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성 시론]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
[박진성 시론]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
박진성 시론 (4)
  • 굿모닝충청
  • 승인 2020.11.1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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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성 시인 (카카오톡 poetone78)
박진성 시인 (카카오톡 poetone78)

이제 ‘기레기’라는 말은 일상용어가 되어버렸습니다. 하나의 언어가 ‘은어’나 ‘비하’를 넘어 하나의 고유어와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정착했다는 것은 그 언어가 보편의 상식에 부합한다는 뜻도 되겠지요. 기자들이 ‘쓰레기짓’을 하는 일은 비단 겉으로 보이는 ‘기사 안’의 일만은 아닙니다.

기사 바깥에서 그 집단이 얼마나 상식 바깥의 짓을 하는지 제가 경험한 일들을 써 보려고 합니다. 저는 이 글들과 자료들을 모아 저에게 벌어졌던 일들에 대한 ‘백서’를 만들고 있습니다. 4년째 만들고 있습니다. 

 

1. 언론 탄압? 

어떤 언론사는 제가 소송을 시작하니까 저에게 이런 메일을 보내 왔습니다. ‘소송을 취하해 달라’는 취지인데 그 이유가 정말 가관입니다. 제가 자신들에게 소송을 거는 것 자체가 ‘언론 탄압’이라는 것입니다. 지금이 7,80년대 언론통제의 시절도 아니고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메일 일부를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그런 기사마저도 보도하지못한다면 그건 민주적인 미디어 입에 재갈을 무리는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근거있는 팩트를 가지고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신다는것은 민주 언론에 대한 또 다른 언론탄압일수 있슴니다.

많은 언론 미디어들에게 자문한 결과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사람의 말에 따르면 언론에 피해를 입어도 아무 것도 하면 안 되는 겁니다. 언론을 탄압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언론인들이, 망상에 가까운 ‘특권 의식’을 지니고 있지 않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발상과 발언입니다. 

 

2. 언론사에 대한 보복?

저에 대한 의혹을 최초로 보도했던 H일보 H기자는 소송 과정에서 이런 취지로 답변서를 제출하더군요. 

“지금 원고는 자신의 범죄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반성도 하지 않고 ‘언론사에 대한 보복’으로 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라고요. 

그렇습니다. 언론에 의해 피해를 입은 각자 개인은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을 바로잡기 위한 ‘정정보도 청구 소송’도 그들에게는 그저 ‘보복’으로 보일 뿐이니까요. 저 ‘보복’이라는 말을 의역하면 이렇습니다. “내가 이렇게 펜을 휘둘렀는데 쳐 맞고 가만히나 있지 왜 소송을 해서 나를 귀찮게 하고 지랄이니?”
정말 기가 막힌 의식과 발상과 태도입니다. 

 

3. 생방송 15분 전에 전화를 하시면 어떡하라고요.

정확하게 날짜를 기억합니다. 2016년 10월 24일 오후 2시 45분 경. SBS 채희선 기자라는 사람이 대뜸 전화해서 묻더군요. 불거진 의혹에 대해 시인하냐고요. 저는 너무 당황해서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방송이 언제냐고 물어보니까 15분 후라고 말하더군요. 15분 후에 우리 생방송 해야 하니까 입장을 말하든 말든 그거 당신 자유고 우리는 분명히 쌍방 크로스 체킹을 했다, 라는 알리바이를 만들고 싶었나 봅니다. 요즘 말로 ‘답정너’(“답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너는 그냥 ‘응’이라고 말만 해”)입니다. 사실을 확인하고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지 가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취재’가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방송을 확인해 보니 기가 막히더군요. ‘피해자’(1년 후에 무고 및 정보통신망법 상 허위 사실 유포 혐의가 인정된 무고 범죄자)에 대해 전화 인터뷰까지 다 녹화해 놓고 방송 준비 다 해 놓고 저에게는 그냥 ‘자신들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전화였습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고 있고 앞으로도 아마 계속 그럴 것입니다.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입니까. 이런 식으로 당한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많겠습니까. 

 

4. 무작정 카메라 들고 집 앞을 서성거리면 어떡하냐고요.

2016년 11월 경, 어느 정도의 ‘광풍’이 지

난 후 저는 법적 소송에만 매달리면서 밥 먹고 자고 그냥 숨만 쉰 채로 살아만 있었습니다. 

하루는 아버님이 집으로 급하게 뛰어 들어오시더니 저더러 무작정 “방에 숨어 있어라”, 라고 말씀하시는 거였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MBC 사람들이 자꾸 집 근처를 왔다 갔다 하더라는 것입니다. 

MBC <PD수첩>의 조진영 PD와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촬영 기자 한 명이었습니다.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었고 피하게 된다면 또 “피했다”, 라고 방송에 나갈 게 뻔할 것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죽고 싶은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습니다. 모자이크든 뭐든 다 괜찮으니 목소리는 변조하지 말라고 부탁했습니다. 제가 제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이었습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계속 전하겠습니다. 짧게 씁니다.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이래도 안 필요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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