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미의 세상읽기] 소제철도관사촌 근대문화유산 vs 일제잔재
    [김선미의 세상읽기] 소제철도관사촌 근대문화유산 vs 일제잔재
    대전시 안이하고 무감각한, 근대문화유산 정책 부재가 낳은 후폭풍 
    부동산 광풍 부른 박제화된 관광상품화 문화정책 도시재생 아니다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0.10.25 16:26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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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철도관사 42호, 소제창작촌 건물을 끼고 조붓한 골목길로 들어섰다. 어깨가 부딪힐 듯 좁은 길을 몇 발자국 떼자 이번에는 키 낮은 담장이 가로막는다. 

    막다른 길인가 싶었지만 고개를 돌리니 어렸을 적 시골에서 보았던 고샅길을 닮은 좁디좁은 길이 숨은 그림처럼 나타난다. 과거로 타임슬립한 듯한 도심 한가운데의 풍경이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정겨운 골목길도 지붕 낮은 집들도 가뭇없이 사라질 것이다. 대신 하늘을 찌를 듯 빽빽이 높게 솟은 아파트 숲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조붓한 골목, 키낮은 지붕, 과거로 타임슬립한 시간이 멈춘 도심 풍경 

    대전역 동측의 소제동 철도관사촌의 철거와 존치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일제강점기인 1 920~40년대에 조성된 철도관사촌을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제 잔재로 철거 대상일 뿐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소제 철도관사촌을 둘러싼 ‘철거 vs 존치’ 논란은 지역에 남아 있는 근대문화유산을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하는 커다란 숙제를 남긴 동시에 대전시의 근대문화유산 정책을 되짚어 보게 한다. 

    대전역 동측에 위치한 소제동 철도관사촌은 1905년 경부선 개설을 시작으로 철도를 중심으로 형성 발전한 근대도시 대전의 100년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일제강점기 철도 건설노동자와 역무원 등 철도 종사자들이 살았던 100여 채에 달했던 철도관사는 현재 30여 채가 남아 있다. 

    재개발 앞둔, 근대도시 대전의 100년 역사와 궤를 같이한 관사촌 

    2009년 ‘대전역세권지구 재정비촉진 지구’로 지정된 이후 주민들 상당수가 떠난 데다 대전시도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던 소제 철도관사촌의 부상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2년여 전부터 오래되고 낡은 일본식 관사에 젊은 감성과 디자인을 입힌 카페와 레스토랑이 속속 들어서며 SNS에서 소제동이 뉴트로 성지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에는 대전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CNCITY가 지원하는 소제동 아트벨트가 개관하면서 문화예술적 요소가 더해지고 있다.

    유령도시를 방불케 했던 소제동이 트렌디한 공간으로 바뀌면서 대전 근현대사의 애환을 담은 철도관사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소제 철도관사촌은 현재 재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30여 채의 관사 중 20여 채가 철거 대상이다. 재정비 계획에 따라 남아 있는 철도관사들이 대부분 철거되고 4차로 도로가 관사촌을 관통할 예정이다.

    유령도시 같았던 소제동 트렌디한 공간으로 입소문 나며 관사촌 부각

    “철거냐, 존치냐”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대전시는 원형을 보전하는 ‘존치’가 아닌 ‘이전 복원’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전문가들과 존치를 주장하는 측은 ‘이전 복원’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전 복원할 경우 영화 세트장을 세우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철도관사들은 이미 외관이 상당 부분 변형되고 훼손돼 건축적 측면보다는 ‘관사촌’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집합적으로 모여 있을 때 의미와 가치가 크다. 미로 같은 골목을 끼고 오래된 공동체의 삶의 흔적이 녹아든 세월을 품은 조붓한 골목길이 주는 정취와 시간의 켜가 없다면 관사촌이 갖는 의미와 상징은 퇴색할 수밖에 없다. 

    소제동 철도관사촌 보존 움직임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감이 있으나 지금이라도 가장 좋은 방안은 대전시가 단안을 내리는 것이다. 

