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장회의'에서 '북한해역으로 넘어가지 말라'고 했다"
    "‘병장회의'에서 '북한해역으로 넘어가지 말라'고 했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9.2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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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일 시론》 서해안 북한군 피격사건: 최종 정리

    -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한중 IP 전문가, '검찰개혁과 조국대전'의 작가)

    김두일 칼럼니스트는 27일 북한이 피격을 인정하면서도 ‘시신훼손’은 부인한 것과 관련,
    〈김두일 칼럼니스트는 27일 북한이 피격을 인정하면서도 ‘시신훼손’은 부인한 것과 관련, "이 부분은 국방부 브리핑도 정확하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언론이 자극적으로 '시신훼손'으로 몰고간 측면이 더 강하다"고 주장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1.
    김정은의 사과로 대강 마무리 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억지를 쓰는 주장들이 보여 한번 더 정리를 해 본다.

    개요나 진행과정은 이전 글에 있으니 오늘은 몇 가지 쟁점이 되는 내용들만 살펴보자. (이전 글은 댓글 링크 참조)

    2.
    사망한 어업지도사는 왜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한해역에서 발견되었을까? 내 생각으로 경우의 수는 세 가지 뿐이다.

    ①강제 납치 (납북)
    ②배에서 실족 후 파도에 휩쓸려갔다 (실족)
    ③스스로 건너갔다 (월북)

    3.
    이 중 '강제 납북'의 가능성은 없다. 그 배에 사망자 혼자만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족'도 가능성이 없는 것이 신발을 벗고 스스로 물에 뛰어든 정황이 있고, 국방부의 첩보에서도 '월북'의 정황이 있었으며, 사망자가 채무 문제로 고민한다는 정황도 있었다.

    때문에 '스스로 건너갔다'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다.

    4.
    북한 측은 피격은 인정했는데 시신훼손에 대한 부분이 우리 국방부와 서로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국방부는 "시신에 접근해서 무언가 태우는 불빛을 확인했다"라고 브리핑 했지 정확하게 그게 사망자의 시신이라고 확정하지 않았는데, 언론에서는 그것을 ‘시신훼손’이라고 단정했다. 나는 이 대목에서 꼬였다고 생각한다.

    북한에서는 피격은 인정했지만 ‘시신훼손’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국방부 브리핑도 정확하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언론이 자극적으로 초반 기사를 송고할 때 시신훼손으로 몰고간 측면이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5.
    나의 추측은 장비를 통한 감청이라기 보다 휴민트를 통한 첩보수집이라 디테일한 정보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망자가 북한 해역에 있던 서너시간 동안 우리 군이 직접적인 행동을 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비무장 민간인에게 피격을 할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한 부분도 있지만, 휴민트 노출을 꺼리는 측면이 더 강할 것이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추측한다.

    우리 정부에서는 사실규명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고, 북한은 시신을 수색해서 수습하면 넘기겠다고 했으니, 이 부분은 좀 더 기다려보면 될 일이다.

    6.
    한편 북한은 이번에 '사과(Apology)'를 했다. 미 국무부 논평이나 외신을 보면, 김정은의 이 사과(Apology)에 대해 다들 놀라워하고 의미가 있다고 평가를 한다. 오직 '국힘당(+그 지지자들)', 그리고 보수언론들만 이 '사과(Apology)'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1976년 판문점에서 미루나무사건이 있었다. 비무장 미군 장교 두 명이 북한군이 휘두른 도끼에 맞아 사망한 사건인데 당시 포드 대통령은 항공모함(7함대), 전투기(F-4, F111), 핵무기를 탑재한 폭격기(B-52) 등을 출동시켰다.

    한국군과 미군 모두 전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7.
    여차하면 전쟁이 나고 체제가 붕괴될 수 있는 위기상황에서도 김일성은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유감(Regret)이다.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아니고, 사과(Apology)도 아니고 그저 유감(Regret)을 표명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미국에서는 받았다.

    당시 〈조선일보〉 등에서는 "김일성이 사과를 한 것과 다름없는 유감을 미국이 받았다"고 대서특필했다.

    8.
    1996년 강릉 잠수정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터지고 12명의 한국군이 사망했는데, 이 때도 북한은 유감(Regret)을 표하고 그것으로 끝났다. 물론 이 당시에도 〈조선일보〉는 “김영삼 정부의 강력한 대응으로 북한에 사과를 받았다”고 크게 자화자찬성 보도를 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한번도 사과(Apology)를 한 적이 없다. 어떤 일이 터지고 남북관계가 경색되거나 혹은 미국이 나서면 “그런 일이 발생해서 유감(Regret)이고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전부다.

    심지어 도끼만행사건처럼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기 직전 상황까지 가도 말이다. 죽을 수 있는 상황에도 절대로 사과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 북한 최후의 자존심이다.

    9.
    때문에 김정은의 이 사과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베'들은 당연히 받아야 할 사과를 받고 기뻐해야 하는 것이냐고 비아냥 거리던데, 당연히 받아야 할 사과를 이전 정부에서는 단 한번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게다가 구체적 책임을 인정한 적이 한 번도 없는 북한이 피격은 인정하고 시신훼손은 인정하지 않는 꽤 구체적인 책임 구분을 해서 인정했다는 점도 상당히 전향적인 일이다.

    10.
    사망자가 북한 해역에 있을 때 건너가서 구해 왔어야 한다는 하태경, 언론, 일베, 심지어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까지 그런 주장을 하던데, 이건 정말 기본적인 상식이 없다고밖에 말을 못하겠다.

    우리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가는 순간 저쪽에서는 무조건 사격을 해야 하고, 우리도 맞대응해야 한다. 그럼,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강제 납북된 것이 아닌데 무슨 수로 전쟁 위협을 무릅쓰고 북한 영해에 들어간다는 말인가? 하태경 같은 '미필'이야 몰라서 그렇다 치더라도, 군사전문가라는 김종대는 진짜 전문가 맞나??

    언론들에게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병장회의에서 북한해역으로 넘어가지 말라’고 했다.

    11.
    또 한가지 75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의 필요성과 주변국의 도움’을 요청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언론에 공개했고, 바로 북한의 야만적인 행동을 규탄했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공식적인 사과(apology)도 받았다.

    “어업지도사 한 명이 배 위에서 실족했고 실종되었다”로 처리하면 그냥 덮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명박, 박근혜 시대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12.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과 친서를 주고 받고 있는 상황이고, 유엔총회에서 종전에 대한 연설까지 한 와중이라 이 사실이 알려지면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수 있고 정치적으로 잃는 것이 많아지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그 모든 것을 원칙대로 처리한 것이다.

    원칙을 지킨다는 것만큼 평범해 보이면서 막상 실천이 어려운 일도 드물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한 명의 국민으로서 무한한 신뢰를 보내기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는 대통령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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