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충북교육 혁신의 귀환’…김성근 부교육감
[인터뷰] ‘충북교육 혁신의 귀환’…김성근 부교육감
혁신서기관에서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 부교육감으로…고교학점제 준비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0.10.23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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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충북교육청 부교육감이 교육혁신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충북교육청/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김성근 충북교육청 부교육감이 교육혁신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충북교육청/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공동체 속의 당당한 일원이 되는 ‘모두를 위한 교육’을 지향한다.”

김성근 충북교육청 부교육감이 충북교육의 미래를 위해 추진하는 혁신정책의 목표다. ‘모든 아이를 위한 교육’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 슬로건이기도 하다.
 
김 부교육감에게는 ‘혁신’이라는 단어가 늘 함께하고 있다. 2016년 도교육청에서 혁신서기관으로 근무했고 교육부로 자리를 옮겨 학교혁신지원실장을 거쳤으며 지난 9월 부교육감으로 부임했다.

모든 직함에 ‘혁신’이 붙은 것처럼 김 부교육감은 학교와 교육의 혁신을 위해 일해왔다. 이는 김병우 교육감이 지향하는 교육철학과도 맞는다.

혁신은 미래를 위한 일이다. 특히 교육은 현재의 학생들이 10~20년 후 사회에 나갔을 때, 그때에 맞아야 하는 만큼 철저하고 깊은 연구와 고민이 필요하다.

21세기를 ‘4차 혁명시대’로 표현하는 만큼 급변하는 세상에서 10년 이후를 내다 본다는 일은 참 어려운 작업이다.     

지난 21일 도교육청에서 김 부교육감에게 충북교육의 미래를 위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충북교육의 혁신정책 추진 방향은?

“먼저 ‘모두를 위한 교육’을 지향한다. 경쟁과 선발 교육을 넘어 모든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가꾸는,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 수업이 중요하다.

이어 지식의 암기를 뛰어넘는 ‘미래학력을 기르는 교육’을 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학교에서 이뤄져야 하기때문에 ‘학교 혁신을 통한 교육 혁신’을 추구한다.

또한 교실과 학교를 넘어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배움의 장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혁신’을 해야 할 만큼 격변기다. 교육의 혁신에 관해 이야기해 달라.

“전체적으로 교육의 격변기다.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 다시 인공지능 로봇자동화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또한, 인구절벽이 본격화 됐다. 상당히 빠른 변화의 시기에 살고 있으므로 교육도 이에 맞춰야 한다.

교육정책은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는 15년 이후부터의 효과를 본다. 이러한 격변기에 미래사회를 위한 교육디자인이 필요하다, 참 무거운 일이다.

특히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화된다. 고교학점제에 맞춰 초중고 교육환경은 물론 대학입학 제도까지 전체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고교학점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이수해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생은 학습의 주체로서 적성과 진로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학습할 수 있으며 교원은 수업과 평가에 대한 전문성과 자율성을 높일 수 있다. 

교육부는 2025년 고교학점제를 시행한다. 이로 인한 전체적인 교육 패러다임이 변화하는데 이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올해 말 고교학점제에 대한 종합방안을 발표할 예정이고 내년에 고교학점에 맞는 대입 방안이 발표할 예정이다. 2025년 고교 입학생들이 전면적인 고교학점제를 적용하면서 초중고 전체 교육과정에 대한 개정안이 나올 것이다.
 
올해부터 마이스터고가, 2022년부터 특성화고가 고교학점제를 시행한다. 일반고도 시범학교를 지정해 운영 중이다.

아울러 대입 방안도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교육 생태계(학교, 연구소, 지역기관, 전문가 등)를 총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나올 것이다.”

-고교학점제 실행을 앞두고 필요한 준비는?

”고교학점제는 교육 생태계(학교, 연구소, 지역기관, 전문가 등)의 변화다. 교육이 학교 중심에서 지역 전체로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교육에서 지역성 강조되고 아이들에 대한 맞춤형 특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감께 교육지원청의 역할이 더 강화되도록 제안하고 있다. 분권과 자치시대, 현장 밀착형 교육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고교학점제가 일반화되면 몇몇 명문고 위주의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 벽을 허물어 지역 전체를 하나의 학교로 볼 수 있는 공동교육체계가 구축될 것이다. 명문고 논란은 넌센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적용과 실행을 위해 교육부는 교육 관련 국책기관들이 참여하는 공동추진단을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로 가기 위해 초등 저학년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아이들의 격차가 벌어지는 시점이 유치원, 초등 저학년부터다. 그래서 교육의 출발선에 대한 기본적인 투자가 집중돼야 한다. 초등 저학년 단계에서 학습에 흥미를 느끼고 친구를 사귀는 부분이 중요하다.

