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허태정표’ 성과와 ‘임중도원’
[김선미의 세상읽기] ‘허태정표’ 성과와 ‘임중도원’
아시타비(我是他非) 대신 2018년의 ‘任重道遠’을 떠올리는 까닭
중기부 세종이전, 유성터미널 무산, 시정에 직격탄 리더십 흔들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0.12.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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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임중도원(任重道遠)’.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맡은 책임과 소임은 무거운데 아직 실천할 길은 멀고 아득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구름만 가득 끼어 있고 비는 내리지 않는’ 답답한 대전시정 

2001년부터 연말에 한 해를 정리하며 그 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를 선정 발표해오고 있는 교수신문이 2018년 선정한 사자성어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내 잘못은 없고 남 탓만 하는 ‘아시타비(我是他非)’다. 

‘아시타비’가 아닌 2년 전의 ‘임중도원’을 한 해의 끝자락에 새삼 다시 떠올리는 것은 밀운불우(密雲不雨), ‘구름만 가득 끼어 있고 비는 내리지 않는’ 형국의 답답한 대전시정 때문이다.
 
민선7기도 벌써 임기의 반환점을 돌아서서 1년 반밖에 남지 않았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취임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다음 선거를 떠올리는 시점이 된 것이다. 회전문 인사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정무라인을 전진 배치한 인사내용에 비춰볼 때 이미 재선 도전 선거체제로 돌입했다는 분석이 전혀 생뚱맞게 들리지 않는다. 

사실상 내년 임기 마지막 해, 정무라인 전진 배치 재선 체제 돌입 

물론 선출직은 당선이든 낙선이든, 선거가 끝나는 날부터 다음 선거를 준비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도 실제 일할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며칠 남지 않은 2021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실질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기 때문에 새해가 임기 마지막 해나 마찬가지다. 

임기가 반환점을 돌아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고 있는데도 해결해야 할 난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허 시장은 지난 16일 2020년을 마무리하는 시정 결산 브리핑에서 “코로나 위기에도 대전의 새로운 100년 역사를 쓰기 위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구체적인 성과로 혁신도시 지정, 대전역세권 개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승인, 대전의료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베이스볼드림파크 중앙투자심사 통과, 2022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 유치 그리고 온통대전의 성공을 꼽았다. 

100년 역사 도약 발판 마련한 한 해? 그러나 ‘온통’ 온통대전뿐

그런데 허 시장이 내세운 치적 중 시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성과는 얼마나 될까? ‘온통대전’ 발행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아직은 오지 않은, 손에 잡히지 않는 구체적인 열매가 열리지 않은 ‘미래’의 전망이다. 

혁신도시 지정 이후 구체적인 로드맵은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트램이 달리려면 아직 멀었다. 역세권 개발은 이제 시작이다. 베이스볼파크 등 몇몇 과제는 처음 그렸던 그림대로 추진될지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반면 다른 모든 현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 유성복합터미널 무산 등은 반환점을 돌아선 민선 7기 대전시정에 직격탄을 날렸다. 당연히 허 시장의 리더십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 실패는 수많은 성과에 대한 자찬을 무색케 하는 것은 물론이고 허 시장의 재선 가도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도시 로드맵은 오리무중, 성과로 내세운 일부 사업은 불투명

광역단위의 시책 사업이라는 게 대부분 장기적 과제여서 계획 입안자가 완성이라는 과실까지 맺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 같은 점을 백번 감안한다 해도 민선7기 성과가 무엇인지 뚜렷이 부각되는 것이 없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과라고 해서 반드시 거창한 과제일 필요는 없다. ‘허태정표’ 혁신과 성과가 없다는 얘기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시정의 변화, 멀쩡한 보도블럭 뜯어내고 치장하는 대신 포트홀로 울퉁불퉁 푹푹 패인 도로라도 꾸준히 개‧보수 됐으면 싶다. 

손에 잡히지 않는, 목표와 추진방법이 불분명한 거창한 선언이나 구호도 좋지만 시민들의 일상적 삶의 질을 높이는 시정구현이 허태정표 성과가 될 수도 있다. 

대전시 혁신성장 기반 역량 충분, 어떻게 구현하느냐는 시장의 몫

대전시의 혁신성장 기반과 역량이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한 혁신성장 종합지수에 따르면 종합지수는 물론 혁신역량 지수, 산업역량 지수에서 2위인 경기를 크게 앞질렀다. 대전의 발전 가능성과 역량이 부족하지 않다는 얘기다. 

남은 1년 임기 동안 허 시장이 리더십에 치명상을 안긴 실패를 어떻게 극복하고 지역의 역량을 끌어내어 어떤 성과를 이룰지가 관건이다. ‘민선7기 전반기 대전시정 운영 평가’에서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된 ‘가시적인 성과 체감의 어려움’ ‘내 삶의 도움이 되는 정책 부족’ ‘더딘 정책·사업추진 속도’ 등을 어떻게 좁혀 갈지 말이다. 

새해는 대전시정이 첩첩산중, 밀운불우 대신 ‘구름과 안개를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다’는 ‘운무청천(雲霧靑天)’을 이루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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