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헌혈자 감소로 혈액보유량이 주의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사전예약 등을 통해 안전한 헌혈에 동참해 주세요.”
지난 18일 보건복지부가 보낸 긴급재난문자 내용이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헌혈하는 국민이 줄면서 혈액이 부족해진 거다.
그러자 국민들이 헌혈의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누리소통망 서비스(SNS)에는 헌혈에 동참했다는 인증 사진도 연일 올라오고 있다.
충남 홍성군에 사는 권모(32) 씨는 “환자들이 혈액 부족으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다”며 “지난 주말 아산시 소재 헌혈의 집에 예약하고 다녀왔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전자문진을 하고 갔더니 바로 헌혈을 할 수 있었다”며 “상황이 상황인지라 긴장도 됐지만, 헌혈을 마치니 보람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최문희 충남도 균형발전담당관이 지난 1979년부터 총 683회에 걸쳐 헌혈에 동참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달 말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최 담당관은 퇴직 후에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법적 허용 나이인 69세까지 헌혈을 계속할 계획이다.
최 담당관은 “봉사는 제게 주어진 시간을 쪼개서 하는 것으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건강도 챙기고, 남도 돕는 가장 숭고한 봉사인 헌혈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민들의 적극적인 헌혈 동참에 보유 혈액량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에 따르면 혈액수급 위기단계는 5일분 미만의 ‘관심’, 3일분 미만 ‘주의’, 2일분 미만 ‘경계’, 1일분 미만 ‘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전국의 혈액 보유량은 지난 17일 ‘주의(2.7일분)’ 단계에 머물렀지만, 25일 오후 1시 기준 '관심(3.3일분)’ 단계로 조금 나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혈액 적정 보유량(5일 이상)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 다시 주의 단계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혈액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도민들의 적극적인 헌혈 동참과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혈액원 관계자는 ”도민들의 자발적인 헌혈 동참이 혈액수급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적인 지역 감염 확산세로 여전히 혈액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혈이 곧 생명이 되는 환자들을 위해 헌혈 참여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충남에는 4곳의 헌혈의 집(천안 2곳, 아산, 공주)이 있다. 매일 소독과 문진실 가림막 설치, 체혈 침대 간격 조정, 사전 예약 활성화로 밀집을 막는 등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헌혈에 사용하는 모든 도구는 일회용이다. 감염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헌혈 가능 나이는 만 16세부터 69세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