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우의 환경이야기] 청주충북환경연합, 단체 이름이 왜 이래?
    [염우의 환경이야기] 청주충북환경연합, 단체 이름이 왜 이래?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0.10.3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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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꿈환경재단
    2008년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한반도운하 백지화를 위한 생명의강 순례를 진행했다.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인류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는 이제 전문가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고 이겨내야 할 문제다. 이에 굿모닝충청은 충북 환경운동의 역사로 불리는 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로부터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지역에서 진행돼온 환경운동의 현실과 앞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 등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단체를 조직하고 운영하는데 있어 명칭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명칭에는 단체를 결성하게 된 취지나 단체가 지향하는 활동의 목적이 잘 반영되어야 한다. 활동의 공간적 범위를 표현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부르기에 좋아야 한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좋다. 임원 구성, 예산이나 사업계획 수립은 논의를 통해 합의안을 마련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은데, 명칭에 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늘어놓고 격론을 벌이다 결국 다수결로 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시민운동을 펼치는 여러 집단의 집합체이다. ‘환경’과 ‘운동’과 ‘연합’의 복합어인 셈이다. 1993년 8개의 환경단체가 통합하여 만들어졌다. 대중적 참여를 독려하기 위하여 ‘운동’을 생략해서 쓰기도 한다. 환경연합의 지역조직은 앞에 ‘지역’을 덧붙여 쓴다. 서울환경연합, 전주환경연합 같은 방식이다.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충북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민·관·학 협력기구이다. 녹색청주협의회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녹색’으로 대체하여 사용한 경우다. 풀꿈환경재단은 생태사회를 지향하며 환경 보전을 위한 참여·협력 활동을 펼치는 비영리 법인이다. 대안적 생태사회에 대한 지향을 ‘풀꿈’이라 표현했다. 내가 관여했던 단체 중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명칭은 ‘청주충북환경연합’이다. 청주도, 충북도, 충북청주도 아니고 왜 하필이면 ‘청주충북’이란 말인가? 나름대로 사연은 있다.

    2004년 말, 충북환경연합과 청주환경연합은 그야말로 만신창이 상태가 되었다. 10개월 간 지속된 외유의 결과였다. 당시 원흥이마을 두꺼비서식지보전활동은 우리고장의 최대 환경현안이었으며 환경운동의 상징적 사안으로 부각되어 버렸다. 대응의 중심에 있었던 우리 단체는 실무활동가는 물론 임원, 회원, 주변 인물들까지 총력을 집중하여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 핵심활동가들은 그 기간 내내 천막생활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실상 다른 활동은 유보한 채 당면 현안에 올인 한 셈이었다. 상생의 합의안이 도출되며 모두가 승전보를 울리며 축배를 나눴지만, 수습할 일이 산더미로 쌓여있었다. 일상으로 돌아온 사무실은 낯설었고, 연초에 계획했던 많은 일들을 대부분 포기해야 했다. 다행히도 과정을 지켜본 대다수의 회원들이 응원하며 묵묵히 버텨주고 있었다. ‘우후죽순 터져 나오는 환경현안에 하나하나 대응하는 방식만으로는 환경운동을 성공적으로 풀어가기 어렵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첫째, 시민들의 생각을 바꾸고 시민들을 환경지킴이로 세워야 한다. 둘째, 도시와 지역의 발전 전략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 셋째, 우리단체의 방만한 운영체계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시민들의 생각을 바꾸려면 환경교육, 체험학습, 생활실천 등 교육문화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다양한 시민참여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 최적화된 시설과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다. 그래서 ‘시민환경센터’ 조성사업을 본격화 하였다. 명사들의 재능기부를 받아 모금사업으로 추진한 부채전시회, 100개의 초록벽돌쌓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흐름들이 청주국제에코콤프렉스 운영으로 이어졌다. 지역과 도시의 발전 전략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책과 계획에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사회의 발전 방향을 지속가능한 녹색사회로 설정하고 있다면 환경현안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그러한 여건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문제제기 수준의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양보하고 제안하고 설득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2005년 청주시 도시생태현황도 구축사업에 깊이 결합하였다. 청주시 도시기본계획 수립에도 부분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녹색수도 정책을 제안하며 녹색청주만들기 민·관 협력활동을 본격화 하였다. 하지만 2005년, 2006년 우리단체가 가장 시급하고 절박하게 진행한 일은 조직 정비 작업이었다.

