점의 수와 지역주민 이용 편리성’을 주요 배점 항목으로 포함시킨 것도 이런 까닭이다. 전체 100점 만점에 무려 5점을 차지한다.

때문에 대전시 입장에서는 하나은행이 1금고 자리를 너무 오랫동안 맡다 보니 일종의 ‘해이감(解弛感)’이 생긴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사기업이니 경제논리가 작용할 수 있고, 대전시 차원에서 점포수 축소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썩 기분좋은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대전시금고 선정 당시 50개의 점포를 써냈던 하나은행은 1금고에 선정되자마자 이듬해 47곳으로 점포수를 줄이면서 대전시 관계자들을 씁쓸하게 했다.

반대로 세종시에서는 제2금고이면서도 점포를 2개나 더 늘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전시 내부에서는 ‘이런 식이면 앞으로 금고수탁기관을 선정할 때 충남도처럼 단위농협 점포수까지 포함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KEB하나은행 측은 외환은행과 합병 이후 중복 점포를 정리하고, 비대면 거래를 활성화하면서 점포 축소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고스란히 수긍하기 힘들다는 게 대전시와 금융소비자들의 생각이다. 이는 KEB하나은행이 그동안 보여 온 행보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998년 옛 충청은행을 인수하면서 대전·충청권을 대표하는 지방은행이라는 이미지 마케팅을 펼쳐왔다.

민선 4기인 지난 2008년 대전시금고를 복수금고로 전환할 때에도 충청은행을 잇는 가장 많은 점포수를 가진 은행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당시 제출한 서류에 적힌 점포수는 56개다.

결국 민선 4기 이후 현재까지 3차례 연속 대전시 제1금고로 선정됐지만 점포수는 56개에서 45개로 줄어든 셈이다. 무려 20%나 없앴다.

지역 금융소비자들은 "하나은행이 대전시금고를 맡아오면서 지역의 대표은행이라는 이미지로 벌어들인 유무상의 수익 등을 감안할 때 무작정 점포수를 줄이는 게 옳은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고령층만해도 보이스피싱 등으로 비대면 금융활동에 거부감이 있는 상황이고, 다양한 이유로 점포를 직접 방문하는 것을 선호하는 시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지역민의 편의 보다 수익 구조에 치중하는 모습은 시금고의 역할에도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KEB하나은행이 점포수 문제에 대한 우려를 씻는 방법은 간단하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윤 원장은 지난 7월 "점포 폐쇄로 인해 금융소비자, 특히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은행권이 노력해 달라"며 "금융감독원 차원에서도 점포 폐쇄와 관련해 금융소비자보호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2017년 기준으로 대전시의 예산규모는 추경예산을 포함하여 5조 2572억원이며 일반회계 3조 4215억 원, 특별회계 8587억원, 기금은 9778억원 등이다. 1금고인 KEB하나은행은 대전시 일반회계와 기업개발기금 등 4조 2972억원을 관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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