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필한 교수 연구팀이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을 통해 비알콜성 지방간에서 간세포 안에 지방구(방울)가 형성되는 과정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14일 KAIST에 따르면 김필한 교수 연구팀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초고속 레이저 공초점·이광자 생체현미경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3차원 영상으로 살아있는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동물모델에서 질환 진행에 따른 간세포 내 지방구의 형성 및 축적과 주변 미세 간 혈관계를 동시에 담아냈다.
지방구(Lipid droplet)는 '지방 방울'로 간세포의 세포질에 구 형태로 축적된 지방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생체현미경 시스템은 시속 380Km 이상의 초고속으로 회전하는 다각 거울이 핵심 기술이다. 살아있는 생체 내부 간 조직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보정할 수 있고, 마이크로미터(μm·100만분의 1미터) 이하의 작은 지방구까지 고해상도로 영상화할 수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서구화된 식습관 및 비만율 증가로 국내에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단순 지방간부터 만성 지방간염 및 간경변증(간경화)에 이르는 간 질환을 포함한다.
정상인도 최대 24%, 비만인은 최대 74%까지 높은 유병률이 보고되고 있다.
그동안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연구들은 대부분 절제된 간 조직을 사용한 조직병리학적 분석을 통해 진행됐다.
하지만 질환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동안 간 내부의 간세포와 주변 미세환경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자세포 수준의 변화를 3차원으로 정밀하게 분석하고, 원리를 밝히기는 어려웠다.
글로벌 차원의 집중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지는데도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지연되는 주된 이유다.
김 연구팀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첨단 고해상도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은 살아있는 생체 내부 간의 미세환경을 이루는 다양한 구성성분(세포, 혈관, 지질, 콜라겐 외 생체분자)을 동시에 실시간 촬영할 수 있어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간 질환 연구와 치료제 개발과정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은 KAIST 교원창업기업인 아이빔테크놀로지(IVIM Technology, Inc)를 통해 상용화돼 생체현미경 모델명인 'IVM-CM'과 'IVM-MS'로 2019년 10월부터 출시됐다"며 "기초 의·생명 연구의 차세대 첨단 영상장비로서 미래 글로벌 바이오헬스 시장의 핵심 장비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차원 생체현미경을 이용한 실시간 고해상도 영상기술은 질환의 진행에 따른 세포 수준의 다양한 변화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며 "3차원 생체현미경은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여러 인간 질환의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 문지은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연구팀 논문은 미국광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디컬 옵틱스 익스프레스(Biomedical Optics Express)지' 8월 19일자에 실렸고, 편집장 선정(Editor's pick) 우수논문으로 주목받았다. 논문명은 'Intravital longitudinal imaging of hepatic lipid droplet accumulation in a murine model for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