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재판부 불법 사찰’에도 제주지법 장창국 부장판사 말고는 현직 판사들 대부분이 침묵하며 묵언수행 중이다. 전직 판사들 말고는 가타부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어 놀랍기만 하다.
이에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은 28일 시인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님들의 침묵》으로 패러디, 사법부 독립을 말로만 외치고 정작 행동으로는 참여하지 않은 채 뒷짐만 지는 현직 판사들의 수동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설마 판사들이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쫄아서 가만히 있나?”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그러고서 맨날 만만한 사람들한테나 사법권 독립이 침해 당하니 어쩌니 하면, 누가 알아준다나”라고 꼬집었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9월 11일 ‘법원의 날’을 맞아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올린 기념사를 통해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법과 양심에 따른 공정한 재판의 의미는 무겁고 사법부 독립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밝힌 바 있다. 행동은 없고 말로만 '사법부 독립'을 외치는 수준이다.
황 최고위원은 “(그러나) 사법권 독립은 독립하려는 사람이 찾아가는 것이지, 누가 챙겨주지 않는다는 것을 정말 모르는 걸까?”라며 “지금의 사법권 독립은 판사들이 피와 땀을 흘려 확보한 것이 아니라, 사법부 위에 군림하던 군부를 국민들이 몰아내면서 덩달아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라고 한숨지었다.
이어 “역사를 배우고 역사에 참여하지 않은 엘리트들이 갖는 한계인지도...”라며 영 마뜩잖다는 표정을 보였다.
그리고는 ‘노파심’에서 이번 불법 사찰의 의미를 친절하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해줬다.
“대검의 수사정보정책관이 소위 주요 특수-공안 사건 담당 판사 개인 정보를 모은 자료를 공판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 당당하게 얘기하고, 윤석열 총장은 자신이 돌린 그 자료가 아무 문제가 안 되는 것이라며 당당하게 법조 출입 기자들에게 공개하는 것을 보면, 대략 다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① 대검 정책관이나 윤 총장이나 이런 자료 수집을 당연한 자신의 직무로 여겼다는 것
② 그렇다면 이 자료에 올린 사건과 재판부뿐 아니라 그 이전에도 다른 사건과 다른 재판부에 대해서도 판사 개인 정보를 수집하여 돌렸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
③ 특수-공안(정식명칭이 공공수사이지만 이들은 아직도 공안을 쓴다) 사건은 총장 직속으로 두고 직접 챙긴다는 것
④ 그래서 여차하면 총장의 지시에 따라 판사에 대한 공작도 서슴지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