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그릇에 넘치는 권한이라 감당치 못하니 넘치기 마련이고, 부끄러움을 알고 현실을 직시하는 지혜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안 되었을 테니 부딪치고 깨어지는 파열음이 요란할 밖에요”
대검찰청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은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귀 거친 쓴소리를 던졌다.
요컨대, 검찰총장이 감당치 못할 정도의 엄청나게 많은 권한이 부여됐고, 무소불위의 칼을 망나니처럼 휘두르면서도 부끄러움을 몰랐으며, 그런 문제점에 대한 일말의 깨달음이나 현실을 직시하는 한 조각 지혜라도 있었더라면 이런 최악의 상황까지 몰리지는 않았을 거라는 안타까움에서 순수하게 내던진 메시지로 읽힌다.
사실 윤 검찰총장의 이런 문제점은 진즉부터 지적돼온 바다. 하지만 윤 총장 스스로 깨달음이 없고 또 그의 잘못을 직언해주는 주변인들이 없었다는 점이 그를 더욱 망가지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진보진영의 몇몇 스피커들은 “개인적으로 신뢰한다. 누구보다 강직한 검사이고, 정치적 야심이 있다거나 이명박 관련설은 들어볼 필요도 없는 가짜뉴스”라며 입에 거품까지 물며 그를 검찰총장 으로 적극 밀었다.
하지만 이후 윤 총장 관련 숱한 의혹과 흠결이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그들은 지금까지 일언반구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26일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위한 법률대리인으로 검사 출신 이완규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져, 윤 총장의 진짜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새삼 제기되고 있다.
이 변호사가 누구인가? 윤 총장과는 사법연수원 14기로 연수원 동기이지만, 그는 윤 총장의 충암고 선배이자 서울대 법대 선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 당시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으로, 평검사를 대표해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그동안 법무부 장관이 갖고 있는 제청권, 즉 실질적인 인사권을 가지고 정치권의 영향력이 수없이 저희 검찰들에 들어왔다”고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며, 노 전 대통령에게 조롱과 모멸감을 안겨줬던 적폐검사로 꼽힌 인물이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처럼, 윤 총장의 이 같은 적폐들과의 끼리끼리 어울리는 모습은 애당초 그가 개혁적인 검사의 모습이라기보다는 무늬만 개혁인 정체성의 소유자가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