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미의 세상읽기] 조성진이 부른 역설, 예당 유료회원제 논란
    [김선미의 세상읽기] 조성진이 부른 역설, 예당 유료회원제 논란
    대전예당, 유료회원들 조성진 공연 싹쓸이에 운영부실까지 도마에 올라
    관객창출 미미, 일정 비율만 선예매로 제공, 기간 축소 등 방법 찾아야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0.11.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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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결국은 또 실패했다. “2시부터 대기하고 한 시간 동안 광클 노력했는데…이제서 열리더니 다 매진 됐어요”-오후 3:09 11월11일- 

    “한 시간 동안 광클 했는데… 다 매진됐어요” 빛의 속도로 매진 행렬

    오는 24일 대전예술의전당(이하 대전예당)에서 열리는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예매 얘기다. 지인은 대전예당 유료회원에게 주어지는 사전 예매에도 불구하고 예매에 실패했다며 문자를 보내 왔다. 진한 아쉬움과 함께 말이다. 쇼팽콩쿠르 우승자인 젊은 피아니스트 조성진 연주회 티켓은 전국 어디서나 빛의 속도로 매진 행렬을 이룬다. 

    젊은이들을 공연장으로 불러모으며 신드롬을 일으키는 조성진이 대전시의회 행정감사에 등장했다. 지난주 대전시의회의 문화체육국 행정감사에서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이 촉발한 대전예술의전당 유료회원제 논란을 둘러싸고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 것이다. 
     
    일정한 회비를 내면 일반 관객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각종 서비스를 제공받는 유료회원제는 예술단체나 문화예술기반 시설들이 충성도 있는 고정 관객 확보, 미래 관객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대부분 운영하고 있는 제도이다. 

    대전시의회 폐지 주장까지, 유료회원제는 고정관객 미래관객 위한 제도 

    대전예술의전당. 사진=대전예술의전당 홈페이지
    대전예술의전당. 사진=대전예술의전당 홈페이지

    그런데 폐기라니 당연히 의아스러울 수밖에 없다. 조성진의 어마어마한 티켓 파워가 낳은 역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평소 좌석수에 비해 3분의1이나 줄어든 1000여석의 전 좌석을 유료회원들이 사전예매를 통해 싹쓸이한 것이다.
     
    사전 예매일은 당초 이달 11일과 12일이었다. 그런데 지인의 문자에서 보듯 이틀까지 갈 것도 없이 사전 예매 첫날, 1시간 만에 매진 사태가 벌어졌다. 조성진의 음악을 목 빼고 기다리던 일반 시민들은 예매 시도조차 못해 본 채 헛물을 켜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일반 예매 오픈 전부터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암표까지 등장해 원천 차단당한 시민들의 불만과 화를 돋구었다. 유료회원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사전 예매만이 아니다. 티켓 가격도 회원등급에 따라 20~30%씩 할인이 된다. 웃돈을 붙이지 않더라도 되팔 경우 차익까지 발생한다. 

    사전예매로 일반 시민들 헛물만,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암표까지

    여기에 대전예당 측의 관리 부실까지 빚어지며 유료회원제가 난타를 당하게 된 것이다. 200명이 동시접속하자 과부하가 걸린 예당 서버가 다운되는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서버 다운이든 버퍼링이든 대전예당이 조성진 공연 예매에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릴 것을 예상하지 못했거나 200명 정도를 처리하지 못해 예매 시스템에서 장애를 일으킨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대전예당이 500명 유료회원의 전유물이냐는 비난과 함께 유료회원제 악용과 운영 부실에 대해 강도 높은 성토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시의회에서도 이 점을 지적했다. 우승호 의원은 “대전예당은 시민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인데 회원에 따라 서비스를 달리 제공하는 것은 형평성에 큰 문제가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시민세금으로 운영되는 대전예당이 유료회원 전유물이냐? 비난과 반발

    사실 사전 예매를 제공한다고 해서 매번 유료회원들이 특정 공연의 표를 독점하는 것도, 매진 사례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연주자, 세계적인 공연에도 빈 자리가 속출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심한 경우 객석이 텅 비어 무대 위의 아티스트들에게 민망한 경우도 있다.

    백화점 앞에서 개장 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 문을 여는 순간 우샤인 볼트처럼 튕기치듯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명품점의 오픈 런이 매번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관객이 선호하는 공연 중에서도 조성진의 공연은 매우 특별하고 예외적인 사례이다. 

    또 유료회원제 운영에 대한 논란은 대전예술의 전당만 겪는 일은 아니다. 전국의 공공 공연장들이 직면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선구매, 할인 등 혜택만 누리는 이른바 ‘체리피커’들로 인해 들이는 비용에 비해 안정적인 관객 발굴이라는 고객창출 전략 효과는 미미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세종문화회관은 신규 회원 모집을 중단하는가 하면 예술의전당은 반대로 회비를 낮춰 회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각 공연장 방침과 사정에 따라 여러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혜택만 챙기는 체리피커 문제 있지만 모든 공연이 ‘오픈 런’은 아니다

    체리피커 등의 문제는 있지만 어쩌다 유료회원들끼리만 표를 차지하는 소수의 공연 때문에 유료회원제를 당장 폐지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 공연장이나 예술단체들이 유료회원들에게만 독점되는 것, 또한 비난의 소지가 다분하다. 시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문화 향유권을 박탈당하는 일은 개선되어야 마땅하다. 

    대안을 찾자면 지금처럼 전 좌석을 유료회원들에게 무조건 사전 예매로 개방할 것이 아니라 일정 비율만 선구매용으로 제공토록 한다. 선구매 기간도 이틀씩 제공할 것이 아니라 하루 정도로 축소하도록 하자. 

    유료회원들에 대한 선구매 비율을 정해놓고 만약 예매율이 낮을 경우 다시 한 번 유료회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번거로워서 그렇지 답이 없지는 않다. 대전예당의 고민과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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