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 “한국판 뉴딜, 더 큰 감흥이 오려면...”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 “한국판 뉴딜, 더 큰 감흥이 오려면...”
  • 신상두 기자
  • 승인 2020.08.27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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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에 꼭 필요한 정책

하지만, 구체적 목표 제시 없으니

‘기존 정책 재포장’ 비칠 수 있어”

재정투입, 경기부양 수준 그치면 안돼

임기응변 아닌 패러다임 전환에 중점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은 최근 '굿모닝충청'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그린·휴먼’등 3개의 뉴딜로 코로나위기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정부구상에 대해 환영 입장을 보였다.(사진제공  KDI국제정책대학원/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은 최근 '굿모닝충청'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그린·휴먼’등 3개의 뉴딜로 코로나위기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정부구상에 대해 환영 입장을 보였다.(사진제공 KDI국제정책대학원/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한국판 뉴딜은 포스트코로나 시기에 꼭 필요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7월 14일 있었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 내용을)일반 시민들이 이해하고 감흥을 느꼈을까요?...”

정부가 추진중인 ‘한국판 뉴딜’과 관련,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은 ‘국민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디테일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유 원장은 최근 <굿모닝충청>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그린·휴먼’등 3개의 뉴딜로 코로나위기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정부구상에 대해 환영 입장을 보였다.

다만,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 목표와 플랜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얼핏보면 기존 해오던 정책을 짜깁기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

그린뉴딜 분야를 예로 들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선언한 유럽의 그린딜이나, 2035년까지 발전소 탄소배출을 제로화하겠다는 미국 조바이든 대선후보의 공약처럼 가시적 설정을 제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MB정부때 추진했다가 흐지부지된 녹색성장과 그린뉴딜의 다른 점에 대해선 “일맥상통 하지만 (정부의 의지가 다르기 때문에)지향점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용어는 유사하다. 다만 실천과 구체성을 보이느냐가 다른 점이다. 과거 정부에서는 재생에너지 이용율을 높이지도 못했고, 온실가스 배출 감소문제 등을 해결하지도 못했다. 오히려 4대강 사업과 화석연료를 이용한 전기생산 등이 지속됐다”

즉, 과거 MB정부의 '녹색성장'은 ‘성장’을 강조하다보니 결과적으로 그린워시(greenwash, 환경에 유해한 활동을 하면서 친환경적인 것처럼 분칠하는 행위)가 됐지만, 그린뉴딜은 ‘그린과 성장’을 균형감 있게 추진하는 정책으로 파악했다.

“그린뉴딜을 내세운 것은 방향성면에서 올바르다. (예전의 ‘녹색성장’으로 변형되지 않으려면)온실가스 감축을 언제까지 하겠다는 등의 구체적 플랜을 보여 줘야한다. 유럽의 경우 분야별로 상세하게 세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급하게 만든 느낌이다. 큰 목표와 세부실행계획 등이 나와야 한다. (두루뭉술하면)자칫 실현이 안 될 수도 있으니, 과거 정부 때보다 구체적인 목표치를 설정해야한다”

세부실행계획 발표...민간참여 유도해야

뉴딜 전략·로드맵 지속 보완...‘진화 필수’

많은 자금 투입없이 제도개혁 등으로

성과 거둘 방안 모색도 필요

그는 ‘친환경 경제’를 추구해야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코로나 이후엔 비대면 경제 확산과 4차산업혁명 위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질 것이다. 더불어, 코로나를 계기로 전 세계가 기후변화 위기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류생존과 지속가능 발전에 필수적인 저탄소 ‘그린 경제’로의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어 유원장은 정부의 힘만으로 한국형 뉴딜을 완성하려는 계획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민간이 참여하지 않는 재정투입 뉴딜은 경기부양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제도와 정책을 바꿔서 친환경 경제정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민간분야에 시그널을 줘야 한다”

유종일 원장에게 ‘디지털·그린·휴먼’ 뉴딜 가운데 세종에 적용할 만한 것은 무엇인지 물었다. 돌아온 정답은 ‘휴먼 뉴딜’.

“세계 각국 유명도시들은 그린뉴딜과 관련된 혁신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의 경우, 에너지 자립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건물 리모델링을 통해 태양에너지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프랑스 파리는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하는 도시를 만드는 프로젝트 ‘15분 시티’를 시도하고 있다. 세종의 경우는 어떤가?... 하드웨어 혁신은 이미 진행중이다. 따라서 세종에 부족한 휴먼뉴딜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세종에 ‘대안(?)대학’설립으로

휴먼뉴딜 롤 모델 만들어보자"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이 최근 세종시청에서 열린 정책아카데미에서 '포스트코로나와 한국판 뉴딜'관련, 특강을 펼쳤다.(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이 최근 세종시청에서 열린 정책아카데미에서 '포스트코로나와 한국판 뉴딜'관련, 특강을 펼쳤다.(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유종일 원장이 던진 ‘세종형 휴먼뉴딜’ 아이디어는 대안(?)대학 설립이다.

“21세기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혁신적 대학을 세종에 설립하는 것을 고려해볼만하다. 여건이 허락지 않는다면 정식 학위가 아닌 구글이나 애플, 삼성 등이 첨단기업에서 인정하는 융합인재를 길러내는 ‘특별 대학’을 구상해보자. 소위 ‘스카이 캐슬’을 향한 진학 열풍은 ‘시험 보는 재주’를 키우는 20세기 후진 모델이다. 외국에 유학 보내지 않아도 될 만큼 좋은 대학,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대학을 세종에 만든다면 세계적인 교육 롤모델을 구축할수 있다”

유원장이 생각하는 이 대학의 입학방식은 교과 성적순이 아니다. 추구하는 목표가 뚜렷한 학생, 창의적인 학생을 뽑는 데 주안점을 둔다. 대학의 교육과정도 혁신적이어서, 교육부의 규제에 따른 ‘틀에 박힌 교육’은 지양한다.

소프트 파워를 키우기 위한 ‘혁신 대학’설립 구상은 세종이 고민할 만한 제안으로 보인다.

한편, 유 원장은 한국판 뉴딜이 ▲임기응변이 아닌 시스템을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 작업이라는 점 ▲7·14 종합계획 이후 전략·로드맵을 보완해 나가는 진화하는 계획 ▲특정 정권의 사업이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국가 사업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은 1985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동 박사학위를 받았다.이후 KDI 초빙연구위원, 국제무역개발기구(UNCTAD) 컨설턴트와 노트르담 대학, 케임브리지 대학 조교수 및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부교수를 거쳐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UCSD), 베이징대학교 초빙교수, 칭화대학교 방문교수를 지냈다.경제성장 및 소득분배, 거시경제 및 개발정책 그리고 노동문제와 같은 분야에서 <한국경제, 4대마약을 끊어라>, <세계경제의 미래와 한국경제>, <MB의 비용>, <경제민주화가 희망이다>, <박정희의 맨얼굴>, <위기의 경제>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다. 아울러, 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 및 정책고문, 민주당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공공 기금 관리위원회, 국회 헌법 개정위원회 자문위원, 재무 행정 개혁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또 다른 분야이력으로는 연구원 네트워크인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의 이사장이자, 저소득층을 돕기 위한 비정부기구 주빌리은행 대표 및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공동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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