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청와대 국민 청원…”사흉(四凶)’을 주벌하기를 청하는 소(疏)”
《화제》 청와대 국민 청원…”사흉(四凶)’을 주벌하기를 청하는 소(疏)”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8.30 23:00
  •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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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저녁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선시대 버전의 상소문 하나가 불쑥 올라와 화제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30일 저녁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선시대 버전의 상소문 하나가 불쑥 올라와 화제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신이 보기에 지금의 사흉은 첫 번째가 검찰ㆍ언론이요, 두 번째가 극우개신교 세력이요, 세 번째가 부동산을 지닌 토호 세력이요, 네 번째가 백의를 입은 의사들이 아닐까 합니다. 이들은 천하의 부와 권력을 농단해 왔음에도 그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선량한 생민의 골수를 취하고, 생민을 위해 숙흥야매(夙興夜寐)하는 조정 신료들을 협박하며 천세만세토록 자신의 배만 불리려는 흉악한 짓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30일 저녁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선시대 버전의 상소문 하나가 불쑥 올라왔다. ‘사흉(四凶)’을 주벌하기를 청하는 소(疏)’라는 제목의 글이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사흉(四凶)’은 ①검찰-언론 ②극우개신교 세력 ③부동산 토호세력 ④의사들을 이르며, "부와 권력을 농단하는 잘못을 범해왔음에도 뉘우치기는커녕 흉악한 짓을 멈추지 않고 있는 이들을 엄하게 처벌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문학자 김재욱 박사가 작성한 이 글에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장은 “천하의 명문”이라며 “조정은 상소문대로 시행하라”고 목청 높였고,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은 “나라 운이란 결국 사람 손에 달렸다”며 “그러니 손을 제 때 놀리고 써 화근을 막아야 한다면, 지금이 그런 때가 아닐까 싶다. 모두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세상에나, 이런 천하의 문장가가 있었다니"라며 "노도와 같은 문필력에 급소를 치고 나서는 기개하며, 한번 밀고가니 끝간 데가 한치의 어긋남 없이 명확하도다"라고 감탄해 마지않았다.

이 청원은 게시되기 무섭게 공감을 표하는 동의자가 이날 오후 11시 현재 무려 5천명을 훌쩍 뛰어넘을 기세다. 한문학자답게 조선시대 상소문의 형식에 맞춰 작성한 글은 구구절절 무릎을 치게 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경술년의 국치일에 생을 마감한 매천(梅泉) 황 선생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나는 죽어야 할 의리는 없다. 다만 국가에서 선비를 길러온 지 500년이 되었는데, 나라가 망한 날을 당해 한 사람도 국난(國難)에 죽는 자가 없다면 어찌 통탄할 만한 일이 아니겠느냐."
이 사람의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 이런 말을 남긴 것에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떠나, 글을 배운 사람이라면 마땅히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신의 명운을 걸고 세상을 위해 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여기는 그 의지만은 높이 사야 할 것입니다.

김 박사는 “신(臣) 또한 포의(布衣)로서 이 조정에서 벼슬을 하지 않고 있으며, 벼슬을 구할 생각도 없는 초야의 문인이라 작금의 일에 관여할 이유가 없고, 그러해야 할 의리도 없다”며 “그러나 글을 배워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짐작하는 사람으로 한 마디라도 보태려는 것은 지금이야말로 나와 남을 위해 나서야 하는 엄혹한 시기라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청원배경을 적었다.

이어 “천하에 생민(生民)이 있어온 이래로 세상은 일치(一治)와 일란(一亂)이 번갈아가며 일어났다”며 “신이 보기에 지금의 사흉은 천하의 부와 권력을 농단해 왔음에도 그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선량한 생민의 골수를 취하고, 생민을 위해 숙흥야매(夙興夜寐)하는 조정 신료들을 협박하며 천세만세토록 자신의 배만 불리려는 흉악한 짓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들추었다.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하늘이 내린 재앙은 그래도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만든 재앙은 피할 길이 없다.”고 하였으니 이들은 반드시 그들이 행한 악행만큼의 형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는 ‘사흉’을 구체적으로 거명하고 나섰다.

저 지의금부사(知義禁府事) 윤 모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궤변으로 백성을 현혹하고 상(上)의 눈을 흐리게 만들어 이 자리에 왔다. 형벌의 잣대를 만인에게 공평하게 적용할 줄로 믿었으나 윤 모는 자리에 오르자마자 편법으로 재물을 긁어모은 상인 이 모는 거들떠보지 않고, 조보(朝報)와 기별지(奇別紙)를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방씨와 홍씨 일족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오히려 이들과 결탁하여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려 했다. 근자에는 홍씨가 역술인을 데리고 윤 모를 만나 무언가를 모의했다고 한다. 참으로 어리석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최근에 탐사보도 전문 〈뉴스타파〉를 통해 알려진 대로 역술인까지 대동해 윤 총장을 만났던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을 지칭하는 인물까지 거명하며 “참으로 어리석다”고 비판했다.

