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9살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계모 A씨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는 16일 살인과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일련의 행위로 볼 때 피고인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달 31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 심리로 열린 A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6월 1일 천안시 백석동의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B군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여행용 가방에 3시간 동안 가둔 뒤 아이가 용변을 보자 더 작은 가방에 가뒀다.
특히 A씨는 B군이 가방에 갇혀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했으나 가방 위에 올라가 수차례 뛰는 등 계속해서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7시간가량 가방에서 갇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인 3일 오후 6시 30분쯤 저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사망했다.
이날 검찰은 “상상하기도 힘든 잔혹한 범행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게 했다”고 재판부에 설명했다.
이어 “A씨가 정신을 잃은 피해자 상태를 확인하고도 범행을 은폐하려고 했다”며 “피해자의 죽음을 조금이나 위로하기 위해 그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요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 변호인은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은 인정하지만, 사건 발생 후 심폐소생술과 119에 신고하는 등 살인의 고의성은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 모두에게 사죄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