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박재동 화백 ‘가짜 미투’ 의혹 보도로 한달 정직 당한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
정직 후 30일 만인 5일부터 다시 회사에 출근한 강 기자가 〈경향신문〉으로부터 받은 통보는 “탐사전문기자직을 박탈한다"는 내용이었다. 박 화백 사건을 통해 〈경향신문〉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서로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에게 더 이상 탐사보도를 맡길 수 없다고 회사 측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 기자는 6일 페이스북에 “본래 제자리로 돌아가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정직 30일간 저의 첫 출근을 손꼽아 기다리던 제보자들과 통화를 마치고 노트북을 막 펴려는 순간, 편집국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탐사전문기자직을 박탈하겠다는 통보였다”고 적었다.
그는 이날 “KT&G 신약사기 사건도 마무리 져야 하고, 모든 인생을 걸고 나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는 제보자들이 있다”며 ”탐사기자로서 타이틀을 떼는 건 그렇더라도, 기자로서 해야 할 일을 중단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국장은 단호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국장은 기자로서 해야 할 일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직의 일원으로서 의무라고 한다. 도대체 진실보도를 사시(社是)로 하는 경향신문에서 진실보도보다 조직원으로서 추구해야 할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웠다.”
그는 “'누가 더 경향신문 사시에 충실한지는 앞으로 사법적 판단이 있을 것 아니겠냐'고 하자, 국장은 ‘사법적 판단은 기사의 잘잘못을 판단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며 “(결국) 국장 말대로라면, 박재동 화백사건이 가짜미투로 사법적 결론이 내려지더라도 내 보도는 잘못됐고, 기사삭제는 정당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30일간의 정직은 시련의 끝이 아니었다. 앞으로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며 “강진구를 ‘식물기자’로 만드는 결정이 당연히 국장 혼자만의 판단은 아닐 것 같고, 정말 경향신문 경영진들이 저 한 명 찍어내려고 조직 전체를 점점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 같아 몹시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또 “서울중앙지법은 제 징계무효확인 사건을 단독재판부에서 합의부로 재배당했는데, 이는 그 만큼 사안을 무겁게 본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제 소송결과나 박재동 화백 항소심 선고 결과와 상관없이, 사측은 쉽게 입장을 바꿀 것 같지 않다”고 허탈감을 보였다.
그리고는 “그래도 저 역시 쉽게 타협할 생각은 없다”며 “지금은 비록 소수일지 모르나, 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응원해주는 뜻있는 후배들이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도 오늘 첫 출근의 성과”라고 위안을 삼았다.
정문영기자님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