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미담을 소개한다며 애완견을 산책시키는 모습을 단독 취재, 보도했던 〈중앙일보〉.
생생한 사진과 함께 동영상까지 올리는 극도의 친절함으로 윤 검찰총장 ‘애완견’ 취재보도에 한껏 열 올렸던 〈중앙일보〉. 윤 총장이 유기견을 입양해 산책까지 시킨다며, 시쳇말로 윤 총장을 ‘빨아주는 기사’를 썼다.
하지만 해당 기사를 접한 독자들은 “〈중앙일보〉가 고급스럽게 윤 총장을 제대로 한 방 먹인 것 같다”며 한결같이 비웃었다.
“반려견과 산책을 하는 게 아니라, 개를 팔러가는 개장수 모습 같다.”
“놔라! 나(강아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개 도둑인 줄 알았네..."
"솔직히 말해, 계곡으로 된장 바르러 끌고 가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미담’을 ‘악담’으로 만들어낸 최악의 PR 실패사례로 손꼽힌다.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한 네티즌의 날카로운 지적이다. 애완견을 키우는 애견인의 눈은 피할 수 없다. 자그마치 네 가지 문제점을 꼬집었다.
① 요새 애견인들 대부분은 행동 제어가 힘든 대형견이 아니면 목줄 대신 가슴줄을 쓴다. 목줄은 고문에 가깝기 때문이다.
② 강쥐(강아지)들은 산책의 주 목적이 노즈워크(Nose Work: 강아지가 코로 냄새를 맡으며 하는 모든 활동)로, 진짜 애견인은 주로 강쥐를 뒤에서 따라 나간다.
③ 배설용 휴대용품이 전혀 없다. 아, 주머니에 있다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보통 강쥐는 산책을 나간 후 10분 이내에 배설을 한다. 그럼 배설한 거를 주머니에?
④ 강쥐가 사진과 같이 다리 방향이 반대이면 ‘거부 의사’로 대다수 애견인은 강쥐와 눈을 맞추지, 보지도 않고 앞으로 안 나간다. 이러면 강쥐는 질질 끌려 갈 수밖에 없다.
앞서 〈중앙일보〉는 18일 「정직 다음날 윤석열 모습 포착…장애견 토리와 아파트 산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매체는 해당 기사에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18일 중앙일보 카메라에 포착됐다. 윤 총장은 정직 처분 이틀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며, 윤 총장의 애완견 산책 장면을 담은 사진 5장과 동영상 파일 2개로 도배질하다시피 했다. 특히〈중앙일보〉의 해당 사진은 엄청난 가십성 논란을 야기, 어쩌면 2020년 '대한민국 보도사진 대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할지 모른다.
결국 ‘기획된 취재’가 아니라 우연히 자연스럽게 이뤄진 취재인 것처럼 포장했으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었던 셈이다. 반드시 걸러냈어야 할 사진까지 담아 올린 게 최대 실책이었다. 〈중앙일보〉는 윤 총장을 강아지를 사랑하는 ‘애견인’이라기보다는, 강아지를 도살장으로 끌고 가는 고약한 ‘개장수’의 이미지를 본의 아니게 만들어냈다는 이야기다. 조만간 윤 총장이 〈중앙일보〉 사주를 다시 만나야 할 상황이 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관상쟁이를 대동하고서 말이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중앙일보〉에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1) 장애견 입양 건, 장애견 이름, 산책 시간은 누가 알려주었는가?
2) 왜 미담 사진만 찍어 소개하고 질문하지 않는가? 예컨대, 올해 2-4월 한동훈 검사장과 2천 7백 차례 연락하셔서 무슨 말씀 나누셨나요? 부인 전화기로 한동훈 검사장과 200여 차례 연락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판사성향보고 문건에는 "기(旣)보고"라고 명기되어 있는데, 이 문건 외 다른 보고를 받은 적이 없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