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인의 힘으로 코로나 극복] 서산 아라메길
[충청인의 힘으로 코로나 극복] 서산 아라메길
맹정호 서산시장과 함께 1-1코스 ① 거꾸로 인 줄 알았는데 그 길이 바로였네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0.10.04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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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은 창간 8주년을 맞아 새로운 콘텐츠인 ‘충청인의 힘으로 코로나 극복’을 선보입니다. 충청권 정‧관계 인사들이 소개하는 맛집을 찾고, 명산 또는 대표 관광지를 방문한 뒤 주요 현안에 대한 해결 의지를 천명하는 순으로 진행됩니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언텍트 관광지 소개→충청권 현안 해결이라는 3마리 토끼를 잡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굿모닝충청 서산=김갑수 기자] 맹정호 서산시장과 산행을 약속한 것은 아주 오래 전의 일이었다. 내포문화권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는 가야산을 종종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언제 한 번 같이 가시죠?” 했던 것이 수년 전의 일로 기억된다.

사실 그런 약속이 지켜지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치 “언제 식사 한 번 하시죠?”라는 상투적인 인사처럼 말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맹 시장에게 그런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예의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추석 연휴는 기약 없는 약속을 지키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2일 오전 11시, 맹 시장과 만난 서산시 운산면 보원사지 건너편 주차장에는 제법 거센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햇살은 따가웠다.

새로 조성된 주차장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아 그 옆 공터에 차를 세운 뒤 맹 시장과 만나 보원사지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맹 시장을 알아봤다. 고향 친구 또는 지인들로 보였다.

맹정호 서산시장과 산행을 약속한 것은 아주 오래 전의 일이었다. (가야산 자락 보원사지 전경/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맹정호 서산시장과 산행을 약속한 것은 아주 오래 전의 일이었다. (가야산 자락 보원사지 전경/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2일 오전 11시, 맹정호 시장과 만난 서산시 운산면 보원사지 건너편 주차장에는 제법 거센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햇살은 따가웠다.
2일 오전 11시, 맹정호 시장과 만난 서산시 운산면 보원사지 건너편 주차장에는 제법 거센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햇살은 따가웠다.
보원사지에는 오층석탑(보물 제104호)과 법인국사보승탑(보물 제105호), 법인국사보승탑비(보물 제106호), 당간지주(보물 제103호) 등이 남아 있다. 현재는 국보 승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보원사지에는 오층석탑(보물 제104호)과 법인국사보승탑(보물 제105호), 법인국사보승탑비(보물 제106호), 당간지주(보물 제103호) 등이 남아 있다. 현재는 국보 승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들이 건넨 냉커피를 마신 뒤 보원사 정범 스님 등과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했다. 아라메길 1-1코스 입구에는 익살스러운 표정의 장승이 서 있었다. 옅게 바른 립스틱 모양이 인상적이었다.

초입부터 난코스였다. 그나마 나무와 흙으로 계단이 만들어져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정확하진 않지만 오르막길은 약 30~40분 가까이 계속됐다.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갔다.

“일단 재선까진 계획하고 계실 것 같고…그 다음엔 중앙정치 진출인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시대가 원하는 리더십을 갖췄느냐가 아닌가 싶어요.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치에 대한 구상은 마음속으로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지는 않아요. 정치가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중간 생략)

“(다만) 내가 싸워서 반드시 이겨야 할 대상이라면 절대 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재선 도전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 주자는 없을까요?”

“전 오히려 당내 경쟁자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만 좀 더 역동성을 확보하게 되고, 그 힘이 본선 승리로 이어질 수 있을 테니까요. 지지자들 중에서는 그런 것을 걱정하고 있는 분들도 계신데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래서 출마할 사람이 있다고 하면 ‘열심히 하시라’라고 말해주고자 합니다.”

아라메길 1-1코스 입구에는 익살스러운 표정의 장승이 서 있었다.
아라메길 1-1코스 입구에는 익살스러운 표정의 장승이 서 있었다.

계단을 한참 오르다 맹 시장이 살짝 피하는 모습을 보니 독사로 보이는 새끼 뱀이 몸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맹 시장은 등산로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치우거나 쓰레기를 주웠다. 제법 몸집이 큰 소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는 곳에서는 직접 사진을 찍어 ‘온통서산’에 올리기도 했다.

