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이 자신들의 신상을 공개한 '배드파더스 사이트'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게 억울하다며 항소해 이목이 집중된다.
16일 시민단체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등에 따르면 국민참여재판으로 '무죄'를 선고받은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대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들의 항소심이 17일 수원고등법원(704호)에서 열린다.
이번 항소심은 재판부가 아동의 '생존권과 무책임한 부모의 '명예' 중에서 우리사회가 지키고 보호해야 할 상식적 가치가 어느 쪽인지를 손 들어 주는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한부모가정 153만 가구, 관련 피해 아동 100만명 등 갈수록 아동 피해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재판부의 결정은 엄청난 사회적 파급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이미 배심원과 재판부 전원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이 난 사건에 대해 자녀의 양육비도 주지 않는 부모들이 낸 항소심이어서 시선이 곱지 않다.
지난 1월 14일에 열린 국민참여재판(수원지법 제11형사부·이창열 부장판사)에서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의한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시민운동가 구본창 씨(57)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 구 씨가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면서 대가를 취하지 않았고, 대상자를 비하하거나 악의적으로 공격한 사정이 없다"며 "다수의 양육자가 양육비를 지급 받지 못해 고통받는 상황을 알리고, 지급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므로 동기와 목적에 있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구 씨는 시민단체인 '양육비해결총연합회(이하 양해연)'와 함께 아동 생존권 보호와 양육비 미지급 피해 아동의 심각한 실태를 알리는데 앞장섰다. 현행법으로는 도저히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에 배드파더스 사이트를 통한 공론화에 힘을 쏟았다.
양해연 이영 대표는 "배드파더스 사이트를 기반으로 입법활동 및 사회 변화운동에 함께 노력했고, 활동의 중심에 배드파더스 사이트의 자원봉사자이자 회원인 구본창 씨가 있었다"며 "배드파더스 사이트 봉사자로서 '외부와의 소통역할'을 하면서 온라인에 숨지 않고 당당히 사회적 편견과 위험, 소송에 대해 적극 나서면서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이끌어 냈다"고 주장했다.
이영 대표는 "그 용기와 의지 덕분에 양육 당사자들이 전국의 거리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과 양육비 법안 통과 촉구 시위 등에 나설 수 있었다"며 "지난 5월 양육비 지급 거부 부모의 운전면허 제재안이 통과됐고, 21대 국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양육비 법안을 발의하는 디딤돌이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관상임위는 전주혜 의원(국민의힘), 이규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 발의한 '양육비 이행강화 및 지원에관한 일부개정 법률안'에 대해 17일 오전 의결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