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부터 우울증까지… 확진보다 더 무서운 ‘코로나19 후유증’
탈모부터 우울증까지… 확진보다 더 무서운 ‘코로나19 후유증’
국내·외서 코로나19 완치 후 신체적·정신적 후유증 사례 잇따라
  • 정민지 기자
  • 승인 2020.08.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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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픽사베이 / 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자료사진=픽사베이 / 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아도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사례가 최근 국내·외에서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탈모와 호흡곤란, 인지기능 저하 등 신체적 후유증부터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 정신적 후유증까지 그 유형 또한 다양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2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주간 감염률 및 사망률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확진자 가운데 3분의 1이 기침과 피로, 호흡곤란 등의 후유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CDC 연구진은 18세 이상의 코로나19 완치자 중 실제 증상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던 27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증상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75명(65%)은 ‘진단검사 이후 평균 7일 만에 건강을 회복했다’고 응답했으나, 나머지 95명(35%)은 ‘진단검사 2~3주 이후에도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확진자 30% 이상은 확진 판정 당시 보였던 증상들을 2~3주 이후에도 후유증으로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단검사 당시 기침 증상이 있었던 166명 중 71명(43%)은 똑같이 기침 증상을, 피로를 느낀 환자 192명 중 68명(35%)은 동일한 피로감을, 호흡곤란 증상자 90명 중 26명(29%)도 똑같이 호흡곤란 증상을 각각 2~3주 이후에도 겪었다는 것이다.

지난 26일 영국 일간지 더 선(The Sun)은 코로나19 회복 후 최대 16가지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선 지가 소개한 후유증 유형은 탈모, 고열, 설사, 탈진, 흉통, 불면증, 환각, 코로나 발가락, 오한, 지남력 장애, 인지기능 저하, 호흡곤란, 근육통/몸살, 빈맥, 오심/구토, 부정맥 등이다.

탈모는 회복된 사람 4명 중 1명 꼴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두피 외 눈썹 등 다른 부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흉통은 회복 후 특히 계단을 오르거나 걸어갈 때 가슴에 통증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으며, 코로나 발가락(Covid toe)은 발가락이 벌겋게 부어오르는 반점상 구진을 말한다.

지남력 장애(disorientation)는 섬망(delirium)·혼란·불안으로 인해 시간·장소·방향·사람 등 주변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인지기능 저하는 기억력·집중력·이해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각각 말한다.

빈맥(tachycardia)은 가만히 있을 때 맥박이 1분에 100번 이상 뛰는 경우다. 보통 60~100번이 정상이다.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47' 중 캡쳐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47' 중 캡쳐

특히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완치 이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글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부산에서 47번째로 코로나19 확진 판정 받은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의 글이다.

박 교수의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47’에 따르면, 박 교수는 지난 2월 말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3월 초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그는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지 5개월 반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코로나19 후유증 5가지를 대표적으로 밝혔다.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고 집중이 힘든 브레인 포그(Brain Fog), 가슴통증, 속쓰림 증상 등 위장 통증, 보라색으로 변하는 피부피부 건조 증세, 예측 불가능한 만성피로 등이다.

박 교수는 “다른 나라에선 '환자'라고 표현하는데, 한국만 '확진자'라 표현한다. 또 다른 나라에선 '회복자' '회복환자' '생존자'라 표현하는데, 한국만 '완치자'라 표현하고 있다”며 “그 '완치'라는 말에 여전히 퇴원 때 여러 통증이 있었지만, 집에서 요양하면서 체력이 회복되면 나아질 줄 착각했었다. 수개월 간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컨디션이 좋은 날은 한 시간 산책으로 체력 관리를 하려 하는데, 요즘도 마스크를 안 쓰고 산책 나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 마스크도 안 쓰고 전화로 크게 잡담하며 바로 옆으로 걸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매일 적어도 1~2명은 있다. 산책 때 지하철역을 지나가는데,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사람 중 마스크 안 쓴 사람들도 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완치자'라는 말에 중·장기 후유증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걸 모르고 아직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는 신체적 후유증뿐 아니라 정신적 후유증을 동반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마자 심리적으로 큰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유제춘 대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코로나19 완치 판정 후 완전히 건강을 되찾는 사람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복잡한 감정이 회복된 이후에도 남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확진자들은 '내가 왜 코로나19에 걸렸나'하고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과 함께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다른 사람을 향한 죄책감, '비난 받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등을 안고 있다”고 했다.

신체적으로 회복이 끝나 정상 생활이 가능한 경우에도 다른 사람을 기피하는 일명 ‘대인기피증’ 현상도 코로나19 완치자들에게서 많이 보이는 특성이라 한다.

유 센터장은 “완치자들 얘기에 따르면, 다 회복돼서 음성이 나온 사람이어도 그 주변 사람들은 '가급적 나중에 만나자'하며 완치자를 꺼려한다고 한다.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완치자들은 그런 것들 때문에 심리적으로 더 위축되고 어려운 상황에 빠지곤 한다”며 “이들을 위한 심리적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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