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시론》 특수활동비는 윤석열의 주머니돈인가?
《김두일 시론》 특수활동비는 윤석열의 주머니돈인가?
  • 굿모닝충청
  • 승인 2020.11.10 18:1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두일 칼럼니스트는 10일
〈김두일 칼럼니스트는 10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2020년 특수활동비로 배정된 96억6700만원을 썼으나, 사용처는 본인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며 "‘윤석열의 주머니 쌈짓돈’이라는 평가가 그래서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유튜브 '열린공감TV' 캡처/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김두일 시론》 특수활동비는 윤석열의 주머니돈인가?

-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한중 IP 전문가, '검찰개혁과 조국대전'의 작가)

1.
증빙자료가 필요없고, 사용내역도 공개되지 않는 ‘검은예산’이 특수활동비(특활비)다. 물론 필요한 예산이다. 첩보, 안보, 외교, 경호를 다루는 부서에서는 업무의 특성상 필요하다. 실제 정부기관에서 가장 많은 특활비를 사용하는 기관은 국정원이다. 두번째는 국방부...

수사를 다루는 검찰과 경찰의 경우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제한적이어야 한다. 불가피한 기밀수사에만 특활비가 지급되는 것이 맞다. 기밀수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도 정상적인 상황은 아닌 것이기에 어지간한 수사에 들어가는 비용은 공식적인 ‘수사비’로 처리하면 된다.

2.
과거에 기업에서는 ‘기밀비’라는 것이 있었다. 접대비 중에서 20%는 영수증 증빙없이 사용 가능한 것이다. 박정희 시대 법인세법 시행령을 근거로 인정된 것인데, 사실 주 용도는 ‘상납’이다. 이게 81년도 대법원 판결에 의해 법에 맞지 않는 시행령이라고 하자, 전두환이 국회에서 바로 법을 고쳐서 공식적으로 '기밀비'를 인정하고 계속해서 '상납' 받았다.

‘5공 청문회’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당시 정주영 현대 회장이 나와 수시로 전두환 신군부에게 불려가서 “달라는 대로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 정주영은 그때 당한 것이 억울해서 정당을 만들어서 정치를 하기도 했다.

3.
따져보면, 정부의 특활비도 일정 부분 기업의 기밀비와 유사한 목적으로 사용된 것 같다. ‘상납’을 위한 예산이라는 측면 말이다. 이 상납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먹은 것으로 최근까지도 이어진 일이다. 상납은 한번 존재하면 끊어지기 힘든 고리라는 것이다.

한편 기업의 기밀비는 김영삼 정부 시절 접대비를 10% 수준으로 축소하다 김대중 정부가 시작되면서 완전히 폐지되었다.

4.
그렇다면 검찰총장의 특활비는 왜 문제가 되는가?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수사에 사용하라는 취지에 무색하게 엉뚱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특활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려진 계기는 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던 이영렬 서울지검장은 우병우를 불구속기소로 마무리하고, 대표적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되던 법무부 안태근(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했던 그 검사 맞다) 검찰국장과 저녁 식사를 했다.

5.
그 식사자리에서 안태근은 서울지검의 간부들 6명에게 각각 100만~70만원이 든 봉투를 전달했고, 이영렬 지검장은 법무부 간부 2명에게 100만원이 든 봉투를 전달했다. 주고 받은 셈이다.

이 내용이 당시에는 안태근 입장에서는 우병우 연루의혹 무마에 대한 사후 뇌물의 가능성으로, 이영렬 입장에서는 인사청탁에 대한 뇌물의 가능성으로 감찰도 하고 수사도 했지만, 나는 본질은 이 돈봉투가 특활비라는 것이 밝혀진 이상 ‘횡령’이라고 생각한다.

6.
한때 김건희와 관계가 있어 윤석열 장모 최은순의 사건을 돌봐준 것으로 의심받는 양재택 전검사는 KBS 시사기획 〈창〉에서 자신은 “잘 모르는 최은순이 왜 미국에 있는 와이프에게 돈을 보냈는지 모르겠다”는 황당한 답변을 한다. 그러면서 그 돈을 매달 현금으로 나오는 “특활비로 갚았다”고 변명했다.

검찰의 특활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인터뷰라고 생각한다.

7.
검찰 특활비의 지급 방식도 상식에서 크게 벗어난다.

검찰총장이 특활비를 가져오라고 지시하면 대검 운영지원과에서 돈과 잔액이 적힌 쪽지를 비서에게 가져온다. 검찰총장은 돈을 받고 쪽지는 확인 후 파쇄한다. 운영지원과에서는 특활비가 언제 얼마가 나갔는지 알고 있을 뿐, 정작 사용처는 알 수 없다. 이는 오직 검찰총장만이 알고 있다.

