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원, 〈딴지일보〉…"하루도 해학을 즐기지 못하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
진혜원, 〈딴지일보〉…"하루도 해학을 즐기지 못하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9.25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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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25일 '딴지일보'에 대해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25일 '딴지일보'에 대해 "독자를 포복절도시키는 패러디와, 지속적으로 배변활동이 언급되는 B급 유머가 난무하는 '병맛'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드는 전염성 큰 미디어"라고 정의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우리 민족이 어떤 민족입니까? 해학과 풍자의 민족입니다. ㅋ 하루도 해학을 즐기지 못하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그 민족, 바로 한민족입니다.”

정치, 사회적 이슈를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비판하는 품격 있는 글로 유명한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 그가 25일 〈조선일보〉를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소개했다.

“원래 조선일보는 '정치면만 화장실에서 쓰거나 유리창 닦을 때 쓰면 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정치면을 제외한 나머지 지면(특히 문화, 경제, 외신 일부)이 모두 훌륭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학생층에서도 애독자가 많았다.”

그는 미디어 가치면에서 볼 때, 〈조선일보〉의 정치면을 한낱 화장실 휴지나 유리창 닦기용으로나 쓰임새가 적당한 일회용 소모품 따위로 깔아뭉갠 것이다. 그러던 중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을 전후 해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으로 변모하는 가운데 이를 틈타 〈조선일보〉가 발 빠르게 ‘디지틀 조선일보’ 사이트를 개설하면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애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디지틀 조선일보 완전 유사한 포맷과 레터링을 자랑하는 '디지틀 딴지일보'가 탄생하게 된 것”이라며 “인터넷에서의 폭발적인 열기를 바탕으로 각 기사와 광고가 책으로도 출판되었고, 웃음은 전염성이 크기 때문에 혼자만 즐기지 않는다”고 상기시켰다. 혜성처럼 등장한 〈딴지일보〉의 출현을 떠올린 것이다.

“처음에는 조선일보인 줄 알고 속아서 들어갔던 대부분의 평범한 젊은이들이, 독자를 포복절도시키는 패러디와, 지속적으로 배변활동이 언급되는 B급 유머가 난무하는 '병맛'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게 됨으로써, 다시는 '디지틀 조선일보'를 찾지 않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90년대에 PC방이나 학교에서 인터넷을 통해 딴지일보를 접한 분들은 아들손자며느리...는 아니고, 동생들(30대), 큰언니와 큰형, 사촌오빠와 사촌언니(현재 50대)와 함께 보기 위해 책과 사이트 정보를 공유하게 됐는데, 그 무렵에는 책 대여점 또한 성업하던 시기였다.”

그는 “그러한 과정을 거쳐 유머와 해학이 걸러주는 방식으로 근대사와 다양성, 민주주의와 군부독재의 의미를 접한 세대가 현재 30-50대”라며 “창시자인 고기요정님은 '나꼼수'를 거쳐 현재 전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공장을 운영하는 재계의 거물(?)이 되었다”고 귀띔했다. 딴지일보를 만들고 ‘나꼼수’를 거쳐 인기 시사프로인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는 “결론적으로, 우리 세대를 이렇게 맹근 주인공은 조선일보라고 할 수 있다. 감사한 일이죠ㅋ. 후회해도 소용 없고, ‘그저 인생의 좋은 경험이다’ 이렇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마무리 지었다.

〈딴지일보〉는 대한민국 인터넷 뉴미디어의 선구자격인 사이트로서, 엽기합성사진과 패러디의 원조로 〈조선일보〉에 대한 적대적 포지션을 분명히 하며, 문화적 엄숙주의에 사로 잡혀있던 한국 사회를 노골적 B급 문화의 정서로 풍자하는 강력한 개성의 미디어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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