‘온통서산’은 민선7기 들어 서산시가 내놓은 SNS용 쌍방향 민원창구다. 일하는 방식 혁신으로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맹 시장의 핵심 가치인 ‘시민의 서산’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추석 연휴라 그런지 제법 많은 등산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맹 시장은 만나는 사람마다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쉼터를 지나면서부터는 평지 또는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폭이 제법 넓어 사륜구동 차량도 너끈히 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올라온 사람도 있었다.

맹 시장은 내려오는 동안 시정의 변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양대동 소각장과 터미널 이전 및 수석동 도시개발 문제를 결정하면서 이른바 ‘공론화 과정’을 거쳤는데, 이것이 빌미가 돼 “시장이 결정해야 할 일을 시민에게 미룬다”거나 “우유부단하다”는 등의 비판으로 돌아오며 결과적으로 프레임에 갇히게 됐다는 것이다.

제법 몸집이 큰 소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는 곳에서는 직접 사진을 찍어 ‘온통서산’에 올리기도 했다.
제법 몸집이 큰 소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는 곳에서는 직접 사진을 찍어 ‘온통서산’에 올리기도 했다.

맹 시장은 “그런 프레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운 대목”이라며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맹 시장은 “요즘은 일할 맛이 난다. 성과도 많이 나고 직원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본격적인 내리막길이 시작되기 직전 맹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생애주기별 산림휴양복지숲 조성 예정지도 살짝 볼 수 있었다.

가야산 자락인 운산면 신창리 일대 240ha에 약 392억 원을 들여 자연휴양림과 치유숲, 수목원,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 유아숲 등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가로림만 해양정원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맹 시장의 핵심 정책으로 꼽히고 있다.

용현계곡을 끼고 자연휴양림을 지나 다시 보원사지로 내려오는 동안 맹 시장은 이런 얘기를 했다.

“초선 시장‧군수가 본격적으로 일을 해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부터인데, 벌써부터 차기 선거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요. 너무 성급한 것 같아요…언젠가 제 지지자들에게 ‘여러분들이 심은 나무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이유로 그 나무를 흔들면 되겠습니까? 조금만 믿고 지켜봐 주십시오’라는 당부를 한 적도 있습니다.”

본격적인 내리막길이 시작되기 직전 맹정호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생애주기별 산림휴양복지숲 조성 예정지도 살짝 볼 수 있었다.
본격적인 내리막길이 시작되기 직전 맹정호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생애주기별 산림휴양복지숲 조성 예정지도 살짝 볼 수 있었다.

사실 이 길은 지난해 12월 6일, 한 번 걸은 경험이 있는 코스였다. 그 때는 고풍저수지에서 보원사지와 용현자연휴양림을 지나 개심사로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그 중간을 거꾸로 돈 것이다.

말이 거꾸로지, 사실은 이 길이 바를 수도 있다. 어쩌면 인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겠다 싶었다.

“산을 좋아하는 이유라도 있나요?”

“그냥 좋잖아요?” (다시 생각해봐도 참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생각보다 내려오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용현계곡의 맑은 물소리와 시원한 바람이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전체 약 2시간 15분을 걸어 보원사지에 다시 도착했다. 보원사지에는 당간지주(보물 제104호)와 오층석탑(보물 제104호), 법인국사보승탑(보물 제105호), 법인국사보승탑비(보물 제106호)가 있다.

내포가야산성역화추진위원장인 정범 스님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 중인 보원사지 고려 철불을 반환받을 수 있음에도 관련 시설을 갖추지 못해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충남도를 비롯한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생각보다 내려오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용현계곡의 맑은 물소리와 시원한 바람이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생각보다 내려오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용현계곡의 맑은 물소리와 시원한 바람이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때마침 출출해졌을 무렵, 김선임 내포문화사업단 사무국장이 내어 준 국수를 맛볼 수 있었다.
때마침 출출해졌을 무렵, 김선임 내포문화사업단 사무국장이 내어 준 국수를 맛볼 수 있었다.

때마침 출출해졌을 무렵, 김선임 내포문화사업단 사무국장이 내어 준 국수를 맛볼 수 있었다. 호박 볶음에 송송 썬 김치를 고명으로 올린 국수는 일품이었다.

다행히 맛집 소개는 이것으로 대신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지만 말이다.

맹 시장도 입맛에 맞았는지 농담을 건넸다.

“사골 육수로 국물 낸 거 아니래유?”

간월암 주지이자 보원사 복원 운영위원장인 정경 스님이 재치 있게 받아줬다.

“옆 개울가에서 피라미 몇 마리 잡아 넣었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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