2020년 검찰의 특수활동비로 배정된 96억6700만원이 ‘윤석열의 주머니 쌈짓돈’이라는 평가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그 돈을 윤석열이 썼고, 아무도 모른다.

8.
상기 이영렬, 양재택의 사례를 보면 특수활동비가 수사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체로 격려비의 형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경조사 혹은 회식비로 사용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엄연하게 법이 규정한 목적과 다르다.

검찰 내 '윤석열 라인'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은 돈은 (귀신도 부리니) 사람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 쓰는지 혼자만 아는 구조라면 내 말을 잘 들으면 돈을 주고, 잘 듣지 않으면 돈을 주지 않는 다는 것은 누구나 예측가능하다. 그리고 이 방식은 전형적인 조폭들의 '나와바리 관리' 방식이다.

9.
하지만 나는 이 문제도 결국은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미애 누나가 나섰기 때문이다.

조국 전 장관은 대검 사무국장으로 윤석열이 추천한 강진구가 아니라 복두규를 임명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과의 마찰이 있었지만 드물게 밀어 붙였다.

그리고 이 복두규 국장은 추미애 장관도 연임시켰다. 대검 사무국장은 전국 검찰청의 인사, 예산, 복무, 복지 지원과 더불어 수사비와 특활비도 관리하는 직책이다.

10.
복두규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검찰9급 수사관으로 시작해서 36년간 검찰에만 몸담은 꼬장꼬장한 사람이다. 하위직에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간 입지전적인 인물이라, 검사들과의 특별한 친분보다는 오직 일만 하는 캐릭터로 보인다.

적어도 조국이 임명하고 추미애가 연임시킨 사람이라면 그렇게 판단이 된다.

11.
조직을 관리하는데 가장 핵심은 인사와 예산이다. 추미애 장관은 이미 확실한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 최소한 윤석열의 확실한 수족들은 많이 인사조치 했다. 그리고 두번째로 예산에 대한 견제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국회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는데, 현 시점에서 특활비 감찰을 지시하고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하면 국회에서 문제를 삼게 된다. 국회는 행정부를 감시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어제 백혜련, 김용민 의원 등 법사위 의원들이 특활비 검증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12.
물론 어제의 검증실패는 계획된 실패다. 검찰과 국힘당이 발끈하자 추미애 장관은 법무부로 배정된 검찰의 특활비도 안 받고 안 썼다고 밝혔다. 이 누나는 진심 계획이 다 있었던 것이다.

반면 윤석열은 자기가 특활비를 언제 얼마를 어디에 썼는지 제대로 기억조차 못할 확률이 90%라고 생각한다. 그냥 기분 내키는대로 “야, 돈 가져와” 하고 온갖 기분과 생색을 내면서 나눠주었을 캐릭터가 윤석열이 아닐까 싶다. 조폭두목처럼 말이다.

13.
하지만 법무부 장관이 이를 문제 삼고, 국회 예결위 심의가 한창인 가운데 특활비의 용처가 문제가 되면 이것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예산에 반영할 명분이 없어진다. 현 상황은 추미애 장관과 법사위 의원들은 그 명분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팀 플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특활비 예산 전체를 날릴 수는 없다. 그러면 검찰의 반발은 심해지고, 통제가 더불가능해지니까…

14.
추미애 장관이 의도하는 것은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 특활비를 검찰총장이 주머니 쌈짓돈으로 사용하면서 조직을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법무부에서 절차에 따라 지급하는 형태로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 특활비라는 '검은 돈'의 느낌보다는, '수사 지원비'라는 공식적인 형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올 12월 예산편성에서 결정되면 윤석열은 인사권에 이어 돈줄도 완전히 틀어 막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차기 검찰총장도 이렇게 잡혀진 시스템에 따라 좀 더 민주적 통제를 할 수 있게 된다.

15.
이 모든 일은 4.15 총선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은 당장 윤석열을 자르지 않는다고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난하는데, 내가 보기에 정부와 여당은 계획대로 잘 하고 있다. 박정희, 전두환 식으로 권력을 남용하는 것은 괴물을 잡기 위한 또다른 괴물이 되는 것이다. 김영삼이 시원하게 하는 것 같았지만 의욕만 앞섰지 정책적으로는 대부분 실패를 한 것처럼, 눈앞의 사이다를 추구하는 정책은 문제가 생긴다.

16.
내가 문재인 정부와 현 더불어민주당을 신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모든 것은 원칙대로, 절차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루해도 그것이 정도이다.

나는 정부여당의 지지자로서 조급해 하지 않고 개혁정책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대통령과 여당을 응원할 것이다. 여러분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ㅇㅇ 2020-11-11 13:40:09
근데 윤석열이 특활비를 다 기록했을줄 누가 알았겠어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