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시론》 내사와 사찰, 그리고 윤석열의 '자폭'
《김두일 시론》 내사와 사찰, 그리고 윤석열의 '자폭'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11.27 0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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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칼럼니스트는 26일 '불법 판사사찰' 문건을 공개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김두일 칼럼니스트는 26일 '불법 판사사찰' 문건을 공개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윤석열의 자폭’이라고 판단한다"며 "몇 번 했던 말이지만, 이렇게 판단력이 떨어지는 인간도 드물다. 절대 정치를 해서는 안되는 유형"이라고 깔아뭉갰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김두일 시론》 내사와 사찰, 그리고 윤석열의 자폭

-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한중 IP 전문가, '검찰개혁과 조국대전'의 작가)

1.
신문기사, 진정, 투서, 풍문 등의 내용이 범죄의 혐의 유무를 조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때 조사하는 것을 ‘내사’라고 한다.

내사는 수사개시 이전 단계를 의미한다. 내사는 ‘혐의없음’으로 종결되든가 혹은 ‘수사’로 발전하게 된다.

2.
내사는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기관(혹은 기구)만이 할 수 있고 확실한 절차를 지켜야만 한다.

시작과 종료가 분명해야 하고, 내사의 목적과 진행과정은 정확하게 문서의 형태로 남겨두어야 한다. 이것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투명성’이다. 이 ‘투명성’의 유무가 ‘내사’와 ‘사찰’를 구분하는 중요한 차이점이다.

3.
내사를 법적 권한이 없는 기관(혹은 기구)에서 진행하거나, 혹은 그 목적과 진행과정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는다면 그건 ‘사찰’이 되는 것이다.

권력기관들은 오랜 시간 동안 ‘내사’와 ‘사찰’을 구분하지 못했는데, 이는 군사독재시절 통상적으로 해오던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심각한 인권침해이자 불법이라는 것을 인식조차하지 못했다고 보는 편이 합당하겠다

4.
가령 2019년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는데, 윤석열 검찰총장은 8월 29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조국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하려고 했다.

특히 사모펀드에 대해 “죄질이 나쁘다”고 이야기 했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사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 중에서)

5.
그렇다면 이 경우 "사찰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수사개시 전에 대통령의 인사권에 검찰총장이 반대할 정도로 강한 의견을 냈다는 것은 해당 판단에 대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 근거를 얻을 방법이 내사가 아니라면 나는 사찰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6.
내사를 해놓고 하지 않았다고 거짓으로 말했을 수도 있고, 혹은 착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이번 법무부에서 진행한 윤석열 감찰 결과에서 ‘판사사찰’이라는 항목을 보니 "청와대나 정부 관계자도 사찰을 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합리적 의심에 이르게 된다.

7.
사찰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개인 신상에 대한 정보수집과 분석을 문서로 정리한 것이 사찰이다. 게다가 지금 문제가 되는 이 판사사찰 작업을 한 부서가 무려 대검의 ‘수사정보담당관실’이다.

조인성, 정우성 주연의 《더 킹》이라는 영화를 보면, 정치인들을 사찰해 약점을 보관하면서 선거시즌에 정권과 딜을 하고,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보관하고 있다가 “이슈를 이슈로 덮는 재료”로 사용하는데, 그런 내용들을 보관하는 창고가 바로 이 ‘수사정보담당관실’의 전신에 해당한다.

8.
하지만 수사정보담당관실은 수사를 위한 정보를 수집하는 곳이지, 판사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분석하고, 그것을 문서화해서 다른 부서로 전달할 법적 권한은 당연히 없다.

권한이 없는 부서에서 절차에 어긋나는 내사 활동을 했으니, 이게 바로 사찰이 아니면 무엇일까?

9.
2020년 초 추미애 장관이 인사권을 행사할 때 검사장, 차장 승진 대상자의 검증 차원에서 '세평'을 수집하자, 자유한국당(현 국힘당)에서는 최강욱 당직 공직기강비서관과 민갑룡 경찰청장, 직교훈 경찰청 정보국장을 직권남용 권리 행사방해와 개인정보보호법 위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심지어 이 세평은 당사자들에게 동의도 받은 것임에도 말이다.

10.
게다가 이 판사사찰 문건을 직접 작성한 성상욱 검사의 주장과 달리, 언론 검색 뿐만 아니라 탐문 및 공개되지 않은 개인자료까지 포함되어 있다.

판사의 개인 성향에 대한 탐문을 한 뒤 그것을 문서로 남겼는데, 이것이 사찰이 아니라고??

11.
웃기는 것은 검찰이 판사사찰에 대해 언플하는 방식으로 〈경향신문〉에 단독으로 검찰의 입장을 던져 주었다.

사찰한 검사의 변명을 던져 준 것만으로 〈경향신문〉에서는 신나서 보도하면서 가짜뉴스를 내보내던데, 검찰에서는 〈조-중-동〉에서 기사가 이렇 나오면 중도나 진보진영에서 보기에 모양이 빠지고 파급력이 떨어지니 진보계열이라는 〈경향〉에 단독을 준 것도 참 교묘하다.

12.
가장 황당한 것은 윤석열은 ‘판사사찰’이라는 감찰의 결과가 억울하다고 생각했는지, 문제가 된 문건을 스스로 공개했다. 사실은 억울함과 더불어 '부역언론들'을 통해 쉴드를 쳐달라고 SOS를 친 것이나 다름없다.

13.
문제는 그 문건의 내용이 빼도 박도 못하는 사찰의 결과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울산사건과 조국사건의 재판부인 김미리 부장판사에 대해 학교, 주요판결, 세평, 가족관계까지 구체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었고, 다른 재판부와 관련한 내용도 비슷한 내용과 심지어 취미까지도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14.
난 이러한 사찰의 증거를 스스로 공개한 윤석열이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한다.

상기에 언급한대로, 군사독재시절 관행적으로 해오던 사찰에 익숙해 있으니 이런 증거를 내놓고도 사찰이 아니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다.

윤석열이 공개한 이 문건에 대해 “사찰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법조인이 있다면, 그들은 양심을 판 법조인이라고 나는 단언할 수 있다.

15.
때마침 법무부는 윤석열의 불법사찰 문제에 대해 기존의 징계위원회 회부 뿐만 아니라, 법무부 감찰규정 19조에 의해 대검찰청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였다.

자, 국힘당은 당사자가 동의한 세평 수집도 사찰이라고 고발했으니, 이번에는 입 닥치고 있어라.

16.
윤석열이 스스로 사찰문건을 공개했으니 부역언론들은 최소한 왜곡기사는 몰라도 가짜기사를 쓸 수가 없다. 독자들은 문건을 있는 그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윤석열의 자폭’이라고 판단한다. 몇 번 했던 말이지만, 이렇게 판단력이 떨어지는 인간도 드물다. 절대 정치를 해서는 안되는 유형이다.

17.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윤석열의 자폭을 ‘정면돌파’라는 식으로 포장하고 있다. 〈경향신문〉의 그 헤드라인을 보니 구역질이 나온다. 유아낫언론!

한편 법무부 검사징계의원회는 12월 2일 소집해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우선 해임부터 가고, 그리고 기소 가자!! 만약 대검이 기소하지 않는다면, 공수처에서 기소 간다. 물론 이 또한 추다르크의 노림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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