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사진 채원상 기자, 글 윤현주 작가] 공주시 정안면 월산리에는 공주시 최고령 밤나무가 있다.
110년 수령의 이 밤나무의 생(生)은 평탄치 않았다.
1958년 무렵부터 전국적으로 밤나무 혹벌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한국의 재래종 밤나무는 전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피해가 컸다.
하지만 월산리 밤나무는 살아남아 한동안 마을의 유일한 밤 공급원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덧 크기가 12m, 둘레가 2.9m에 달할 만큼 자라났다.
월산리 밤나무는 공주지역 밤 재배 역사를 담고 있다.
사람들이 밤을 먹기 시작한 건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낙랑고분에서 발굴된 옻칠한 상자에서 잿불에 밤을 구워 먹은 흔적이 발견되었고, 삼국시대 이후 문헌에도 밤을 이용했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공주 지역에서 밤 재배가 이뤄진 것 또한 약 20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진나라 때 편찬된 「삼국지」에는 ‘마한에서 굵기가 배만 한 밤이 난다’는 기록되어 있으며, 송나라의 후한서(後漢書)에는 ‘마한사람들은 농사를 짓고 누에를 치며 길쌈을 하고 큰 밤을 생산하고 있는데 크기가 배만 하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 세종지리지’에도 ‘공주지역이 밤나무 심기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공주지역에 밤이 잘 자라는 이유는 밤나무가 자라는데 적합한 토질과 기후를 가졌기 때문이다.
밤나무는 깨끗한 공기와 물, 토양, 일교차가 큰 산지와 고랭지에서 잘 자란다.
공주는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지역이다.
밤 생산으로 얻는 경제효과 또한 높다.
그래서 공주시는 소비자 수요에 부합하는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 생산해 내고 있으며 밤을 테마로 한 축제도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건 여전히 공주 재래밤의 상징이라 일컫는 월산리 밤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경제적 효과를 떠나서 재래 밤 한 알에 스며있는 역사적, 사회적 의미가 큰 만큼 문화적 가치를 높여 나가는 방법이 모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공주시 최고령 밤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한 이유가 될 테고, 더 나아가 공주 밤의 명성을 드높이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