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 심의 결과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법무부가 결론을 미리 정해놓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윤 검찰총장을 변론한 이완규·이석웅·손경식 변호사는 15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심의 참석 후 “어떻게 보면 법무부에서 이미 결론을 다 정해놓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들 변호인단은 이날 기자들에게 “저희가 정말 무고하고 징계 사유가 안 되는 누명을 벗겨 보려고 많은 준비와 노력을 했다”며 “하지만 오늘 절차가 진행되는 걸 보니까, 저희의 노력과 상관없이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징계가 확정되면 징계절차 자체가 위법하고 부당하기 때문에 승복할 수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그에 따른 대응을 바로 결정하겠다”고 말해, 이미 징계결과에 대해 불복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 결정을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에 빗대 다소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그는 “오늘 어떤 회의가 개최되었다는 소식이 있는데, 기일 연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심야에 결론이 나온다고 한다”며 “심야라는 어휘가 의미심장하다”고 운을 뗐다.
그가 인용한 콘클라베는 1503년 당시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1503년에는 교황령을 넓히고, 교황의 권위 강화에 힘쓴 알렉산더 6세와 그 후계자인 파이어스 3세의 연달은 급사로 2차례 개최됐다. 당시 이탈리아는 4개의 강력한 도시 공국과 소규모 도시국가가 함께 있었고, 봉건국가를 설립한 독일과 프랑스로부터 수시로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또 알렉산더 6세의 아들인 체사레 보르지아가 교황령을 넓히기 위해 교황군을 동원하여 벌인 정복 전쟁으로 인해 10년 이상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이런 가운데 보르지아 가문이 지지하는 파이어스 3세가, 교황으로 선출된 지 한 달만인 10월 중순 사망하자 11월에 다시 콘클라베가 개최됐다”며 “교황 후보자인 줄리아노 델라 로베르(교황명 줄리어스 2세)는 당시 교황군을 이끌던 사령관인 체사레에게 ‘내가 당선되면 당신의 모든 권위와 권한과 영역을 그대로 유지하게 해주겠다’고 말함으로써, 콘클라베가 개최되는 동안 교황군을 로마에서 철수하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같았으면 절대로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스스로 판단했을 체사레는 몇 달 전 심한 병을 앓다가 갓 깨어난 참이어서 그 말을 그대로 믿어 교황군을 로마 교외로 철수시킨 후, 로마에 홀로 남았다. 하지만 교황으로 당선된 줄리어스 2세에 의해 체포되어 스페인으로 추방당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4년 뒤 심야에 병졸들에 의해 칼로 난자 당해 사망했다.”
막강한 교황군을 이끌던 사령관 체사레가 결정적인 판단 미스로 결국 교황으로 당선된 줄리어스 2세에 체포돼, 추방 당한 데 이어 이후 심야에 난자까지 당하는 등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는 스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