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천=김갑수 기자] 조선시대 금강으로 침입해 오는 왜구들을 막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충남 서천군 서천읍성에서 3단계로 이뤄진 온전한 방어시스템이 확인됐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박병희, 연구원)과 서천군은 30일 오후 현장에서 충남문화재자료 제132호인 서천읍성 남쪽 성벽구간 발굴조사에 대한 최종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서천읍성은 세종 재위 시절인 1438년부터 1450년까지 축성된 것으로, 발굴조사 결과 성외부로부터 해자(垓字: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를 둘러서 판 못)+목익(땅에 박아놓은 목창)→방어시설→성벽과 치성으로 구성된 3단계 방어시스템이 확인됐다.
특히 해자의 경우 서천읍성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그 존재가 드러난 것이다.
해자는 성벽 앞쪽에서 약 11m 거리를 두고 암반을 굴착해 U자형으로 만들어졌으며, 내부에는 석축시설을 조성했다. 해자의 너비는 7~8m 정도로, 그 안에는 목익시설이 다수 확인됐다.
또한 해자와 성벽사이에서는 약 1.5m 간격으로 43기의 방어시설이 파악됐다. 평면 형태는 방형으로, 내부는 잡석으로 채워져 있으며 1차 방어선인 해자를 넘어오는 적을 막기 위한 2차 방어선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성벽에 사각형 모향으로 돌출된 치성은 성벽과 함께 입체적인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한 시설이다. 치성은 전면 9.7m, 측면 8.3m로 조성됐다. 성벽 높이는 약 3m 이상으로 보존상태 또한 우수한 편이다.
박병희 원장은 “발굴조사가 진행될수록 잘 보존돼 있는 서천읍성의 모습에 매번 놀라게 됐다”며 “이번 성과를 토대로 정비·복원과 함께 사적으로 승격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박래 군수는 “서천은 서천읍성과 한산읍성, 비인읍성이 공존하는 읍성의 도시”라며 “새롭게 확인된 해자와 방어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