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산=김갑수 기자]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충남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불상(국보 제84호)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해서는 연구 성과 축적과 함께 타 지역 문화유산과 하나로 묶어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이왕기 위원장은 10일 오후 서산시민회관에서 진행된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세미나(동아시아 불교문화교류와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에서 '백제 마애불의 세계유산 등재전략'을 주제로 발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서산시 주최,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주관으로 열렸으며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먼저 ▲세계문화유산의 정의와 체계 ▲세계유산 등재에 제기되는 문제 ▲유산의 가치규명 ▲유산의 보존관리 등을 살펴본 뒤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대상이 다양해지고 있다. 기념물 중심의 단독유산보다는 여러 유사한 유산을 하나로 묶어 연속유산으로 신청하며, 무형적인 내용을 포함시켜 문화 다양성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며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경향에 따라 자연과 문화를 통합해 보려는 시각, 즉 문화경관에 대한 가치를 의미 있게 보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등재 대상에 기층 문화유산이 포함되기도 하며, 여러 국가에 걸쳐 있거나 다른 국가와의 분쟁 또는 역사왜곡과 관련된 유산도 있다. 현대적인 산업시설이나 기념적인 건축물까지 등재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와 같은 경향을 볼 때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불상은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할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또 “우리가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은 대상 유산에 대한 많은 연구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 근거를 찾을 수 없어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것과, ‘최대한 노력해 본 결과 알 수 없다’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유산에 대한 이해를 게을리 해서는 올바른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이를 단일 문화유산으로 등재신청을 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혹 이와 유사한 문화유산이 다른 지역에라도 존재하고 있어 이를 하나로 묶어 연속유산으로 신청한다면 좀 더 설득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유사한 여러 유산을 하나로 묶는다면 6~7세기 지역 불교예술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찾아내기가 더욱 명확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계속해서 이 위원장은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제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 보존·관리는 더욱 중요한 과제”라며 “어려운 과정이지만 지역주민과 행정, 전문가들이 합심하고 노력할 때 과제는 어렵지 않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에 이어 ▲국립중앙박물관 박경은 학예연구사 ‘고대 동아시아의 문화교류와 백제의 불교공예품’ ▲동아대하교 정은우 교수 ‘한국 고대의 마애불-서산 매아불을 중심으로’ ▲국립부여박물관 김지호 학예연구사 ‘백제 불교미술의 일본전파’ 등 주제발제가 이어졌다.
맹정호 시장은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은 고대 중국-한국-일본 간 이뤄졌던 불교문화교류의 증거이자 한국 고대 미술의 걸작”이라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이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잇는 충남의 또 다른 세계유산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