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시론》 '가카' 3번째 배웅 기념: 다시보는 BBK와 검찰수사
《김두일 시론》 '가카' 3번째 배웅 기념: 다시보는 BBK와 검찰수사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11.02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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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칼럼니스트는 2일 '이명박 BBK 사건'과 관련,
〈김두일 칼럼니스트는 2일 '이명박 BBK 사건'과 관련, "2008년 정호영 특검팀에는 윤석열 검사도 있었고, 그가 지난해 국감에서 'MB 시절이 가장 쿨했다'는 이야기는 그의 본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타파/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김두일 시론》 '가카' 3번째 배웅 기념: 다시보는 BBK와 검찰수사

-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한중 IP 전문가, '검찰개혁과 조국대전'의 작가)

1.
2008년도 대선의 가장 큰 화두였던 BBK는 막연하게 "주가조작 및 횡령사건에 이명박이 연루 되었는가"에 대한 공방인데, 의외로 지금까지 그 내용을 정확하게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나꼼수가 아니었다면 그나마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오늘은 '가카'를 3번째로 배웅하는 날이니, 그 기념으로 BBK 사건에 대한 간략한 복습, 그리고 당시 수사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4번째 '가카' 배웅은 17년 후에 하면 좋겠다.

2.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코링크PE, 라임, 옵티머스 같은 형태의 투자회사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만들어졌는데, 그 회사들 이름이 'BBK, LKe뱅크, e뱅크증권' 등이다. 모두 같은 회사라고 보면 된다. 3회사 모두 이명박 가족이 소유한 영포빌딩의 같은 층에 있었다. 심지어 직원들도 비슷하다.

당시 이명박이 가지고 다니던 명함에도 이 3개의 회사 이름이 동시에 들어가 있었고, 직급은 '회장/대표이사'라고 되어 있었다. 물론 검찰과 특검에서는 이를 모른체 했다.

나경원의 ‘주어가 없다’는 희대의 개드립이 나오게 된 광운대 동영상 뿐만 아니라, 〈중앙일보〉〈동아일보〉 등에 이명박이 인터넷 금융회사를 설립했다는 기사들은 많다. 이명박의 그 활발한 홍보활동 덕분에 BBK에는 삼성생명(100억), 심텍(50억), 오리엔스(22억) 등이 LP로 참여했다.

3.
하지만 BBK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주주는 다스(DAS)였다.

지금은 2조 이상의 매출을 내는 거대 회사이지만, 다스가 BBK에 투자할 당시 순자산은 127억원 수준의 중소기업이었다. 그런데 다스는 무려 190억원이나 투자를 했다. 회사자산의 1.5배 되는 투자를 왜 한 것일까?

20대 후반의 한국말도 어눌한 청년이 “이명박이 보내서 왔다”는 말 한마디에 20분만에 120억원을 내줬다. 이 상황에서 이명박과 다스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주장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일련의 상황에서 나경원은 “주어가 없다”는 개드립을 남겼지만, 김어준은 위대한 캠페인을 시작했고, 그 덕분에 '가카'는 감옥에 갔다.

“다스는 누구의 것입니까?”

4.
그렇다면 왜 '가카'는 다스를 차명으로 소유해야 했을까? 여기에는 결정적 사연이 있다. 바로 도곡동 땅 때문이다.

도곡동 땅은 1985년 이명박의 형 이상은과 처남 김재정이 현대건설로부터 15억6천만원에 매입했다. 그리고 1995년 포스코개발(현 포스코건설)에 263억에 매각했다. 10년 만에 15배를 남겨 먹은 것이다. 다스의 지분도 표면적으로는 90% 이상 이상은과 김재정이 소유하고 있다.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 이명박이었다. 횡령, 배임 등에서 피하기 위해 이명박은 어쩔 수 없이 가족명의로 땅을 산 것이다. 그 매각대금의 일부가 다스의 전신은 ‘대부기공’을 사들이는데 들어갔다.

5.
도곡동 땅이 이명박이 소유자라는 사실은 2007년 국세청에서 포스코에 대한 세무조사를 할 때 안원구 전 청장이 금고 안 문서에서 관련한 문서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니까 이명박은 본인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 회사 땅을 가족을 통해 획득해서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으면서, 그 돈으로 지금의 다스를 만들었고, 회사 자산보다 많은 돈을 BBK로 넣은 것이다.

