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재 “유쾌발랄한 윤석열 검찰, 이러다 진짜 망할 수도 있다”
류영재 “유쾌발랄한 윤석열 검찰, 이러다 진짜 망할 수도 있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11.23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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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수사는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으로서 '공판 중심형'으로 개편돼야 한다"며 “검사의 배틀필드(전장·戰場)는 법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보다 강력한 민주적 통제가 불가피해 보인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수사는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으로서 공판 중심형으로 개편돼야 한다"며 “검사의 배틀필드(전장·戰場)는 법정"이라고 말했다. 조서 중심의 수사 구조를 ‘공판 중심형’으로 개편,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는 검찰개혁과 정면 배치되는 주장을 펼친 셈이다.

요컨대, 수사기관으로서 수사기능을 거머쥐면서 동시에 사법기관 사이를 넘나드는 '준1심 판사'로서의 정체성을 장악하겠다는 위험한 쿠데타적 발언으로, 보다 강력한 민주적 통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법 류영재 판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는 10년 넘게 논의됐던 검찰개혁의 핵심-수사기관으로서의 검찰을 탈피, 기소유지기관으로서 검찰로 만드는 것/수사 기소권이 집중된 검찰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검찰권력을 견제하는 것-과 완전히 동떨어지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근거 세 가지를 들었다.

“혹시나, 윤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사들이 검찰개혁의 내용을 완전히 검찰 조직의 ‘염원’으로 바꿔서, ①직접수사의 핵심 영역도 기존과 거의 비슷하게 유지하고 ②수사가 재판의 준비과정이란 얘길 통해 수사기관으로서의 정체성과 기소유지 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이 충돌하는 지점에 대해서는 수면 밑으로 내려버리며 ③모든 국가공무원이라면 다 갖춰야 할 정치적 중립성을 공정성이란 명목 하에, 마치 검찰은 법무부 외청임에도 불구하고 아예 법무부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바꿔버리는(즉, 정치적 독립을 의미하는) 시도를 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될 정도다.”

특히 “현재 청와대나 법무부, 여당 등이 검찰에 권한을 남용하고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다면 그것은 정권이 비판 받아야 하는 지점”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곧 검찰을 정치적으로 독립시켜야 한단 의미로 치환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상 독립을 보장받고 있는 사법부(검찰 아님)도 독립을 핑계로 민주적 통제 없이 모든 사법행정과 재판권한을 독점했다가 스스로 권력이 되길 꿈꿔 사법농단을 벌였다”며 “그 여파로 이제 사법의 민주적 통제를 어떤 식으로 구현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시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판국에, 검찰을 독립시키는 게 검찰개혁이란 얘길 듣고 있으려니 정말 좀 어이가 없다”며 “검찰개혁의 내용이 ‘수사권 분리를 위시한 권한분산과 통제’에서 ‘수사권 온존을 전제로 한 정치적 독립’으로 바뀐 것”이라고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말이지 검찰의 저력이 이런 건가 놀랍기 그지없고, 검찰이 지금처럼 직접 수사범위를 광범위하게 유지하여 각종 중대사건에 있어선 수사기관의 정체성을 갖고 수사하고 기소하여 공소유지하면서, 동시에 정치적으론 독립하여 스스로의 조직권력을 확장시켜나가는 대한민국을 상상해보니 참 유쾌발랄하기 그지없다.”

또 “검찰은 좀 자기가 ‘사법’이라고 말 좀 안 했음 좋겠다”며 “수사기능을 검찰의 요체라고 생각하면서 자기 좋을 땐 수사기관이었다, 사법이었다 왔다갔다 한다”고 후려쳤다.

그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특수부의 경우 솔직히 경찰과 하는 일이 똑같다”며 “(그렇다고) 경찰이 법원이 될 순 없는 법”이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리고는 “나아가 형사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 변호인의 상대방일 뿐, 절대 뭔가 ‘준1심판사’ 같은 지위에 서있지 않다”며 “형사사법절차에 있어 변호인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데 변호인을 준사법기관이라 부르지 않는다”라고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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