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비판한 검사를 겨냥해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면 좋다”라고 다소 비꼬는듯한 글을 SNS에 올리자, 일부 검사들이 “나도 커밍아웃에 동참한다”며 항의성 댓글을 다는 등 작은 소음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30일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세종 26년 최만리 등이 '갑자상소'를 통해 세종대왕의 한글반포를 반대하는 반란을 일으킨 것에 빗대 추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란’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세종대왕은 1443년(세종 25년) 12월 3일에 발성 기관과 발성력의 강약을 기반으로 한 알파벳인 한글을 창제하였고, 시험 실시기간을 거쳐 이를 반포하고자 했다”며 “그런데 집현전 부제학이었던 최만리를 비롯 신석조, 하위지, 정창손 등 7명의 학자들이 갑자기 시험실시와 반포를 반대하고 나서 세종대왕과 대 토론이 벌어졌다”고 세종실록 103권에 적힌 사실을 근거로 떠올렸다.
“토론 내용이 실록에 그대로 실려있어서 반대의 이유와 세종대왕의 굳은 의지를 잘 알 수 있는 것이 '갑자상소' 부분이다. 특히 놀라운 부분은 세종대왕이 '백성들이 알지도 못하는 죄로 처벌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서양 근대형사법의 대원칙이기도 한 '죄형법정주의'의 실질적 실행을 목적으로 한글을 창조한 점이 잘 나타난 대목이다.”
이어 “반면 학자들의 반대 이유는 누가 봐도 백성의 각성으로 인해 자신들의 지위에 혼란이 올 것을 우려한 점을 감추고 갖은 핑계를 댄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글 창제 자체는 훌륭한 업적이나(자기들이 연구했으니까 ㅋ) 너무 시급한 개혁이고, 문자가 한자와 한글로 중복되면 혼란을 키우며, 중국의 화를 돋우게 되고, 흉년이라 시기가 안 좋으며, 다른 일도 많은데 굳이 이게 시급하지 않다.”
개혁을 마뜩해 하지 않는 당시 학자들의 수구적 태도를 언급한 것이다.
그는 “최근 임명직 국가공무원들이, 검찰개혁에 잿밥을 뿌리는 커밍아웃이 유행이라는 소식이 있다”며 “왜 전국민이 검찰개혁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적 결사에 183석을 몰아주었는지에 대한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검사 출신 민정수석 아래에서 다스 실소유주가 누구였는지에 대해 굳게 침묵하고, 임은정 부장검사님이 실질적 인권국가 실현을 위해 직을 걸고 무죄를 구형한 후 징계를 받았을 때 좋아하고 비웃던 풍경에 비하면 아이구야...열사 났네 싶다”라고 꼬집었다.
“어떠한 개혁이든 기득권은 강한 반발을 하게 되어 있다. 현재 커밍아웃 사태의 문제점은, 헌법상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지위를 갖는 공직자로서 국가권한의 가장 무거운 측면인 형사처벌권 일부를 행사하는 사람들이, 국민이 아니라 자신과 자신이 속한 라인의 전관예우적 이해관계를 위한 봉사자로서 활약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시각을, 마치 천부검권 침해라도 되는 양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는 이런 사태를 보면서 현직 검사이면서도 걱정은커녕, 오히려 이를 즐기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자신이 이처럼 태연자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세종대왕 못지 않은 강단과 실력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공직자로 선출하고, 그 분들이 그 못지않은 강단과 실력을 가지신 분을 장관으로 임명하신 상태라 해남 고구마에 오뚜기 마요네즈 찍어먹으면서 관전하고 있다. ㅋ.”
그리고는 “막말 학자는 가두고 직을 박탈한 후 할 일 다 하셨습니다. ㅋ.”라고 최근 수사지휘권을 박탈 당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뼈 있는 한마디를 내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