    영화세트장 주택전시장과 다름없는 ‘이전 복원’에 방점 찍는 대전시  

    대전시가 진정으로 보존 의지가 있다면 전부 다는 아니어도 ‘관사촌’이라는 명칭에 걸맞는 존치안을 세워야 한다. 다만 몇 채라도 골목길과 함께 원형을 보존해 세월의 켜가 쌓인 골목길이 품고 있는 사람들의 온기와 이야기를 담아내도록 해야 한다.

    선별해 이전 복원하는 것은 ‘관사촌’의 복원이 아니라 일제강점기의 주거양식을 보여주는 전시장이 될 뿐이다. SNS에 올리기 좋은, 사진찍기 좋은 이색적 카페, 레스토랑 등 상업적 시설만 오글오글 모여 있는 ‘힙플레이스’는 유통기한이 끝나면 쇠락하기 마련이다. 

    도시재생이라는 외피를 내세워 화보 촬영장이나 영화세트장 같은 상업화가 한 도시의 근대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문화정책이 될 수는 없다. 투기 자본에 휘둘리며 부동산 광풍을 부른 박제화된 관광상품화 역시 진정한 의미의 도시재생은 아니다. 

    산업은행 대전지점도 지키지 못한 대전시, 재개발조합 29일 철거 여부 결정

    소제동 관사촌과 관련해 두고두고 아쉬운 점은 대전시의 근대문화유산을 대하고 다루는 인식과 정책 부재다. 근대건축물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구)산업은행 대전지점도 지키지 못한 대전시다. 

    오는 29일 열리는 ‘삼성4구역 재정비촉진계획(변경) 결정을 위한 2차 재정비심의위원회’에서 소제동 철도관사촌 재개발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내려질 예정이다. 철거든, 존치든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만만치 않은 후폭풍과 후유증이 예상된다. 

    일찍이 학계와 문화예술계가 주목할 때는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이제껏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대전시다. 따라서 그 어떤 후폭풍과 후유증도 그동안 근대문화유산과 관련해 안이하고 무감각하게 대처해온 대전시가 책임지고 감당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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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내거주 2020-10-26 11:25:50
    편집위원 김선미님이 관사촌을 문화재라 논하는것은 문제가 안되겠지만,
    직접 거주하는 관내주민은 주변에 폐가와 무너져가는 집들 사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연약한 환경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주민들을 생각하며 글을 올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곳에서 몇칠 살아보길 권합니다.
    편집위원님. 저녁되면 무섭고, 시궁창 냄새나는 관사촌 2~3곳 있는 판자집 동네 살려볼려고 노력하진 않을겁니다.

    아파트 2020-10-26 08:00:47
    아파트는 다른곳에 지어도 되지 않나요? 아파트 투기꾼들이 몰릴 거 같은데요

    시민 2020-10-26 06:42:48
    서울의 투기꾼과 도시가스공급업체는 일종의 부동산투기꾼으로 서울익선동 재개발을 망치고 수익만 챙기고 내려온 익선다다가 노후주택과흉물로 남은 철도관사를 리모델링하여 관사를 살린다고 여기도 재개발반대를 일삼은 투기꾼은 재개발이무산될경우 수익을 챙기고 떠날사람들이다
    여기는 저녁늧게 와보면 알듯이 겉으로는 뭘 살린다고 하지만 밤이면 으슥하고 무서워서 살수없는 동네로 전략되어 하루빨리 모든 건축물을 철거하여 새로운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자세히 알려면 한쪽만 듣지말고 양쪽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빠른 시일내 철거하여 재개발을 추진하라

    제발 2020-10-25 21:08:51
    소제동 철도관사는 지킵시다!
    대전시는 제발 다른 지자체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어요!
    우리 대전의 아이들에게 물려줍시다!

    ㅋㅋㅋ 2020-10-25 20:09:39
    그 자리에 아파트는 좀 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