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술래] 치매노인관리시스템 정부 차원의 보완 절실
[건강술래] 치매노인관리시스템 정부 차원의 보완 절실
  • 김수미 기자
  • 승인 2020.11.0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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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현(정신과전문의) 청주 예미담요양병원 대표원장
오종현(정신과전문의) 청주 예미담요양병원 대표원장

[오종현 청주 예미담요양병원 대표원장] 최근 한국사회에 처한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현상이다. UN의 정의에 따르면 현재 한국 사회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6% 정도로 고령사회에 속해 이 같은 속도로 고령화가 지속된다면 2022년에는 노인 인구의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이러한 인구 고령화 현상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산업‧경제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으며 나아가 도덕적‧윤리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윤리‧도덕적 관점인 효사상은 시대에 맞춰 변화하지 못하고 전통적인 개념 그대로 우리의 무의식에 자리를 잡고 부모세대를 직접 집에서 봉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죄책감을 유발하고 있다.

나를 키워주시던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길과 품, 여러 기억들을 돌이켜 보면 ‘나’라는 사람이 온전한 ‘나’로서 존재하게 바탕을 만들어 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과 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부모님이 나이 들어 병을 얻고 치매에 걸려 마치 내가 어린 시절 홀로 독립적으로 살수 없었을 때 부모님이 나를 돌봐 주신 것처럼 부모를 돌보는 것이 마땅한 도리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인구구조로서는 이런 관점을 조금 더 넓은 시야에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더 이상 자기 부모는 자기가 알아서 책임질 수 없는 현실에 직면에 있다. 그러기에 노인인구 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젊은이들의 비율이 또한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치매환자들은 그 가족들이 온전히 책임지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치매는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바탕인 ‘기억’을 잊어버리는 병이고 이것이 심해져 인격마저 손상이 되고 더 심해지면 인간의 존엄마저 없어져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병이다. 개인이, 혹은 한 가족이 온전히 책임지기에는 그 책임이 너무나 무겁다.

치매의 관리는 예방과 치료라는 두 가지 측면이 모두 중요하다.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완전한 대응체계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최근 정부 정책 방향을 보면 치료 보다 예방에 더 집중하고 있는 인상을 준다. 물론 치매의 예방은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원인조차 완벽히 규명되지 못한 상황에서 예방에만 힘쓰는 것은 사회 경제적 비용이 덜 드는 쉬운 길로만 가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미 우리 주위에는 너무 많은 치매환자들이 있고 제대로 된 관리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현재 우리사회의 치매 노인 관리 시스템은 장기요양보험에서 요양보호사 파견, 주간보호센터, 요양원 입소와 같은 서비스, 보건소와 치매안심센터를 통한 사전 스크리닝과 예방사업, 그리고 요양병원, 의원과 같은 병원 서비스로 이뤄져 있다. 보건소와 치매 안심센터가 예방사업을 주로 한다고 하면 장기요양보험 서비스와 병의원 서비스가 치매 노인관리 시스템의 전부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이러한 서비스의 연계가 너무나도 부족하며 비용문제로 관리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도 많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하고 있는 서비스들을 치매의 경중에 따라 치매 전문가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판단에 따라 좀 더 유연하게 연계할 수 있다면 훨씬 더 단단한 관리시스템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또 현재 보건소나 치매 안심센터에서 실시하는 직접적인 진료 서비스를 줄이고 사각지대에 놓인 치매 환자들을 직접 찾아가 현재의 시스템에 연계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문케어’라 이야기하는 전면적인 비급여의 급여화를 중단해 비필수적 의료에 낭비되는 비용을 행동 증상이 심한 치매 환자의 입원비용으로 바꿔 현실화해야 한다. 인력의 문제는 어떠한가. 이미 요양보호사는 법적으로 정해진 수준만큼만 고용되고 이마저도 최저임금에 계약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니 항상 요양보호사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국가적으로 자원이 더 투입되지 않으면 열악한 현실이 개선될 여지는 요원하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향후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늘어나는 노인과 치매환자에 대한 관리에 실패한다면 우리 사회에 현실적‧심적 부담으로, 만성적인 사회 문제로, 우리 사회의 활력을 꺼뜨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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