또 조국 정 법무부 장관과 가족을 도륙 내려 했던 이른바 ‘조국 수사’와 청와대의 선거개입 연루의혹을 제기했던 울산 사건 등을 거론, “천하에 악인이 많았으나 윤 모와 같은 악인은 눈을 씻어야 겨우 찾을 수 있을 만큼 그 행실이 잔악하고 성정은 음험하다”라고 후려갈겼다.

바라옵건대, 상(上)께서는 사적 파당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상의 지엄한 인사권에 도전하고, 무고한 형조판서를 도륙 내려한 지의금부사 윤 모를 당장 파직한 뒤 참하시고, 윤 모에게 기생한 무리를 색출하여 장을 친 뒤 변방으로 유배를 보내주시옵소서.

특히 윤 총장의 장모와 부인 등이 연루된 여러 부조리 사건을 들추면서, 중국 위나라 ‘서문표(西門豹)’가 악인을 다스렸던 행동을 본 받아 법으로 엄히 다스려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주가조작 혐의가 있는 윤 모의 처 김 씨를 금부도사를 보내어 잡아들이신 뒤 국문(鞫問) 하시고, 조보(朝報)와 기별지(奇別紙)를 멋대로 각색하여 민심을 어지럽힌 방씨와 홍씨의 일족을 멸문하시고, 이들의 업장에 세무조사를 실시하며,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심이 가한 줄로 아뢰옵니다.

그는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사실상 앞장서고 있는 개신교 사이비 목사들과 광신도들에게도 국법의 지엄함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돌림병이 창궐하는 지금에도 이를 막는데 협조하기는커녕 신의 이름을 팔아 돌림병을 전파하고 있는 개신교의 괴수들과 이들을 따르는 광신도에게 대면 예배를 금지시키시고, 이를 따르지 않는 이들에게 국법의 지엄함을 보여주시옵소서.

또 강남3구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세무조사와 비리 등에 대해서도 낱낱이 밝혀달라고 청원했다.

원컨대, 상께옵서는 이들 중 이른바 강남 3구에 집중되어 있는 토호들에 대한 정밀 세무조사를 실시하여 이들의 죄상을 천하의 백성들이 볼 수 있도록 낱낱이 밝혀 주시옵소서.

아울러 의사파업을 일으키고 동조하는 세력에 대해서도 단호한 대처를 촉구했다.

예로부터 의술(醫術)을 두고 인술(仁術)이라고 일컬은 것은 ‘인(仁)’은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의 발로이고, 의술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방도이기 때문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돌림병이 온 나라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백성의 생명을 돌보아야 할 혜민서(惠民署)의 일부 의원과 의생(醫生)들은 더 많은 부와 권위를 요구하며 백성의 목숨을 볼모로 삼아 진료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는 “인(仁)을 저버린 혜민서의 의생들을 엄히 문초하여 기강을 바로세우심이 가한 줄로 아뢰온다”며 “신이 보기에 지금의 이 시기야 말로, 상(上)께서 큰 용맹을 보여주어야 나라를 어지럽혀 백성의 삶을 위협하는 저들 ‘사흉’을 주벌하셔야 할 것”이라고 외쳤다.

그리고는 “상이 대용(大勇)을 발휘하여 저들 사흉을 주벌하신다면, 초야의 민초들은 한 그릇의 밥과 한 병의 물을 들고 일제히 일어나 호응할 것”이라며 “강한 자를 억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 것은 폭정이 아니라 인정(仁政)이기 때문”이라고 맺었다.

* 해당 국민청원 게시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4YMvfn?fbclid=IwAR0GJY-jtlM0-G5eG-Mwz20rJP1tf8lRZpwVhZ-CsZt9rCRw1zEH4K1KY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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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과는 2020-09-29 23:27:20
20만은 커녕 5만도 못 채우고 폭망했다는 것 ㅋㅋㅋㅋ

jo9865 2020-09-02 12:43:04
카, 쩌네요. 속이 후련합니다.

lady 2020-09-02 11:13:57
이 글이야말로 제대뢰 된 상소문이로세

더 로맨스 2020-09-02 09:11:13
역시 좋을 글을 알아보시는군요... 어제 이동형 작가님께서 굿모닝충청에 실렸다고 얘기하시던데 유일하게... 역시 충청입니다.

황금갈기 2020-09-02 02:10:25
진인 조씨의 주옥같은 개소리를
말끔하게 정리하신 명문입니다.
김재욱선생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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