당시 다스에서는 120억원의 출처를 알 수 없는 비자금이 발견되었는데, 그 돈이 이명박의 도곡동 땅의 매각대금이라고 보는 것은 매우 합당한 추론이다.

특검은 이 120억원의 비자금을 경리 여직원의 단독 횡령으로 결론냈다. 웃기는 것은 그 경리 여직원은 다스에서 고소도 안 했고, 심지어 이후에도 계속 다스에서 근무했으며, 특검도 기소하지 않았다.

6.
BBK의 실제소유주가 이명박이라는 이면계약서(의결권이 이명박에게 있다는 BBK 정관이 포함된 계약서)를 김경준이 공개했다. 사실 이명박이 가지고 다니던 명함, 언론인터뷰, 강연 영상보다 이 이면계약서는 결정적 증거에 해당한다.

그런데 당시 이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최재경은 이 결정적 증거를 “그건 위조된 서류다”라는 이명박의 주장을 받아 주었다. 원본 종이의 재질과 글꼴, 도장 사용 경위를 종합한 결과 위조한 것이라는 주장인데, 물론 어떤 과학적 근거도 없다. 최재경은 "이명박은 무혐의"라고 발표했다.

최재경은 이후 중수부장이 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검찰 내에서 가장 강력한 자리까지 올라간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시절 민정수석을 잠시 했었다. 그의 전임자는 우병우였다.

7.
하지만 국민들은 '이명박 BBK 의혹'에 대한 검찰발표를 신뢰하지 않았다. 그래서 특검을 했다. 판사출신 정호영이 특별검사로 임명되었는데, 결론적으로 그도 이명박에게 완벽한 면죄부를 부여하는 수사를 했다.

특검은 다스의 회계장부를 획득하고도 그것을 피의자에게 돌려주고, 심지어 증거인멸에 대한 조언까지 했다. 또한 다스의 비자금 120억원도 발견하고도 모른 척 했다. 경리 여직원의 횡령으로 결론을 내리고도 특검법상의 수사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불기소로 신속하게 마무리 했다.

결정적으로 이 모든 의혹의 중심이자 수사대상인 이명박에 대해서는 삼청각에서 한가하게 꼬리곰탕을 먹으면서 2시간 담소를 나누고 마무리 했다.

8.
결국 최재경 특수부장과 정호영 특검의 면죄부는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알다시피 4대강과 자원외교를 통해 나라의 곶간을 털어 먹었고, 미디어법을 통과시켜 종편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 언론의 지형을 심하게 망가뜨렸으며, 노무현-한명숙 등에 대한 정치 보복을 단행했다.

이는 모두 권력자에 부역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법비들'의 욕망 탓이다.

참, 당시 정호영 특검팀에는 윤석열 검사도 있었다. 그가 작년 국감에서 "MB 시절이 가장 쿨했다"는 이야기는 그의 본심이라고 생각한다.

9.
생각해보면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까지 2연타로 탐욕스럽고, 무능한 지도자들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등극한 대한민국은 진정한 위기의 시절이었다.

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불의에 저항하고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새로운 민주개혁진영의 정권을 만들어 낸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이다. 그 시민들의 힘이 아니었다면 작금의 대한민국은 대단히 우울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10.
하지만 자신들의 선배들이 법과 질서를 무시한 면죄부 탓에 나라가 흔들렸는데, 어떤 검사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기득권을 빼앗겨 가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그래봐야 자신들만 볼 수 있는 검찰 커뮤니티(이프레스)에서 한가하게 댓글이나 달고 있는 수준이지만 말이다. 나는 추미애 장관이 이런 부분들까지 검찰 인사에 반영했으면 좋겠다. 나가고 싶은 검사들은 내 보내자.

BBK 수사는 대한민국의 흑역사를 시작하도록 만들었고, 이는 결정적인 검찰의 책임이다. 이명박의 3심 재판 결과까지 나온 현 시점에 선배들의 잘못을 성찰하는 검사들이 조금이라도 있기를 바란다. 안 그러면 정말 우울할 것 같다.

다른 이야기지만, 동양대 표창장 수사와 기소, 그리고 재판은 BBK와는 다른 의미에서 검찰에게는 대단히 부끄러운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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