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원근 변호사 “윤석열 검찰, 검찰권 남용 말아라”
[인터뷰] 오원근 변호사 “윤석열 검찰, 검찰권 남용 말아라”
검사 출신 변호사 검찰청 앞 1인 시위…공수처 추진, 검찰 쇄신 기회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0.12.16 15:55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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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오원근 변호사가 윤석열 총장 사태와 공수처 설치, 검찰 개혁에 대해 소신을 밝히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검사 출신 오원근 변호사가 윤석열 총장 사태와 공수처 설치, 검찰 개혁에 대해 소신을 밝히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절제되어야 할 권력을 국민이 아닌 조직을 위해 남용한 윤석열 검찰은 참회하고 국민의 검찰에 길을 내줘라.”

지난 9일 청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검찰의 권력 남용을 지적하는 1인 시위가 열렸다. 화제의 주인공은 검사 출신으로 청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오원근 변호사다.

검사 출신 변호사가 검찰을 향해 던지는 질문은 헌법 가치에 따르자는 지극히 기본적이고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검찰이 가진 권력의 크기와 무게에 대한 공감은 만인이 공감하는 것처럼 거대한 권력이 국민에게로 향하길 바래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최근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비롯한 검찰의 고위 권력 재편을 두고 정부와 검찰 간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때 검사 출신 변호사가, 서울도 아닌 지방에서 이 같은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공수처 설치와 검찰개혁의 정점은 윤석열 총장에 집중됐다. 법무부의 추미애 장관은 검찰의 수장인 윤 총장에 대해 언론사 사주와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다는 등 6가지 이유를 들어 징계를 청구했다.

징계위는 16일 윤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오 변호사와의 인터뷰는 징계위 2차 심의가 열리는 지난 15일 오 변호사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오 변호사와 일문일답.

-검찰 개혁을 향한 1인 시위를 한 배경은?

오원근 변호사 “목소리를 좀 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지난해 조국 사태를 보면서다. 장관 인사청문회와 장관 취임 후 검찰의 대규모 공격을 보고 저렇게 하는 것은 검찰권 남용이라고 생각했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라고 했지만, 정경심 표창장 등 별일이 없었다. 결국, 이 정권에서 조국 장관을 내세워 검찰개혁과 공수처법을 통과시키려고 했고 검찰은 이를 막기 위함이라고 본다.

당시 언론도 윤석열 총장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검사 출신으로써 목소리를 좀 내야 되겠다 생각하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하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윤 총장이 ‘민주주의, 헌법 가치’ 이런 말을 하는 것 보면서 굉장히 분노를 느꼈다. 그전에 자기들이 한거(조국 사태)에 비춰본다면 자기들이 검찰권 남용해 놓고 지금에 와서 말하는 게 행태가 모순되고 이중적이라고 느껴 참기 힘들었다.”

-1인 시위는 어떻게 진행됐나?

오원근 변호사 “그래서 지난 9일 점심시간과 이튿날 출근 시간대에 청주지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검사 출신 변호사로서의 주장이 좀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1인 시위 후 검찰 쪽에서 공식적인 반응은 없었고 폐이스북에 내용을 올렸더니 많은 사람이 공유했다. 어느 정도 뜻한 목적은 이뤘다고 본다.

청주지검에 잘 아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은 좀 불편했을 수 있다.”

오원근 변호사가 지난 9~10일 청주지검 앞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사진=오원근변호사/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오원근 변호사가 지난 9~10일 청주지검 앞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사진=오원근변호사/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현재 윤 총장과 검찰의 문제점은 무엇으로 보는가?

오원근 변호사 “검사는 검찰 조직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번에 검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성명 내는 걸 보고 저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여러 사건에서 잘못된 권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일사불란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다가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권 배제(업무배제)에 대해 조직적으로 나서는 것은 너무나도 잘못된 행태라고 생각한다.”

-윤 총장과 공수처가 맞물려 있는데?

오원근 변호사 “검찰은 평소에도 조직적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윤 총장 건과 공수처법 때문에 더 강하게 뭉치는 것 같다. 공수처법이 아니고 총장 개인의 문제라면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공수처의 취지는 검찰의 권력 남용 피해가 커 이를 분산시키자는 것이다. 공수처가 검찰 권력의 일부를 나눠 갖고 검찰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공수처가 출범하면 조국 장관에 대한 잘못된 수사에 대해서도 별도의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법리 구성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표적인 직권남용 사례가 될 수 있다.”

-윤석열 총장에 관한 생각은?

오원근 변호사 “취임식에서 말한 것처럼 조직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 

본인이 총장에 재임하는 동안에 공수처가 설치되고 권력 일부가 분산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심해 보인다.

법무부 징계위의 결정에 따라 많은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어떤 검찰로 거듭났으면 좋겠는가?

오원근 변호사 “헌법과 검찰법에 있는 그대로 검찰도 민주사회의 한 조직으로써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또한, 승진과 좋은 자리 욕심이 강한 반면 민주주의와 인권 등에 관한 관심은 낮아 보여 아쉬움이 많다. 검사들이 헌법에 담고 있는 가치관을 따라야 한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권한 남용 하지 말고, 윤 총장 사태와 공수처 설립을 계기로 잘 정리가 되면 검찰도 쇄신할 기회라고 본다. 공수처가 큰 역할을 하고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검사 10년 근무 후 변호사 개업했는데?

오원근 변호사 ”검사 10년 동안 잘 안 맞는 조직이라고 생각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너무 비겁하게 사는구나’ 생각이 들어 그만뒀다.

검사 사표 내고 변산공동체학교에 가서 3주 동안 농사도 짓고 문경의 한 절에 가서 100일 출가수행도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고 삶에 대한 자부심도 생기는 좋은 시간이었다.

이후 고향인 청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해 오고 있다.”

한편 청주출신인 오 변호사는 사법시험 38회(사법연수원 28기)로 서울지검 남부지청, 대전지검 공주지청, 전주지검, 인천지검,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로 재직했다. 국민참여재판 1호 검사 이력도 있다.

이후 2010년 법무법인 청주로에서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으며 지난 4월 청주 산남동에 개인법률사무소를 열었다.

또한 청주노동인권센터 운영위원, 참여연대 반부패특별위원장, 청주시민재단 이사 등 지역사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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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2022-04-11 12:20:00
의식을 가지고 행동한다는 게 어렵다는 걸 세삼 많이 느끼는데 행동하는 지식인의 모습 존경합니다.

백두대간 2022-04-11 12:19:38
정상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신 분이 있으니 다행이지만
검사들은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죠.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고 하네요. 정상화가 선진화죠.

권순나 2022-01-05 13:16:23
바른 생각을 가진 분이 의인이고 의인이 많을수록 세상은 깨끗해진다는 저의 생각과 같은 길을 사시니 반갑습니다 ^^

안현순 2021-11-08 14:38:32
의식있으신 분이네요 응원합니다.

hearit 2020-12-16 18:53:04
중앙지검도 거치신 분이군요.
상식이 안통하는 시대, 왜곡보도 일삼는 언론에 휘둘리는 세상이 삭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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