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대 시인 “건방진 놈들…다시 판사들에게 고한다!”
김주대 시인 “건방진 놈들…다시 판사들에게 고한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12.24 0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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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대 시인이 23일 페이스북에서 《법관 위에 시민 있다》라는 격문조의 장시를 통해 정경심 교수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선고를 내린 1심 재판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를 엄중하면서도 맹렬하게 꾸짖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김주대 시인이 23일 페이스북에서 《법관 위에 시민 있다》라는 격문조의 장시를 통해 정경심 교수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선고를 내린 1심 재판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를 엄중하면서도 맹렬하게 꾸짖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정경심 교수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선고를 내린 1심 재판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에 대한 탄핵 목소리가 드높은 가운데, 김주대 시인이 다시 목청을 돋우었다.

지난 2018년 1월 대법관 13명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댓글 조작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영향을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입장문을 발표한 것을 작심하고 비판한 격문조의 장시를 유튜브 동영상과 함께 다시 소환했다.

그는 23일 페이스북에서 《법관 위에 시민 있다》라는 제목 아래 “너희들 고운 손 깨끗한 피부 다칠까 봐 땅 파고 농사짓는 일, 바닷바람에 살점 파 먹히며 물고기 잡는 일, 공장 돌리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로 시작하는 묵직한 장시를 통해, 법관들의 독선적이고 편협된 판결을 정면으로 질타했다.

글자수 1,155자 분량(200자 원고지 6매 상당)에 이르는 격문형태의 장시를 통해 그는 시종일관 정 교수를 상대로 고압적이고 확증편향적 태도를 취하며 완장을 휘두른 몰지각한 판사들을 겨냥해 엄중하면서도 맹렬하게 꾸짖었다.

《법관 위에 시민 있다》
너희들 고운 손 깨끗한 피부 다칠까 봐
땅 파고 농사짓는 일, 바닷바람에 살점 파 먹히며 물고기 잡는 일
공장 돌리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영하 20도 굴뚝 꼭대기에 올라가 농성하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촛불 들고 언 손 불며 청와대로 행진하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너희들 판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방해될까 봐
너희들은 판결에만 전념하라고, 비린내 나는 생선은 우리가 팔고
육중한 기계음 들리는 공장 컨베이어벨트는 우리가 지켰다.
너희들 월급 받아 판결 잘해 달라고, 나라에 꼬박꼬박 세금 바쳤다.

너희들이 빵 한 조각 훔친 아이는 징역을 보내고
수백억 갈취한 파렴치범은 집으로 돌려보낼 때
너희들 지위를 지키며 겸손한 척 더러운 판결을 내릴 때
너희들 좋은 머리 아플까 봐
너희들의 판단이 맞겠지 하며, 첫 버스를 타고 출근하여 막차를 타고 퇴근하였다.

우리는 농사 전문가
우리는 기계 전문가
우리는 노동 전문가
우리는 알바 전문가
우리는 예술 전문가
우리는 장사 전문가
우리는 사무 전문가
우리는 택시 전문가
우리는 버스 전문가
우리는 서비스 전문가
우리가 판단하는 것보다 법 전문가 너희들이 더 잘할 것이므로
우리는 못하니까, 우리는 법을 못 배웠으니까
기꺼이 너희들을 인정하며 너희들에게 법의 칼을 쥐어주었다.
너희들 법복 앞에 떨며 서서, 때로 꾸중도 듣고
시키는 대로 감옥에도 가고 벌금 내며 살았다.

우리는 환경미화 전문가, 너희들이 버린 쓰레기가 너희들을 더럽힐까 봐
너희들 눈에 띄지 않게 치우고 줍고
너희들이 화장실에서 묻혀온 더러운 발자국을
대법원 복도마다 소리 없이 지워주었다.

우리는 위생 전문가, 너희들이 싼 똥이 너희들을 더럽힐까 봐
너희들이 싼 똥 냄새가 너희들 법전을 더럽힐까 봐
너희들 눈에 띄지 않게 수거하여 먼 바다에 뿌려주었다.
너희들이 죽어도 못 하는 일, 우리가 살아서 다 해주었다.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라고
우리는 언 땅에 서서 두 손 호호 불며 아르바이트를 하였고
야간 근무를 하였으며, 공사장에서 떨어져 죽었고, 과로로 죽었고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 살 길 찾다 죽었다.
절망으로도 죽고, 희망으로도 죽었지만

사법권은 그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독립되었다고 믿고
법은 너희들에게 맡겼다. 아니 믿고 맡길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너희들과 다른 우리의 일을 해야 하니까
너희들이 결코 못 하는 일은 우리가 하고
우리가 못 하는 일은 너희들이 하라고
너희들에게 맡겼다.

너희들이 모든 것으로부터 독립하여도
우리의 노동
우리의 예술
우리의 사무
우리의 아르바이트
우리의 장사
우리의 눈물로부터
아니 우리가 낸 세금으로부터 우리로부터 독립할 수 없다.

너희들은 우리가 언 손 불며 돈 벌어 월급 주며
우리가 고용한 알바생들이다.
그래서 우리가 고개 숙였다.
너희들은 우리가 법의 이름으로 고용한 알바생들이다.
그래서 따랐고 인정했고 심지어 복종했다.
너희들은 우리 국민들이 고용한 임기 6년의 장기 알바생들이다.

대법원장인 법관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고 대법원장은 대법관이 된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 대통령을 우리가 뽑았다.

너희들의 위에 법이 있고 법 위에 우리가 있다.

(건방진 놈들)

* 관련 동영상
https://youtu.be/xQXSWYq2K4E?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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