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진선미 의원 아파트 발언, 과하게 왜곡된 측면 없나
[기고] 진선미 의원 아파트 발언, 과하게 왜곡된 측면 없나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 승인 2020.11.2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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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영 청소년기자단 대표
조시영 청소년기자단 대표

진 의원, 부동산 현안과 맞물려 아파트 발언 네티즌 비판 받아 / 새 주거형태 모색하는 미래주거추진단 행사서 나온 것에 초점둬야 / 전체 맥락 아닌 일부문장 문제 삼아 비난·확대재생산 멈출 필요

지난 20일 진선미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이 임대주택 현장 토론회에 참석해 “아파트라는 것에 환상을 버리면 훨씬 더 다양한 주거의 형태가 가능하다, 꼭 소유의 형태가 아니라 임대의 형태에서도 주거 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한 것에 대해 여론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 다수 네티즌들은 여당의 임대주택 대책 마련 TF(태스크포스)의 책임자급인 진 의원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 의원이 이날 행사에서 말한 내용의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왜 그가 비난받는지 의문점이 생긴다. 우선 진 의원은 현재 주거정책과 관련 없는 의원이 아닌 현 국회 국토교통위 위원장이다. 그렇기에 당정이 향후 임대주택 및 주거정책의 방향성을 설계할 ‘미래주거추진단’이라는 조직의 단장을 사실상 당연직처럼 임명돼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은 주거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출범한 조직으로 100일 간의 활동기간 동안 중장기 주택 정책을 모색한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주거 형태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주거 형태는 아파트다.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2019년 약 51.1%)이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아파트가 내 집 마련의 종착역처럼 여겨지면서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청약통장에 가입했을 정도로 아파트에 대한 인기는 뜨겁다. 아파트 형태의 주거가 실거주가 입장에서 생활 편의성이나 학군, 관리 용이성이 좋아 인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파트가 아닌 주거 형태에 만족하는 사람들도 많다. 올해 삼성행복대상을 수상해 눈길을 끈 주거단체인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1호’나 경기 성남 서판교의 단독주택 단지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진 의원이 대표직을 맡고 있는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은 이름부터 그렇듯 아파트가 아닌 ‘다른 형태의 주거’, 즉 다세대 주택이나 단독 주택과 같은 형태의 새로운 방식의 주거 만족도가 높은 공공임대세대를 만들고 이러한 정책을 설계하기 위한 조직이다. 

일산·분당·평촌을 비롯한 1기 신도시, 인천검단·파주운정·화성동탄·평택고덕 등 12곳에 이르는 택지의 2기 신도시가 입주가 거의 완료됐음에도 전국적인 전세난은 심화되는 중이다. 서울 주요업무지구 출퇴근이 용이한 새 대규모 택지지구 확보는 깜깜하다. 또 3기 신도시는 아직 토지주에게 보상 단계조차 완료되지 않은 시점으로 당장의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LH와 정부 등 정책관계자 입장에서는 큰 토지 확보와 많은 건설 기간이 소요되는 아파트 대신 대체주거 형태인 오피스텔, 빌라 형태의 매입 공공임대 주택을 확보하는데 정책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진 의원의 발언은 이러한 맥락 속에서 나왔다.

21일 MBN 저녁뉴스를 보면 기자는 “진 의원은 임대주택에 대한 왜곡된 편견을 버리자며, 3년 뒤에는 좋은 임대아파트가 공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대차3법으로 인한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의미라고도 말했다”고 보도했다. 현장 기자들의 시각에서도 당시 인터뷰가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게 아닌 3년 뒤 좋은 임대아파트가 공급되고, 그 전 대체재로서 정부가 우수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다는 것을 진 의원이 강조하기 위함임을 느낀 것이다.

JTBC 역시 이날 저녁뉴스에서 “당시의 발언을 잠시 보면 진선미 의원은 빌라가 아파트와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라고 얘기를 했다”며 “이런 인식이나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을 해야 된다, 그러니까 빌라에 대한 좀 선입견이 나쁘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그래서 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본인의 진위가 좀 왜곡되어 나갔다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주요 매체들은 비교적 발언 맥락과 취지를 잘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문제는 일부 매체의 보도에서 시작됐다. 다른 형태의 임대주택도 요즘엔 주거 환경이 우수한 곳이 많기 때문에 굳이 아파트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뜻인데 여기서 한 부분만 편집, 취지를 왜곡해 발언을 확대 재생산했다.

현재 LH와 정부는 많은 공공임대주택을 아파트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질 좋은 주거가 필요한 소외계층 시민을 위해 획일화되지 않은 다른 형태의 공공임대주택 도입과 공급 확대를 고민해보는 것도 신선한 아이디어 아닐까. 모든 공공임대주택 수요자들이 무조건 아파트만을 찾는 것은 아닐뿐더러 해외 선진국 사례만 봐도 정부가 임대주택을 아파트 형태로만 공급하는 나라는 전무하다. 새로운 임대주택 형태를 고민하고 설계해 나가려는 국토부 등 정책관계자들이 이번 논란으로 인해 자칫 딱 ‘아파트’라는 획일화된 주거 형태 도입만 고집하게 될까 우려된다.

진 의원은 20일 발언으로 인해 논란을 겪었음에도 24일 또 다른 우수한 임대주택을 방문해 “주거의 질이 담보될 수 있을 지가 늘 고민이었다”며 “앞으로도 질 좋은 다양한 공공주택을 찾아갈 것”이라며 “여러 현장을 돌아보고 어떤 것을 보완하거나 아이디어를 얻는 기회를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필자는 진 의원을 포함한 많은 공공임대 정책 관계자들이 진심으로 주거 질 개선과 임대주택 만족도 향상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여태껏 쌓아온 정책적 노력들과 전체적인 맥락을 보지 않고 수십 분에 이르는 긴 인터뷰에서 나온 일부 문장의 한 부분을 태클 걸어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지양해야 할 때 아닐까. 

조시영 청소년기자단 대표(굿모닝충청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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