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알려주는 생활법률] “파혼했는데”…혼수계약금 돌려받나?
[변호사가 알려주는 생활법률] “파혼했는데”…혼수계약금 돌려받나?
김성준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 김수미 기자
  • 승인 2020.11.06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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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결혼을 앞두고 직장생활로 바쁜 자녀를 대신해 혼수 준비를 하던 어머니 A씨는 가구단지 한 매장에서 고가의 가구를 구매하는 조건으로 계약금 10만 원을 걸어 놓았다. 당시 매장 직원이 “귀한 물건이니 다른 사람이 사 가기 전에 맡아두는 것이 좋다”며 “계약금을 걸어두라”고 종용하자 A씨는 자녀의 결혼 날짜가 임박해 일단 계약금을 걸어두고 돌아왔다. 그러나 얼마 뒤 자녀의 파혼으로 혼수가 필요 없어진 A씨가 해당 매장에 계약금 환불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고 말았다. A씨는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김성준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김성준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A=점주나 직원이 매장을 방문한 손님을 상대로 물건이 조만간 다 팔려나갈 것 같으니 일단 계약금부터 걸어 놓으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 미리 계약금 반환에 관해 약정해 놓았다면 다행이지만 A씨처럼 당장 물건을 확보해 두고 싶은 마음에 덜컥 계약금만 주고 온 경우라면 뒤늦게 변심을 이유로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계약금이란 계약의 성립과 동시에 또는 그 무렵에 교부되는 돈을 말하는데, 기본적으로 당사자 사이에 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알려주는 증약금의 성질을 가지고 경우에 따라 해약금이나 위약금의 성질도 가지게 된다.

그러나 A씨가 지급한 10만 원은 일반적인 계약금과는 성격이 약간 달라 보이는데, A씨가 10만 원을 지급하였을 당시의 의사는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매대금의 일부로서 계약금을 지급한 것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보다 먼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받기 위한 방편으로 일단 10만 원을 지급해 놓은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를 보통 ‘가계약금’이라 부르고 일반적인 거래관행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그 법률상 의미와 구속력의 정도에 관하여 명료하게 법리가 정립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굳이 법리를 따지기 전에 매도인인 가구매장과 매수인인 A씨의 입장을 아울러 살펴본다면 A씨로부터 가계약금을 지급받은 가구매장은 A씨가 본계약 체결을 요구하면 이를 거절할 수 없고, A씨가 뒤늦게 매매계약의 체결을 포기하려 한다면 가계약금의 반환 역시 포기하는 것이 이치에 맞아 보인다. 

가계약금의 성격에 관하여 설시하고 있는 일부 판례를 살펴보더라도 매도인은 매수인의 본계약 체결요구에 구속되고, 매수인은 일방적인 매매계약 체결요구권을 가지는 대신 매도인이 부담하는 법률적인 지위의 불안정성에 대한 보상의 의미로 매매계약의 체결을 포기할 때 가계약금의 반환 역시 포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매장 직원의 권유에 의해 10만 원을 지급한 A씨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겠으나, 계약에는 책임이 따르고 가계약금의 지급 역시 임시의 계약이더라도 계약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무작정 10만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세상일이 원칙대로만 돌아가라는 법은 없다. A씨가 가구매장에 찾아가 자녀의 갑작스런 파혼으로 본계약을 체결할 수 없게 된 억울한 사정을 잘 얘기한다면 매장에서 기꺼이 10만 원을 돌려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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