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코로나19 확산 속에 사상 첫 '코로나 수능'이 3일 치러진다.
올해는 시끌벅적한 후배들의 응원 소리를 뒤로 한 채 고사장으로 향하던 수험생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코로나19로 바뀐 수능 고사장 모습이었다.
충남도교육청 제60지구 제1시험장인 천안중앙고.
코로나19 천안지역 수험장도 지난해와 달리 조용한 모습이었다.
'응원부대'는 사라졌지만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긴장감은 여전했다.
수험생들은 학부모들의 차량을 이용해 고사장을 찾았고 함께 온 가족들 역시 응원 대신 가벼운 손인사로 대신했다.
마스크를 쓴 학생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고사장에 들어섰고, 학부모들은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자녀들을 배웅했다.
"아들, 따뜻한 도시락과 음료 챙겼지 긴장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르는 아들의 손에 어머니는 도시락을 건네주고 어깨를 토닥이며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고사장을 잘못 찾아 경찰의 도움을 받은 수험생도 있었다.
입실시간이 임박한 오전 8시쯤 동남구 중앙고에서는 고사장을 잘못 찾아 경찰차로 이동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경찰은 수험생을 차에 태워 북일여고 고사장으로 신속히 이동했다.
이날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기다리던 교사 A씨는 "올해 고3 수험생들이 코로나로 고생을 정말 많이 했는데 긴장하지 말고 잘보고 오길 바란다"며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잘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
수험생 김모(19)군은 "수능 전 2주동안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코로나19로 모두 조심해야 하는 시기라서 집에서 공부를 해야했다"며 "학교도 제대로 갈수 없었고, 독서실에서 공부하기도 어려웠다. 일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
같은 시간 동남구 복자여고 시험장 앞 풍경도 비슷했다.
고3 딸을 차에 내려주고 한참을 교문 앞을 서성이던 학부모 김모(54)씨는 "코로나 때문에 학교도, 학원도 제대로 가지 못해서 아이가 많이 불안해했다"며 "모든 수험생들이 다 똑같은 상황이라고 아이를 위 했지만 정작 고사장으로 들어서는 딸 아이 뒷모습을 보니 내가 더 긴장이 된다"며 초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또 자가격리 중 시험을 치러야 하는 학생도 철저한 방역 조치 속에 고사장으로 입실했다.
자가격리 시험장으로 지정된 해당 학교는 수험생이 차량에 탄 채로 들어온 후 입실하게 된다.
이 고사장에서 수능을 보는 수험생은 모두 1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에서 7개 시험지구 56개 시험장에서 수능이 치러진다.
수능 응시인원은 1만 6162명으로 전년 대비 1324명(7.57%) 감소했다.
지역 중에서는 천안이 전년 대비 359명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다.
충남지역 수험생 중 확진자는 1명, 자가격리자는 15명이다.
확진자 1명은 치료를 받고 있는 공주의료원에서, 자가격리중인 수험생들은 지정된 7곳의 학교에서 수능을 치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