    1995년 푸른청주시민모임이 결성됐고, 이듬해인 1996년 청주환경연합으로 전환되었다. 충주에서는 1994년 충주환경연합이 창립되어 활동하고 있었다. 1998년 제천환경연합이 만들어졌다. 청주, 충주, 제천 등 세군데 시 지역에 환경연합이 만들어지자 충청북도 차원의 연대협력활동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1998년 충북환경연합이 만들어졌다. 충북환경연합은 환경연합의 지역조직과는 위상이 다른 광역협의회였다. 옥천환경사랑모임 까지 4개 단체의 네트워크로 시작하였다. 2000년 부설 전문기관으로 충북환경연구소를 만들었고 2001년 사안조직 성격의 충북백두대간보전회를 만들었다. 2003년 첫 지부조직인 영동지부를, 2006년 환경교육센터‘초록별’을 결성하였다. 이제 충북환경연합은 충북 전역의 환경 현안에 대응하며 8개 단위조직을 포괄하는 방대한 조직으로 성장했다. 백두대간 보전, 대청호 및 금강유역 물환경 보전, 음성 금광개발 대응, 충청북도 밀레니엄타운조성사업 대응, 달천댐 건설 대응 등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대응은 충북환경연합의 몫으로 돌아왔다.

    양적인 빠른 성장은 질적인 부실을 초래하기도 한다. 게다가 태생적 한계를 지닌 조직이었다. 내부 규정 상 충북환경연합은 회원과 회비를 둘 수 없었다. 현안 대응에는 민첩했지만 부실한 재정구조로 허덕였다.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청주환경연합은 조직운영과 회원사업에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현안 대응에 있어서는 둔감해졌다. 조직이 분화되고 운영이 방만해지자 조직정비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결국 원흥이운동 이후 사달이 난 것이다. 그 동안의 경험과 노하우, 사회적 관계망을 총동원하여 대응했고 지역의 환경운동사에 빛나는 성과를 내며 마무리했지만 정작 조직 자체는 멍들고 부러져 쓰러지기 직전이 되었다. 청주환경연합과 충북환경연합은 2006년에 조직 통합과 개편을 위한 비상적 체계로 돌입했다. 그리고 2007년 3월 27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으로 다시 창립하였다. 

    2007년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재창립했다.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2007년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재창립했다.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이름이 뭐 그래? 명칭을 둘러싼 논란도 본격화되었다. 청주와 충북 두 조직을 통합하였으니 편의상 청주·충북으로 정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충북’으로 하자면 제천환경연합과 충주환경연합도 통합해야 한다. ‘청주’로 쓰면 활동범위가 지나치게 축소된다. ‘충북청주’로 하게 되면 그냥 주소를 이어 쓴 느낌에 불과하다. 청주를 중심으로 충북 내 상당한 범위(중남부지역, 금강유역권)를 활동영역으로 삼는 조직에 걸맞는 명칭이 필요했다. 그래서 청주충북이라는 특이한 작명이 이루어졌다. 환경연합은 지역조직의 명칭에 대하여 중앙조직의 승인 절차를 거친다. 조직위원회 내 논란이 꽤 오래 지속되었다. 결국 지역조직의 결정 사항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승인되었다. 명칭과 관련한 놀림(논란)은 내가 청주충북환경연합 실무활동가로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도 계속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논란과 달리, 새롭게 정비된 청주충북환경연합의 활동은 눈부셨다. 2008년 한반도운하 반대운동에 있어서, 다른 지역은 강에서 싸울 때 백두대간을 오르며 저항했다. 한반도운하 연결구간인 백두대간 현장에 대한 탐방안내를 통해 물줄기가 산줄기를 넘을 수 없다는 진리를 확인시켜 주었다. 환경연합이 회계사고로 힘겨워 했던 2009년에 청주충북환경연합은 500플러스 회원확대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펼치며 환경단체의 생존가능성을 입증하였다. 실제로 두 달 동안 561명의 회원을 확대했고 회비에 자립적 재정구조를 확립하였다. 두 세 개의 단체를 새롭게 결성한 것이나 다름없는 성과였다. 2010년 이후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녹색청주만들기 협력활동을 주도적으로 전개하였으며, 충북생명평화회의를 구성하여 4대강사업 전면 재검토활동을 강력히 펼쳤다. 보은과 진천에도 새롭게 지부조직이 만들어졌다.

    2013년에 나는 단체 활동 17년 만에 처음으로 휴식년을 갖게 되었다. 이 기간에 오랫동안 미뤄왔던 석사논문을 마쳤다. 주제는 ‘충북지역 환경갈등의 특징과 경향 분석’이다. 이슈메이커 혹은 갈등유발자로 지내온 기간을 결산하고 협력코디네이터라는 새로운 활동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4년 복귀한 뒤 풀꿈환경재단을 창립하였고, 2015년 초 청주충북환경연합 실무활동을 그만두었다. 비록 이름은 좀 특이 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체계를 갖춘 튼실한 조직을 인계했다는 것이 나름의 긍지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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