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천안시의회 황천순 의장이 8일 오후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혁신도시 지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해석의 여지가 있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 수부도시 천안시가 내포신도시 혁신도시 지정과는 별개로 공공기관 유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도내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언급해 소신성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충남시군의회의장단협의회(협의회) 회장인 황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계 대표자 발언을 통해 “오늘 오전 협의회 정례회가 있었다. 혁신도시 지정에 대한 열망이 상당히 높았고, 이를 위해 함께 하겠다는 말씀을 나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혁신도시 지정을 통해 세종시 출범으로 역차별을 받아왔던 부분이 해소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양승조 지사께서 국회의원시절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왔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성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은근히 양 지사를 치켜세웠다.
황 의장은 양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과 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
황 의장은 특히 “저는 비록 천안시의회 의장이고 천안 출신이지만, 혁신도시 지정을 통해 충남 내에서도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천안시에서 아산시, 당진시, 서산시로 이어지는 이른바 충남 서북부벨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시‧군 대부분은 심각한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이번 혁신도시 지정이 도내 균형발전에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황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이, 천안시가 부시장을 단장으로 ‘공공기관 유치 TF’를 구성하는 등 혁신도시와는 별개로 공공기관 유치전에 본격 나서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박상돈 천안시장은 지난 4월 지역을 방문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중소기업유통센터 이전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천안시는 국회의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상황에 따라서는 범시민유치추진위원회까지 구성할 방침이다.
물론 천안시는 “충남도와 충분히 상의하고 있다”며 혁신도시와 공공기관 유치경쟁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자칫 이런 움직임에 타 시·군까지 가세할 경우 불필요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황 의장은 천안시의 경우 공공기관보다는 기업 유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종합해 보면 황 의장의 이날 발언은 천안시를 비롯한 도내 15개 시‧군의 공공기관 유치전 과열을 우려하는 동시에, 이로 인한 양 지사의 정치적 부담을 완화시켜주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도내 균형발전의 필요성에 대한 천안시의회 의장의 공식 발언이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