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양승조 충남지사에게 부족한 것
[노트북을 열며] 양승조 충남지사에게 부족한 것
29일 기자회견서 비현실적인 비말차단기 휴대 제안…공감능력에 의구심 들어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0.12.30 11: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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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양승조 지사가 코로나19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개발(?)한 비말차단기가 기자들에게 선보인 것. (충남도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29일 오전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양승조 지사가 코로나19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개발(?)한 비말차단기가 기자들에게 선보인 것. (충남도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아무리 방역수칙을 잘 만들고 (실행)하더라도 가정에서부터 마스크를 벗고 함께 주무실 때는 코로나19를 근절할 수 없다. 최소 3주 정도는 부부지간에도 각방을 쓰거나 함께 침대에서 잘 경우 머리를 반대편으로 한다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29일 오전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양승조 지사가 코로나19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개발(?)한 비말차단기를 기자들에게 선보인 것.

양 지사는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관련 입장을 밝힌 뒤 ㄷ자형 비말차단기를 시연하며 “대한민국이 코로나19를 이겨내려면 대통령을 비롯해 5100만 국민 모두가 비말차단기를 휴대폰처럼, 우산처럼 가지고 다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이를 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도 했다.

양승조 충남지사, 비말차단기 선보여…“부부 간 각방” 제안도

그러면서 양 지사는 가정에서도 당분간 마스크를 쓰고, 식사도 번갈아가면서 하며, 부부간에도 가급적 각방을 쓸 것을 제안했다. 그럴 수 없다면 고개를 돌리고 자라고도 했다.

양 지사는 비말차단기를 도청 전 직원이 휴대하도록 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를 하거나 음식을 먹는 장면이 목격될 경우 엄중 문책하겠다고 강력 경고했다.

그러나 기자들의 반응은 “저게 과연 가능하겠어?”라는 의구심이 주를 이뤘다. 양 지사의 말대로 휴대폰이나 우산처럼 휴대하고 다니기에는 너무 크고 거추장스러워 보인 탓이 크다.

그러나 기자들의 반응은 “저게 과연 가능하겠어?”라는 의구심이 주를 이뤘다. 양승조 지사의 말대로 휴대폰이나 우산처럼 휴대하고 다니기에는 너무 크고 거추장스러워 보인 탓이 크다. (양승조 지사 페이스북)
그러나 기자들의 반응은 “저게 과연 가능하겠어?”라는 의구심이 주를 이뤘다. 양승조 지사의 말대로 휴대폰이나 우산처럼 휴대하고 다니기에는 너무 크고 거추장스러워 보인 탓이 크다. (양승조 지사 페이스북)

양 지사가 휴대용 비말차단기를 가방에 넣으려는 순간 비서진 2명이 거들기도 했다. 이걸 식당 등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양 지사는 비말차단기 홍보 도중 “가방이 어디 있죠?”라고 말해 비서진이 급히 찾는 등 당혹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특히 “와이프에게 ‘도지사가 부부사이에도 각방 쓰라고 했다’고 전하자 핀잔을 들었다”는 얘기도 나왔고, “도지사야 수행비서가 있으니 상관없겠지만, 일반 도민이 들고 다니는 것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실성 없는 제안” 뒷말…평범한 국민 눈높이에 안 맞아

양 지사는 “적극적인 홍보”를 당부했지만 기자들은 “이 기사를 쓰는 게 양 지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기자회견은 하지 말았어야 마땅해 보인다. 정무라인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비말차단기만 있으면 그동안 미뤄왔던 약속도 잡고 사람들을 만나도 된다는 얘기인지도 궁금하다. 

이 장면을 유튜브로 지켜보면서 깊은 의문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양 지사가 언제부턴가 공감능력을 상실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대부분 국민은 웬만한 약속은 모두 취소한 채 주말에도 ‘집콕’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집에 머무르는 동안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것이 해방감을 맛보게 만드는 유일한 기쁨이 된 지 오래다.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불편한 상황에서 거추장스러운 비말차단기까지 들고 다니라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한 요구다. 게다가 부부 사이에 가급적 각방을 쓰라고 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

사실 양 지사가 공감능력을 상실했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취임 직후 1억 원이 넘는 관용차를 구입해 논란이 됐을 때도 양 지사는 깊은 반성의 모습을 보이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게다가 양승조 지사가 휴대용 비말차단기를 가방에 넣으려는 순간 비서진 2명이 거들기도 했다. (양승조 지사 페이스북)
게다가 양승조 지사가 휴대용 비말차단기를 가방에 넣으려는 순간 비서진 2명이 거들기도 했다. (양승조 지사 페이스북)

게다가 공공기관장 인사 때마다 불거진 ‘캠프 출신 낙하산’ 논란에 대해서도 양 지사는 “철학이 같은 사람”이라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렇게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이 지금 조직 내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양 지사는 아마도 모르고 있지 않을까 싶다.

1억 넘는 관용차, 캠프 출신 낙하산 논란 등 공감능력 상실 우려

특히 코로나19가 위중한 상황에서 지지자들 사적 모임에 잇따라 참석한 것에 대한 언론의 비판에 대해서도 사과를 전제로 ‘이게 뭐가 문제라는 것이냐?’고 항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선 시‧군에서는 “안 오시면 안 되나?”라는 반응 속에 강행된 격‧오지 탐방도, 천안과 아산지역 코로나19 상황 악화 속에 치러진 혁신도시 비전 선포식과 걸그룹 등 대규모 공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으론 오죽했으면 저런 제안을 했을까 싶기도 하다.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렇게 해서라도 현 상황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을 거란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국민이 겪고 있는 피로감이 갈수록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큰 짐을 지라는 발언 같아 영 씁쓸하다. 어려운 국면일수록 리더의 발언은 희망 쪽에 무게가 실려 있어야 하지 않을까?

결국 국민 개개인이 이 엄중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 한다는 얘기 이상도 이하도 아닌 느낌이다.

무엇보다 양 지사의 ‘깜짝 제안’이 일반 국민의 눈높이와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양 지사가 진정 더 큰 정치를 하려면 이 부분부터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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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재비 2021-01-03 23: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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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능력 떨어지는 자들 특징이 또
아집이 심하다는 점.
우이독경에 마이동풍인 걸로 보자면
사면바리 추풍낙연과 쌍벽을 이룰듯...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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