또한 초등 저학년은 집중된 도움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1학급 2교사제를 공약했는데 현실적으로 어떻게 디자인하느냐가 중요하다. 

스웨덴의 경우 1학급에 학생 18명이면 초등 2년까지 보조교사 2명이 더 들어간다. 통합학급으로 기본적인 운영을 하면서 약 6명씩 팀을 나눠 한팀은 숲에서 생태학습을, 한팀은 도서관에서 책 읽기를, 한팀은 놀이를 하는 방식이다. 이게 로테이션하면서 개별적 교육이 이뤄진다.

우리나라도 개별화 교육이 안 될 이유가 없다. 문제는 그동안의 관습적인 교습방식이 여전히 진행되는 점이다. 그래서 유은혜 장관은 ‘출발선 평등’이라고 해서 해마다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원격수업에 따라 초등 저학년 학력 저하가 제기돼고 있는데?

”그래서 초등 저학년부터 자기주도성을 키워줘야 한다. 코로나19 시대 더 부각되고 있다. 비대면 상태로 가다 보니까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 자기주도성이 학력은 물론 삶에서도 가장 격차가 크게 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자존감 키워주고 자기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미래에 대한 비전을 키워야 하는데 대부분 아이들이 자기가 뭘 해야 할지 막막해한다. 교육과정 디자인을 통해 이를 다시 효과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교육청은 ‘어떻게 자기주도성을 가진 아이로 키울까?’에 대해 장단기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초까지 작업할 예정이다.

이는 코로나19가 없어져도 교육의 기본 틀로 가야 될 것으로 본다.

즉 모든 아이들이 용기 있게 살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교육, 미래를 살기 위한 자기주도적 교육을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관철시킬수 있을까? 하는 학교혁신이 같이 따라야 한다.”

-변화하는 교육정책에 맞춰 학교도 혁신해야 한다. 충북교육청은 그동안 행복씨앗학교로 대표되는 혁신학교 정책이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초록학교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학교혁신의 차원에서 행복씨앗학교가 정착했다고 보고 앞으로 초록학교 추진에 거는 기대가 크다.

OECD는 3년마다 국제학업성취도를 조사하는데 주요 내용은 학생들의 협력적 문제 능력 테스트다. 개인의 우수함이 협력체 속에서 발휘하는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 중 2015년 생태적감수성평가 도입이 시도됐다. 생태적감수성평가는 초록학교에서 추구하는 큰 틀에서의 환경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환경교육은 먼저 그레타 툰베리의 이야기처럼 괜찮은 지구로 보전하기 위한 보존적 가치가 필요한 교육이 중요시된다.

이어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배출 줄이기 전문가 등 미래 시대의 새로운 직업군에 대한 교육적 가치도 있다. 생활 모든 부분에 있는 사소한 부분까지 환경은 강제적으로 아이들에게 요구될 것이며 이는 미래의 다양한 일자리 창출과 직결됐다고 본다.

초록학교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영역이며 좀 더 확대되고 구체화, 다양화된 교육영역의 장으로 펼쳐져야 한다.”

-혁신정책을 추진하는데 꼭 필요한 점은?

”그동안의 교육은 30대나 60대나 모두 같았다. 이제는 급변하는 시대에 맞게 개혁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를 바라보는 학부나 도민들의 시차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본다.

따라서 교육청은 정책변화에 대해 소통과 설득에 공을 많이 들여야 하고 학부모나 도민들은 교육청을 이해하려고 서로 노력해야 한다. 당연히 관련 정책 분야의 예산도 많이 투입돼야 한다. 이는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투자다.”

김성근 부교육감(왼쪽)과 굿모닝충청의 인터뷰. 혁신정책이라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충북교육을 위한 열정이 가득했다. 사진=충북교육청/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김성근 부교육감(왼쪽)과 굿모닝충청의 인터뷰. 혁신정책이라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충북교육을 위한 열정이 가득했다. 사진=충북교육청/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충북교육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은?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능력있는 개인이냐, 아니면 괜찮은 공동체 속의 당당한 일원이냐가 중요하다. 이는 사회 유지를 위한 교육의 기본적인 틀이다.

기성세대가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그대로 전달하는 경향이 있는데, 세상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도전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 ‘공부 안 하면 취직 못 해’라고 강요할 게 아니라 어려서부터 자기주도성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존중하고 격려하고 지지하고 지원해 새로운 미래세대를 준비해야 한다. 아이들이 괜찮은 공동체의 일원이 되려면 공동체가 건강해야 하는 이치다.

앞으로 퇴직하더라도 충북교육이 건강한 공동체로 아이들을 잘 키우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 교육자로서 아이들을 ‘티 없이 키워내는’ 교육적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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